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빈 기자 입력 : 2024.11.05 19:13 ㅣ 수정 : 2024.11.05 19:13
김동연 지사 "담대한 확장재정, 휴머노믹스의 길을 가겠다" "사람 중심 성장, 삶의 질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투자할 것"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경기도가 38조7081억원 규모의 새해 본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36조1210억원)보다 7.2% 증가한 규모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담대한 확장재정, 휴머노믹스의 길을 가겠다"며 2025년도 본예산을 발표했다.
도는 일반회계 34조7260억원, 특별회계 3조9821억원 등 38조7081억원 규모의 새해 본예산을 편성해 전날 도의회에 제출했다.
김동연 지사는 "내년 경기도 예산은 '휴머노믹스' 예산이다. 경기도는 도정의 중심도, 예산의 목표도 사람중심, '휴머노믹스'"라며 "휴머노믹스 예산은 양적 성장이 아닌 사람 중심 성장에 투자한다. 물질적 풍요를 넘어 삶의 질, 지속 가능한 성장에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어 "한국경제의 총체적 위기다. 그럼에도 정부 내년도 예산안은 3.2% 증가에 그쳤다. 경상성장률 4.5%를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긴축예산"이라며 "지금은 확장재정이 답이다"고 강조했다.
또 "경기도는 가용 재원을 최대한 활용해 내년 예산을 7.2% 더 키웠다. 7.2% 증가율은 중앙정부 3.2%보다 2배 이상 높고 지난해 경기도의 증가율 6.8%보다도 더 늘어난 수치"라고 설명했다.
본예산 일반회계 세입은 지방세 16조1055억원, 국고보조금 등 14조6365억원, 보전수입 및 내부거래 2조5197억원, 세외수입 9031억원, 지방교부세 650억원 등이다. 경기도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로 지난해보다 1조 이상의 지방세가 걷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2006년 이후 19년 만에 발행하는 지방채다. 4962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하는데 도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새해 세출 예산의 3가지 키워드는 △기회 △책임 △통합이다. 김 지사는 "2025년 기회, 책임, 통합예산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민생을 지키겠다"고 했다.
먼저 '기회예산'은 경제에 활력을 되찾고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예산이다. 도는 경제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 SOC 예산에 2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방채 발행으로 확보한 4962억원은 도로·하천·철도 등 지역 SOC 개발에 전액 사용한다.
또 반도체·AI 등 첨단 신성장 산업과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예산 투자를 2배 이상 늘려 335억원을 편성했고 기후위성 발사·기후펀드·기후행동 기회소득 등 기후대응에 선도하기 위한 '기후예산'을 전년 대비 1216억원 증액해 1448억원 배정했다.
김 지사의 시그니처 사업 '기회소득'의 규모와 대상을 2배 이상 확대한다. 기후행동 500억원, 예술인 113억원, 체육인 165억원, 농어민 755억원, 장애인 140억원 등이다. 또 '청년 사다리 프로그램(52억원)', '청년 갭이어(69억원)'를 포함한 청년 기회에 2384억원을 투자한다.
'통합예산'은 역사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지역 균형발전으로 국민과 사회통합을 이루는 예산이다.
경기도는 '경기도 독립기념관'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참전명예수당 50% 증액(282억원)을 비롯해 나라에 헌신한 유공자와 가족분을 예우할 방침이다.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경기북부 대개조 프로젝트'를 통해 525억원을 집중 투자하고 도로·하천을 비롯한 경기북부 교통인프라 확충에 2018억원을 선제적으로 투자한다.
김동연 지사는 "경기도는 정부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 지난해에 이어 독립적인 재정정책을 펼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과감한 확장 재정을 펼치는 것을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경기도의 담대한 결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DNA가 있다. 그러나 지금은 혁신의 DNA가 사라지는 '상실의 시대'다. 경기도가 사람 중심 경제 '휴머노믹스'로 우리의 위기극복 DNA를 다시 살려내겠다"고도 했다.
또 "경제격차, 교육격차, 기후격차, 지역격차를 해소하겠다.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고 국민통합의 길을 걷겠다.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질 높은 성장을 이끌고 우리 국민의 미래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2025년도 경기도 본예산은 다음 달 12일까지 열리는 경기도의회 제379회 정례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 김동연 지사 "대통령, 시정연설 대독 대단히 잘못...정책기조 설명 의무 있어"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 시간에 김 지사는 "어제 윤석열 대통령께서 한덕수 총리를 통해 예산에 대해 설명을 하셨다. 그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간단하게 답변 부탁드린다"라는 기자 질문에 대해 "어제 정부가 예산안 시정연설이 있었고 총리가 대독을 했다. 저는 정부 예산을 오랫동안 책임졌던 사람이고 나라 살림을 오래 했던 사람으로 예산안 시정연설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남다른 경험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 11년 만에 총리가 대독을 한 것은 국회와 국민들을 제대로 존중하거나 안중에 넣지 않는 일이었다고 생각하면서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 내년도 예산안은 정부의 내년도 정책방향과 정책기조에 대한 비전을 발표하고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정책의 수단이다. 이런 기회에 오히려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서 내년도 정부의 비전과 정책기조를 발표하는 아주 좋은 기회를 그야말로 걷어차고 총리가 대독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또 "저는 어제 그 내용을 보면서 그동안의 성과에 대한 자화자찬도 거슬렸고 또 지금 현안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의료 대란, 세수 펑크, 남북관계 악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밀착 이런 현안에 대해서 전혀 언급이 없었다"며 "2년 반 동안에 하루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었던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다. 여전히 GDP와 양적 성장에 치중한 GDP 중심의 사고라든지 또는 사실은 건전재정을 강조하고 있지만, 건전재정이라고 쓰고 읽기는 긴축재정이라고 읽어야 하는 그런 측면에서 긴축재정을 호도하면서 건전재정이라고 반복하는 그와 같은 내용에 대해서도 대단한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마지막으로 "국회에서 예산안 심의 중에 여러 가지 잘못된 정책방향과 예산 편성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서 제대로 잡혀지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