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검색
https://m.news2day.co.kr/article/20241101500210

'펫보험 전문사' 설립 난항…규제 완화 지연에 '요건 갖추기' 집중

글자확대 글자축소
김태규 기자
입력 : 2024.11.04 08:26 ㅣ 수정 : 2024.11.04 08:26

펫보험 전문사 예비인가 '마이브라운' 1건…지급여력 등 요건 충족 부담
보험연구원 "규제 완화해 반려동물보험시장 진입 유인 및 경쟁 촉진해야"
펫테크‧인슈어테크 업계, 펫보험 전문 GA 설립 등 요건 충족 노력 지속
"규제 완화 논의 후순위로 밀려…투자자 태도 달라져 자금 확보 어려워"

image
[일러스트=미드저니/Made by A.I]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펫보험 전문사 설립을 준비하던 업체들이 예비인가 신청을 미루면서 국정과제인 펫보험 활성화가 난항을 겪고 있다. 펫보험 전문사 예비인가를 신청한 곳은 '마이브라운' 한 곳에 불과하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9월 5일 제15차 정례회의를 열고 마이브라운의 동물보험 특화 소액단기전문보험회사로서 보험업 영위를 예비허가했다.

 

마이브라운은 삼성화재 등 투자자들이 올해 3월 130억원 이상을 출자해 설립한 펫보험 전문사다. 동물병원 전자의료기록(EMR) 기반의 보험상품 및 자동심사 프로세스를 개발해 반려동물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마이브라운 설립에는 삼성화재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삼성화재가 상표를 출원했으며 대표이사 역시 삼성화재 출신이다.

 

마이브라운이 삼성화재라는 든든한 배경을 갖고 출발한 것과는 달리 펫보험 전문사를 준비 중이던 업체들은 예비인가 요건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핏펫, 스몰티켓, 파우치보험준비법인 등은 아직 펫보험 전문사 예비인가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펫보험 전문사 등 소액단기전문보험사 설립을 위해서는 자본금 20억원 이상, 취급 보험기간 1년, 보험금 상한액 5000만원, 연간 총수입보험료 500억원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자본금 규제만 기존 30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완화됐을 뿐 인적‧물적 요건은 기존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28일 보고서를 통해 "소액단기전문 보험업의 진입 규제를 완화해 다양한 사업자의 반려동물보험시장 진입을 유인하고 경쟁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펫용품 커머스, 펫 헬스케어 등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운영하며 소비자 접점을 보유해 펫보험 서비스 제공에 비교우위를 가진 플랫폼‧인슈어테크 기업의 시장 진입을 통해 산업 내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으나, 자본 규모가 작은 경우가 많아 보험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소액단기보험사가 취급할 수 있는 보험기간은 1년이고 반려동물보험은 상품구조가 복잡하지 않은 편인 만큼 일부 인적 요건의 완화를 검토해 볼 수 있다"면서 "신설 소액단기전문 보험업 활성화를 위해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라 이전 제도(RBC)보다 강화된 일반손해보험위험 평가를 다소 완화하거나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펫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정부와 당국에서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논의가 후순위로 밀려있는 상황"이라며 "규제 완화가 지연되면서 전문보험사 설립에 대한 투자자의 태도가 굉장히 달라졌다. 현 기준에서는 투자한다고 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펫보험 가입률이 올랐다고는 하나 아직 2%가 되지 않는 수준"이라며 "시장에 진입하는 펫보험 전문사는 마이브라운 외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국은 지급보증여력 100%, 물적‧인적 요건 등 기존 보험사와 동일한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거대 자본이 투여되고 노하우가 수십년 쌓인 보험사와 동일한 기준을 맞추려면 부담이 크다. 보험 시스템을 갖추는 데만 100억~150억원이 소요된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펫보험 전문사 설립을 준비하는 업체들은 설립 요건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핏펫은 펫 헬스케어 기업을 상장시킨 뒤 투자금을 받아 펫보험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또 펫보험 전문 보험대리점(GA) '스마트커버 인슈어런스'를 설립해 자사 플랫폼 이용자를 대상으로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하면서 보험업 관련 노하우를 쌓고 있다.

 

핏펫 관계자는 "펫전문 보험사를 설립해 기업 가치를 올리려고 했으나 시장 상황상 오히려 손해가 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펫보험 전문 GA를 통해 보험업 관련 노하우를 쌓고 판매전략, 영업전략을 수립하는 등 요건을 갖추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파우치보험준비법인 관계자는 "보험업을 영위하기 위한 조건을 맞추기 쉽지는 않지만, 금융업의 특성상 자본금, K-ICS 비율 등의 요건을 갖추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올해 안에 예비인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어 착실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 뉴스투데이 & m.news2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많이 본 기사

ENG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포스트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이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