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지유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국내 증시 하방 안정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매입 계획은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한 총 10조원 규모로, 우선 3조원은 3개월 내 매입 후 소각하고 나머지 7조원은 활용 방안을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노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발표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시가총액 대비 약 2.8%에 달하며, 이는 2017년에서 2018년 사이의 자사주 매입 비율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0년 이후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사례를 보면, 절대 수익률과 상대 수익률이 모두 개선된 패턴을 보였다”며, 과거 데이터를 근거로 이번 매입이 코스피 하방을 두껍게 만드는 데 기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으로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거래대금 증가로 인해 수급 효과가 다소 제한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이 과거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점이 미보유 투자자들에게 상승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이 중장기적으로 가져올 효과에 대해 “이익 추정치 흐름에 따라 주가가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의 통상정책 변화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이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 행정부 교체 이후 변화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사례를 통해 이번 매입의 상대수익률 상승 가능성을 평가하기도 했다. 노 연구원은 “2017년에서 2018년 사이와 2015년에서 2016년 사이 사례에서 삼성전자의 상대수익률이 각각 11.5%포인트(p)와 16.0%p 상회한 바 있다”며, “올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수익률을 고려할 때, 자사주 매입 전반부에서의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주당순이익(EPS)에 미치는 영향에도 주목했다. 노 연구원은 “주식수 감소가 EPS를 직접적으로 증가시키면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업황과 기술적 변동성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고 진단했다.
노 연구원은 투자자들에게 “삼성전자를 포트폴리오에서 비중 축소했던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들이 매수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단기적 수급 효과와 함께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익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