[생성형 AI(Generative AI), 인간의 창작 영역을 넘본다! (81)] ChatGPT 출시 2주년,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下)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4.11.26 00:30 ㅣ 수정 : 2024.11.27 00:36
[기사요약] 챗GPT의 성장, 훈련 데이터 활용 필수.. 관련 개인정보, 저작권, 각종 규제 등 민감한 사안 존재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사, 자사 데이터를 LLM 훈련에 사용하는 것과 관련한 저작권 문제 삼아.. 저작권 문제 해결 위해 OpenAI가 선택한 전략은 언론사, 방송사 등과의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 올해 ChatGPT 훈련·운영하는 데 최대 70억달러 지출 예상, 수익성 개선 위해 이용료 인상 가능 최근 펀딩에서 66억달러 모금, 자금 조달 후 OpenAI 가치 1570억달러라고 발표
사람들은 시, 소설, 보고서 등 글쓰기, 그림 그리기, 알고리즘 코딩 등 창작의 세계가 그동안 인간에게만 허락된 별도의 영역이라 알고 있었다. 그런데 AI(인공지능)의 발전과 함께 이제는 진화한 AI가 스스로 창작의 영역을 넘보는 시대가 되었다.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등장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으며 우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생성형 AI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현실로 나타나 적용되고 있다.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생성형 AI의 시장현황, 다양한 이슈와 관심 사항 등을 살펴보기로 하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근간으로 작동하는 챗GPT(ChatGPT)와 같은 도구는 세상에 널려있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활용한 훈련에 의해 놀라운 능력을 발휘한다.
출시 2년여만에 급성장한 ChatGPT에 데이터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조건이다. 그런데 데이터 활용에는 개인정보, 저작권, 각종 규제 등 민감한 사안이 존재하며, 여러 제약이 따른다. OpenAI의 ChatGPT도 예외는 아니다.
• OpenAI, 활용 데이터의 개인정보 보호, 저작권 등 문제로 소송 중
2024년 1월 이탈리아의 데이터 보호 당국(DPA: data protection authorities)이 수개월에 걸쳐 ChatGPT를 조사한 결과, OpenAI가 유럽연합의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조사 결과 초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OpenAI는 이에 대한 답변에서 “우리는 AI가 개인이 아닌 세상에 대해 배우기를 원합니다.”라고 대응했다.
주요 언론사들도 자사의 데이터를 LLM 훈련에 사용하는 것과 관련한 저작권을 문제 삼고 있다.
2023년 12월, 뉴욕타임스는 OpenAI와 Microsoft가 ChatGPT와 같은 AI 도구를 훈련하기 위해 허가 없이 기사, 조사자료 및 기타 콘텐츠를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는 상당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보상 없이 저작권이 있는 자료를 복사하고 사용하는 이들 회사의 관행을 문제 삼은 것이다.
Alden Global Capital이 소유한 시카고 트리뷴, 뉴욕데일리뉴스 등 8개 미국 신문사도 2024년 4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OpenAI가 저작권이 있는 기사를 허가나 비용 없이 사용하여 AI 모델을 훈련시켰다고 비난하며, 이로 인해 저널리즘의 가치가 훼손되었다고 주장한다.
• 저작권 문제,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으로 대응
저작권 문제 해결을 위해 OpenAI가 선택한 전략은 언론사, 방송사 등과의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이다. OpenAI는 뉴스 출판사인 Financial Times와 제휴하여 콘텐츠 액세스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다.
2024년 5월에는 The Atlantic과 Vox Media가 OpenAI와의 라이선스 및 제품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두 계약에 따라 OpenAI는 게시자의 현재 콘텐츠를 사용하여 관련 기사에 대한 인용이 포함된 ChatGPT의 응답을 생성할 수 있게 되었다.
OpenAI와 타임(TIME)은 다년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최신 콘텐츠와 아카이브 콘텐츠를 ChatGPT에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 계약의 일환으로 타임은 새로운 오디언스 기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OpenAI의 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10월 OpenAI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에스콰이어, 코스모폴리탄, 엘르 등으로 유명한 신문 및 잡지 발행사인 허스트(Hearst)와 콘텐츠 계약을 체결했다. 이 파트너십을 통해 OpenAI는 허스트 출판물의 기사를 인용 및 직접 링크와 함께 노출할 수 있게 된다.
• 경영분쟁 겪어.. 샘 알트만의 해고, 그리고 복귀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2023년 11월 17일 샘 알트만이 OpenAI에서 갑작스럽게 해고되었다는 소식(물론 나중에 복귀)은 기술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3일만(워킹데이 기준)에 다시 CEO로 복귀하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 과정에서 그동안 수면 아래 감추어졌던 OpenAI의 내부 갈등, 경영 노선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는 계기가 되었다.
샘 알트만의 판정승으로 끝난 경영권 분쟁은 결과적으로 “범용인공지능(AGI)이 모든 인류에게 이익이 되도록 보장하겠다”는 OpenAI의 미션과 다소 멀어져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낳게 했다.
알트먼은 명성과 영향력을 강화하며 승리했지만, OpenAI 내부의 권력 역학 관계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 부담스러운 사업운영비용, 하지만 미래가치는 밝게 평가
그렇다면 ChatGPT의 수익성, 미래가치는 어떨까?
공개되지 않은 재무 정보를 기반으로 한 The Information의 보고서에 따르면 OpenAI는 사업운영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최대 50억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이 보고서는 이 회사가 2024년에 ChatGPT를 훈련하고 운영하는 데 최대 70억달러를 지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같은 손실을 보상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ChatGPT 이용료를 인상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OpenAI는 연말까지 개별 ChatGPT 구독 가격을 월 20달러에서 월 22달러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향후 5년 동안 이용가격이 더 가파르게 인상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OpenAI는 2029년까지 ChatGPT Plus에 대해 월 44달러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한다.
수익성에 긍정적인 시그널도 여럿 보인다.
OpenAI의 새로운 GPT-4o 모델 출시 이후 큰 폭으로 성장한 ChatGPT의 모바일 버전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앱 인텔리전스 회사인 Appfigures가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 앱은 지난 7월에 App Store와 Google Play에서 2800만달러의 순매출을 올렸다.
또한, ChatGPT Team, ChatGPT Enterprise, 교육용 서비스 ChatGPT Edu를 포함한 기업용 ChatGPT 버전 유료 사용자 100만명 돌파도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0월 OpenAI가 역대 최대 규모의 VC 라운드를 마감했다. 이 회사는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66억달러를 모금했으며, 자금 조달 후 OpenAI의 가치는 1570억달러라고 발표했다.
이 펀딩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등이 참여했는데,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엔비디아가 1억달러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의 기업가치는 불과 9개월만에 거의 2배나 높아진 것이다.
ChatGPT 출시 2년 동안의 발자취는 상상을 초월한다. 질적·양적 성장도 눈부시다. 놀랍고도 한편으로 두려운 것은 이 챗봇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진화할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