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체포영장으로 미국과 유럽 분열 속 국제원유가격 요동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결정은 중동 정세뿐 아니라 원유 등 국제경제에도 광범위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동은 세계 주요 원유 생산 및 수출 지역으로,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국제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번 ICC의 체포영장 발부를 계기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은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은 ICC의 체포영장 발부에 크게 분노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고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중동 아랍국가들의 반응이 불씨가 되어 역내 긴장이 확대될 수 있다.
이는 원유 생산국 간의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대립 구도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사우디는 최근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모색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중동 내 반 이스라엘 정서가 강화되면 그 노력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이란은 이를 계기로 반 이스라엘 목소리를 높이며 지역 내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대립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OPEC+의 협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유 생산 및 수송에 중요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 국제 원유 공급망의 안정성이 위협받아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과거 유사한 중동 갈등 사례에서도 원유 가격은 단기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원유 가격 상승은 주요 원유 수입국들의 경제에 직접적인 부담을 준다.
에너지 비용 증가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되고, 특히 한국, 일본, 유럽연합과 같은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경제 성장률 둔화가 우려된다.
미국 역시 석유 생산량이 증가하며 에너지 자급률을 높였지만, 여전히 글로벌 원유 가격 변동에 민감하다.
더욱이 유가 상승은 미국의 소비자 물가를 자극하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팔레스타인 문제가 국제무대에서 재조명되며, 중동 지역 내 경제적 블록의 재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튀르키예와 카타르 등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국가들은 이번 ICC의 결정을 계기로 아랍권의 결속을 강화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동 내 경제 협력 및 원유 생산국들의 연대를 약화시키거나 재편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으로 이동하며 금이나 달러화, 스위스 프랑과 같은 안전 자산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반대로, 위험 자산으로 간주되는 신흥 시장 및 중동 지역에 대한 투자 매력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제 유가는 에너지 관련 주식 및 상품 투자에도 영향을 미쳐 에너지 부문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이는 석유 수출국들의 국가 재정에 영향을 미쳐 추가적인 정치적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ICC의 네타냐후 체포영장 발부는 단순히 중동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원유 시장 및 국제 경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스라엘의 최대 후원자인 미국이 ICC의 체포영장 발부에 크게 분노하며 역으로 정부와 의회 차원에서 ICC에 대한 제재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경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은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이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서게 되면 ICC의 체포영장 발부에 동조하고 있는 유럽과 갈등을 빚게 될 것이 분명하며, 이는 서방세계의 분열을 초래하는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