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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미국·유럽에 신공장...식음료 본업 '높이고' 관세 부담 '낮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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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 2024.11.22 18:22 ㅣ 수정 : 2024.11.22 18:22

미국 7000억·헝가리 1000억 생산 라인 투자
'비비고 만두' 확장 기대...미국 점유율 1위 굳히기
트럼프 2기 '관세 인상' 대비 전략 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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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두 번째부터) 크리스티 노엄 미국 사우스다코타 주지사와 브라이언 쉬에그 슈완스 대표, 박민석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가 13일(현지 시각) 사우스다코타 공장 착공식에서 시삽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CJ제일제당이 미국과 유럽에 생산 능력을 강화하면서 본업인 '식품'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바이오 사업부를 수조 원에 매각하기로 한 데 이어 8000억 원을 들여 해외 식품 생산 시설에 투자하기로 했다. 현지에서 경쟁력을 높여 K-푸드 영토 확장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인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보호무역 관세'에 대한 복안으로도 풀이된다.

 

22일 CJ제일제당은 유럽과 미국에 신규 공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CJ제일제당이 독일 냉동식품 기업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하며 유럽 생산기지를 확보한 적은 있으나 직접 유럽에 부지를 두고 공장을 짓는 건 처음이다. 

 

유럽 공장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Dunavarsány)에 위치한다. 해당 공장엔 약 1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축구장 16개 크기(11만 5000㎡)에 부지를 확정 짓고 설계에 들어갔다. 최첨단 자동화 생산라인을 갖춰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에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추후엔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증설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Sioux Falls)'에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 착공식이 열렸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지어지는 이 공장은 7000억 원의 초기 투자금을 확보했다. 축구장 80개 규모(57만 5000㎡)에서 찐만두와 에그롤 등을 만들 예정이다. 더불어 폐수 처리 시설과 물류센터 등을 두루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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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식품사업 매출 추이. [자료=CJ제일제당 / 그래픽=뉴스투데이]

 

CJ제일제당은 신공장을 앞세워 해외 시장 내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만두시장에서 '비비고 만두'는 4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 내 1위 제품이다. 해당 제품의 미국 매출 증가율은 33%로, 만두 시장 전체의 성공률(15%)보다 두 배 이상 높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유럽에서도 만두 시장 수요는 연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박민석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는 지난 13일 착공식에서 "이번 투자는 미국에서 증가하는 K-푸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고 했다. 

 

게다가 미국은 아직 K-푸드의 최대 시장으로 성장성이 높다 점쳐지고 있다. 결국 CJ제일제당은 세계 시장을 미래 동력으로 삼아 본업인 식품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2019년 3조 1540억 원에서 지난해 5조 3861억 원으로 4년간 70% 이상 성장했다. 동기간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9%에서 48%로 증가했다. 

 

이 중 유럽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비 40% 성장하며 CJ제일제당의 전략 사업지로 자리 잡았다. 미국은 해외 식품 사업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아직 K-푸드의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며 "CJ제일제당은 주 사업 분야인 식음료의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현지 공장 확충에 나선 것"이라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CJ제일제당은 최근 바이오 사업부의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바이오 사업의 매출은 4조 1343억 원으로 전사 매출 중 34.1%의 비중을 차지했다. 본업 외 바이오를 지우고 주력 제품과 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홍 교수는 "CJ제일제당이 바이오 사업을 접은 건 전 세계 K-푸드 유행을 이어가기 위한 자금과 사업 전략상 적극적인 대처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라 추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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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헝가리 신공장 조감도. [사진=CJ제일제당]

 

또 해외에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면 글로벌 정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자국 보호무역 정책의 일환으로 '관세 인상'을 강조해 왔다. 내년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다면 수출 기업에 10∼20%의 관세를 적용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현지 생산 공장이 그 복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홍 교수는 "국내 기업들이 미국 현지 공장을 짓는다면 관세를 뚫고 국내 제품이 미국에서 판매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래를 위한 선제적인 생산 역량 투자를 통해 K-푸드의 글로벌 확산에 앞장서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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