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80% 증가해도 불안한 엔비디아, 21일 실적 발표 앞두고 140달러 반납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실적발표를 앞두고 140달러를 반납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개장초 전장 보다 1.7% 가량 하락한 139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오는 21일(한국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 실적 규모에 따라 향후 미국 증시는 물론, 기술주 투자 심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AI 기술의 부상과 함께 매년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22% 급증한 30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월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그러나 이번 3분기 예상치는 매출 330억 달러, 순이익 184억 달러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증가한 수치다. 다른 기업 같으면 서프라이즈 실적에 해당하지만, 매 분기 엔비디아의 폭발적 성장에 익숙해진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져 이제는 웬만한 실적 갖고는 기대치를 충족하기가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자산운용사 제이니 몽고메리 스콧의 투자전략책임 마크 루쉬니는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기술주 전반의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과,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지난 주 우울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엔비디아 주가도 이에 영향을 받아 3.25% 하락했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42%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할 경우 엔비디아는 물론, 기술주 전반에 매물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주목할 점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블랙웰 칩 판매 실적이다.
블랙웰 칩은 기존 제품 대비 최대 30배의 속도를 자랑하며, 4분기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생산 지연과 공급망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TSMC가 2025년까지 AI 칩 생산 능력이 제한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블랙웰 칩의 공급 안정성이 향후 주가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점적인 CUDA 소프트웨어는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며 회사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엔비디아 칩을 기반으로 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가벨리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존 벨튼은 “CUDA 소프트웨어는 연간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AI 기술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성장률 둔화 전망과 높은 연구개발 비용, 생산 지연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다만, AI 칩 수요가 당분간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