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구광모 LG그룹 회장, 임원 인사에서 'ABC'에 방점...미래 준비 가속페달
금교영 기자 입력 : 2024.11.21 19:31 ㅣ 수정 : 2024.11.22 17:19
신규 임원 23% ABC 분야에서 발탁…R&D 218명 최다 주요 계열사 CEO 대부분 유임 “경영 안정 택했다”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과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 tech) 등 이른바 'ABC' 분야를 강화하는데 중점을 둔 인사를 단행하며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낸다.
㈜LG와 각 계열사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전체 승진자 수는 지난해(139명)보다 18명(13%) 줄어든 121명이다. 이 가운데 신규 임원은 86명으로 전년 대비 13명 감소했다. 신규 임원 평균 연령은 지난해와 같이 49세다.
이번 인사는 ABC 분야를 중심으로 미래 준비를 철저히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최고 경영진은 대부분 유임해 치열한 글로벌 경쟁과 시장 변화 속에서 안정을 추구한 점이 특징이다.
■ABC 분야서 신규 임원 23%…미래 성장 속도
LG는 차별화된 미래 사업 역량 확보와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신규 임원의 23%인 28명을 ABC분야에서 발탁했다.
특히 AI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1980년대생 3명을 임원으로 선임하는 등 미래 성장을 위해 변화의 속도를 높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분야 신규 임원은 △이문태 LG AI연구원 수석연구위원(상무) △이진식 LG AI연구원 수석연구위원(상무) △조현철 LG유플러스 상무 등이다.
여기에는 '도전적 목표'를 세워 '변화와 혁신'에 속도를 높일 것을 강조한 구광모 회장의 경영 철학이 담겨 있다.
구 회장은 지난 9월 사장단 워크숍에서 “기존에 해온 방식을 넘어 최고, 최초의 도전적 목표를 세워 LG 미래에 기록될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미래 사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R&D) 분야에도 힘을 줬다. 신규 임원 21명을 뽑아 그룹 내 R&D임원은 총 218명으로 늘었다. 이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글로벌 경쟁 격화에 따른 특허 관리 체계 구축과 특허 조직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조휘재 LG전자 부사장과 이한선 LG에너지솔루션 전무 등 특허 전문가 2명의 승진 인사도 눈에 띈다.
■시장 변화와 경영 불확실성…경영진은 유임으로 '안정'
LG는 이번 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 유임시키며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지난해 말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를 교체한 데다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 및 경영 환경 불확실성을 감안한 선택이다.
다만 LG유플러스에는 홍범식 사장이 신규 CEO에 선임됐다. 또한 사업본부장 3명을 신규 보임해 사업 경쟁력과 미래 신사업 강화에 중점을 뒀다.
LG전자는 ES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신임 본부장에 이재성 부사장을 선임했다.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본부장과 첨단소재사업본부장에 각각 김상민 전무와 김동춘 부사장을 선임해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또한 김영락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은 가전 구독 사업과 온라인 브랜드 숍 매출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 현신균 LG CNS CEO는 AI등 디지털 신기술 기반 디지털전환(DX) 사업 성과를 각각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도 부회장 승진자는 없었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2018년 구 회장 취임 당시 6명이던 부회장단은 현재 권봉석 ㈜LG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2명으로 줄었다.
전체 승진 규모 또한 줄어든 가운데 LG는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하도록 임원 조직을 슬림화해 구조적 경쟁력 강화의 기반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 '유리천장' 깬 여성 임원 7명 신규 선임…전체 65명으로 역대 최다
LG는 나이, 성별, 출신에 상관없이 실력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인재를 중용하는 기조를 유지했다.
우선 '유리천장(Glass ceiling)'을 깬 여성 임원이 확대됐다. 이번 인사에서 여성 임원 7명이 신규 선임되며 그룹 내 총 여성 임원 수는 65명으로 늘어나 역대 최다 기록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