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밸류업 펀드' 투입…증시 활성화 기여할까
2000억원 규모 밸류업 펀드, 오늘부터 본격 개시
연내 3000억 추가 조성 추진, 증시 부양책 효과는
다음달 특별 편입 종목 수정, 퇴출 없는 편입 지적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공개된지 두달이 다 된 가운데 정부 주도로 2000억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까지 본격 투입된다.
국내 증시는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가 지속되면서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집중되고 전반적인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 속 증시 수급에 긍정적인 효과가 미칠지 주목된다.
시장은 밸류업의 성공을 위해서 법 개정 등 정책 추진 동력이 살아나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해 주주가치를 고려하지 않는 기업 행보에 대한 관리 제재 수단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거래소는 21일 2000억원 규모의 기업 밸류업 펀드 투자를 개시한다. 이후 연내 3000억원 추가 조성도 추진한다.
민간연기금투자풀을 활용한 재간접펀드인 이 펀드는 거래소가 한국증권금융·한국예탁결제원·금융투자협회·코스콤 등 유관기관 4곳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원하고자 조성됐다.
밸류업 지수 상장지수펀드(ETF)와 지수 구성종목, 지수에 편입되지는 않았지만 밸류업 공시를 한 종목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거래소는 이번 펀드 조성이 밸류업 관련 투자문화 확산 및 증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밸류업 프로그램이 탄력을 얻도록 향후에도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에서 증시 부양책에 나선 것은 희소식으로, 추가 펀드 조성도 예고했으며 절대적 자금 규모는 크지 않으나 투자자 불안심리를 완화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한달뒤 ‘코리아 밸류업 지수’ 특별 편입 종목 수정도 예고한 상태다. 고려아연과 이수페타시스 등 기업가치 훼손 등의 논란이 된 기업들은 그대로 둔 채 퇴출 없는 특별 편입이란 지적도 따른다.
즉 기존 100개 편입 종목은 그대로 두고 밸류업 공시에 나선 상장사를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밸류업 지수가 시장 신뢰를 얻으려면 구성 종목 편출입부터 제대로 해야한다고 말한다. 종목 편출은 내년 6월 정기 변경부터다.
특별 편입은 연말 배당주 시즌과도 겹친다. 연말 배당 시즌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밸류업 공시에 나설 유인이 제시된 만큼 부진이 지속되는 코스피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시장은 국내 증시 수급 개선에 도움될지가 주된 관심사다.
앞서 밸류업 지수를 기반으로 한 ETF와 상장지수채권(ETN)이 현재 상장돼 거래 중이다.
일각에서는 밸류업 지수 발표 두달 시점에서 특별 편입 발표와 ETF, 밸류업 펀드 출격 및 추가 펀드 조성 발표 등 정부 정책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당초 밸류업 모멘텀 및 밸류업 랠리를 기대했으나, 코스피 부진이 이어지며 시장 활성화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장기적이고 일관된 정책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밸류업 공시한 기업도 여전히 많지 않다. 밸류업 공시는 상장사가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제고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도다. 전일 기준 밸류업 본 공시 기업은 40개사, 밸류업 예고 공시 기업은 33개사로 나왔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금투업계가 힘을 합쳐 증시 부양책에 앞장선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며 ”이와 함께 동력으로 삼을 만한 정책 법안이나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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