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글로벌 공략 박차…'고전' 인니 법인 장기적 실적 개선 기대
한화생명, 美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 인수…글로벌 사업 거점 마련
인구구조 변화로 정체된 국내 시장 극복 위해 동남아‧미국 사업 확장
베트남 법인 3분기 실적 전년 대비 50% 성장…인도네시아 법인은 부진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인수 인허가되면 현지법인 시너지 낼 수 있을 것"
![image](http://cdn.news2day.co.kr/data2/content/image/2024/11/20/.cache/512/20241120500208.jpg)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한화생명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사장 취임 이후 글로벌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의 증권사 벨로시티를 인수하면서 미국 글로벌 사업의 거점을 마련한 것이다.
여기에 김 사장은 지난해 2월 최고글로벌책임자(CGO)에 취임한 이후 인도네시아 노부은행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글로벌 종합 금융그룹으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달 19일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국내 보험사 최초로 미국 증권사를 인수하면서 세계최대 금융시장인 미국에서 직접 금융상품을 소싱하고 판매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다.
2003년 설립된 벨로시티는 뉴욕을 거점으로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소비스를 제공하는 IT 기반의 정통 증권사다. 높은 수익성으로 청산‧결제 서비스와 주식대타거래,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화생명은 해외법인 및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다양한 투자 기회를 창출해 장기적 수익성을 강화하고 해외 금융 사업과의 시너지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김 사장이 가장 주력하는 해외시장은 인도네시아다. 올해 4월 인도네시아 노부은행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국내 보험사 중 첫 번째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의 지분 총 40%를 매입한 것이다.
한화생명은 2022년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6위인 리포그룹과 '사업협력을 위한 전략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듬해 3월 현지 손해보험사 리포손해보험의 지분 62.6%를 인수했다. 리포손보 인수를 통해 현지에서 생‧손보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이다. 한화생명은 2012년 현지 생보사를 인수한 후 2013년 10월 인도네시아 법인 영업을 개시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000만명의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다. 매년 5%대의 안정적인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기회의 땅'으로 평가된다.
한화생명의 인도네시아 진출에는 김 사장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2월 CGO를 맡은 뒤 한화생명의 해외사업 전면에 나서고 있다. 김 사장은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존 리아디(John Riady) 리포그룹 대표와 인연을 맺은 뒤 우호적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존 리아디 대표는 한화생명의 노부은행 지분 매입 당시 "김 사장과의 오랜 기간 우정과 신뢰처럼 두 회사 간 지속적인 협력과 긍정적 시너지도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한화생명이 글로벌 확장에 나서는 것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정체 상태에 직면한 국내 생명보험 시장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동남아시아에서는 성장 시장 확보와 고객 확장 전략을, 미국에서는 자본시장에서 우수한 투자 기회와 인력 확보 전략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image](http://cdn.news2day.co.kr/data2/content/image/2024/11/20/.cache/512/20241120500213.png)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현지 진출 이후 지난해 누적 흑자 전환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404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269억원에 비해 50.2% 성장했다.
다만 현재까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고전하는 모양새다. 한화생명의 인도네시아 2개 법인(한화생명‧리포손보)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억원으로 전년 동기 108억원에 비해 98.1% 감소했다. 이 중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은 49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0억원 손실에 비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리포손보는 51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18억원에 비해 56.8% 감소했다.
베트남 법인이 누적 손익 흑자를 기록하기까지 15년이 걸린 만큼 11년차인 인도네시아 법인 역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국과 인도네시아 감독당국의 인허가 승인 절차가 남은 노부은행 인수가 완료되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인도네시아 법인은 규모가 크지 않아 현지 제도변경 등에 따라 실적이 흑‧적자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베트남 법인의 흑자 전환까지 15년이 걸린 만큼 인도네시아 법인 역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부은행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방카슈랑스 채널 등 현지 법인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