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계 저축은행, 충당금 부담에 부진…신한 실적 상승 '유일'

김태규 기자 입력 : 2024.11.03 07:21 ㅣ 수정 : 2024.11.03 07:21

지주계 저축은행 5개사 3분기 219억원 손실…하나저축銀 적자 확대
신한저축, 보증부대출 비중 크고 PF‧브릿지 등 고위험여신 비중 낮아
전분기 손실 310억원 대비 손실규모 축소…하나저축, 손실규모 확대
부동산PF 부실 여파에 충당금 적립 부담 증가…신용등급도 다수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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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저축은행중앙회]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 5개사(신한‧NH‧KB‧하나‧우리금융) 가운데 신한저축은행이 유일하게 올해 3분기 실적 상승을 기록했다. KB저축은행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적자폭이 축소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들 5개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순손실 규모는 총 219억원이다. 이는 전분기 손실 310억원에 비해 규모가 축소된 것이다.

 

각 사별로 보면 신한저축은행은 93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전분기 55억원 대비 69.1% 상승했다. NH저축은행은 3분기 39억원의 순익을 나타내며 전분기 62억원 대비 37.1% 하락했으나 흑자 유지는 성공했다.

 

KB저축은행은 3분기 25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전분기 81억원 손실에 비해 적자폭이 줄었고, 우리금융저축은행도 전분기 292억원 손실에서 3분기 156억원 손실로 규모가 줄었다.

 

하나저축은행은 적자폭이 확대됐다. 하나저축은행의 3분기 손실 규모는 170억원으로 전분기 손실 54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신한저축은행이 실적 개선을 기록한 배경으로는 낮은 기업대출 비중이 꼽힌다. 신한저축은행은 부동산 PF, 브릿지론 등 고위험여신 비중이 낮고 서민 보증부대출 비중이 커 대손비용 부담이 적었기 때문이다.

 

반면 나머지 4개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부실 영향에 대손부담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부동산 PF의 브릿지론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업계는 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해 왔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로 인해 충당금 적립 기준이 강화되면서 충당금이 늘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면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부동산 관련 대출의 비중을 축소하는 등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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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각 사 실적발표자료 [그래픽=김태규 기자]

 

부동산 PF 리스크에 저축은행의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신한저축은행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경우 'A/안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으나 나머지 3개사의 경우 모두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5일 하나저축은행의 신용등급전망을 기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정호준 한신평 연구원은 지난달 28일 보고서를 통해 "총여신 2조4000억원으로 은행계열 저축은행 중 양호한 영업규모를 갖췄으나 포트폴리오의 위험수준이 높다"면서 "부동산 PF, 부동산담보대출, 가계신용대출 위주로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손부담을 고려할 때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하방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신평은 9월 5일 KB저축은행의 신용등급전망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낮췄다. 조달비용과 대손비용이 상승하며 수익성이 저하됐고,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모두 자산건전성 저하 압력이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정 연구원은 "가계대출에서는 가계신용대출의 영향으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기업대출은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건전성지표가 빠르게 저하되고 있다"면서 "올해 6월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커버리지 비율이 타사에 비해 낮아 경상적인 손실흡수력이 낮다"고 평가했다.

 

한국기업평가도 올해 6월 NH저축은행의 등급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홍승기 한기평 연구원은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대폭 저하된 점, 부동산 관련 대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지속될 전망인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저축은행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지주계 저축은행의 경우 지주사의 지원이 가능해 자본적정성 면에서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커 대손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모기업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중소형 저축은행과는 상황이 다르지만, 건전성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인 만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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