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후생노동성이 이번 달 8일에 발표한 8월분 노동통계조사 결과에 의하면 명목임금에서 물가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임금이 전년 동월 대비 0.6% 감소하며 3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전락하였다.
당초 일본 직장인들의 실질임금은 올해 5월까지 과거 최장인 2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러다가 여름보너스가 나오는 6, 7월에는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추가 소득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8월에는 다시 본래 방향을 되찾은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이라면 직장인들의 잔업시간이 줄면서 실제 노동시간은 실질임금보다 0.3포인트 많은 0.9% 감소하였다는 것이다. 즉, 단순히 계산해서 시간당 실질임금은 극히 미세하게나마 상승했다.
후생노동성의 노동통계조사 담당자는 ‘미래를 예견하기는 힘들지만 고물가가 안정된다면 실질임금이 플러스로 돌아올 것이라 기대한다.’며 직장인들의 실망감을 달래주었다.
실제로 명목임금에 해당하는 직장인 1명당 월 평균 급여는 3.0% 늘어난 29만 6588엔으로 32개월 연속 증가세에 있고 이 중 상여와 같은 부정기 급여 역시 2.7% 늘어난 1만 2951엔을 기록했다.
특히 파트타임 노동자는 전년 동월 대비 4.7% 감소한 반면 풀타임 근무자는 3.8% 늘어난 점도 평균 급여액을 끌어올린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다만 눈앞의 현실은 후생노동성의 바램처럼 녹록치 않다. 당장 재화와 서비스 가릴 것 없이 물가가 폭등에 가깝게 오르고 있는데 한 예로 8월부터 시작된 쌀 부족사태로 인해 마트 소매가격이 두 달 만에 1.5배가 되었다.
총무성의 소매물가 통계조사에 따르면 도쿄에서 판매 중인 고시히카리 햅쌀 5kg의 9월 판매가격은 3285엔으로 기상악화로 수확량이 급감했던 2004년 이래 20년 만에 처음으로 3000엔을 넘겼다.
같은 중량의 북해도산 나나츠보시 쌀은 3660엔, 니가타산 고시히카리도 3430엔, 아키타산 아키타고마치도 3970엔에 판매되고 있었는데 일본인들이 구입하던 5kg 쌀의 기준 가격이 몇 달 전만해도 2000엔 전후였던 점을 고려하면 어마 무시한 가격인상이다.
한국처럼 밥이 주식인 일본인들 입장에서 쌀 가격 인상이 무척 고역일 수밖에 없는데 일본 농림수산성은 올해 9월의 전국 쌀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4%나 감소했다고 발표할 정도로 기본적인 식사마저 마음 편히 못하는 상황이 일본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