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열풍 뜨겁네"...유통업계도 러너 수요 잡기 나섰다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유통업계가 러너 고객 수요를 노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MZ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전 세대에서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데다가 러닝 아이템을 일상 패션에 활용하는 ‘러닝 코어’도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일 하남점 기존 나이키 매장을 ‘나이키 라이즈’ 매장으로 새 단장하며 매장도 3.5배로 키웠다. 특히 기존에 없었던 러닝과 트레이닝 카테고리 상품을 대폭 들여왔다. 또 최근 여성 러너가 늘어난 것을 반영해 전체의 57%를 우먼스(여성) 품목으로 채웠다.
이와 함께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광주신세계와 김해점에 각각 뉴발란스 초대형 규모 매장인 ‘메가샵’을 오픈했다. 뉴발란스의 모든 카테고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존 매장보다 3~3.5배 몸집을 키웠다. 특히 지난 18일 오픈한 신세계광주 뉴발란스 메가샵은 약 102평 규모 ‘러닝 특화 매장’으로 꾸며졌다.
이처럼 신세계백화점이 나이키·뉴발란스 등 매장을 잇따라 리뉴얼한 이유는 러닝화 매출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달 신세계백화점에서 러닝화가 포함된 ‘스포츠 슈즈’ 장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5% 성장했다.
이 가운데 뉴발란스 러닝화 상품군 매출도 올해 1월에서 9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2017년 4800억원 수준이던 뉴발란스의 연매출은 지난해 9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올해 연매출 1조 돌파도 유력한 상황이다. 뉴발란스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2024 런 유어 웨이 서울 대회’를 개최하며 러너 고객들과의 접점을 늘리기도 했다. 최근 기능성 러닝화를 패션 러닝화로 복각한 860v2도 연예인들의 착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러닝은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4050 패션 플랫폼 ‘포스티’에서는 최근 한 달 (9월 23일~10월 21일) 간 포스티 내 ‘러닝’ 키워드 검색량은 전월 대비 2배 가까이(94%) 늘었으며, 해당 키워드가 포함된 상품 거래액도 91% 증가했다. 러닝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기능성 운동화인 ‘러닝화’ 키워드가 포함된 상품 거래액은 7배 이상(636%) 급증했다.
업계는 이러한 러닝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 보고 있다. 골프와 테니스 등 다른 스포츠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고 일상 생활에서 패션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처럼 입는 ‘고프코어’에 이어 러닝복과 러닝 용품을 패션에 활용하는 ‘러닝코어’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달리기는 최근 가장 빠르게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갤럽의 ‘마켓70 2023 아웃도어 활동, 실내외 운동 15종 경험률’ 조사에 따르면 1년간 조깅·달리기를 경험한 비율이 2021년 23%과 2022년 27%에서 2023년 32%로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현재까지는 마라톤 행사 등 도심에서의 러닝 활동에 초점이 집중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트레일 러닝으로 인기가 확산될 단초가 업계에서 최근 감지되고 있다”며 “트레일 러닝 외에도 러닝 패션 등 관련 시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러닝은 야외 스포츠이다 보니 계절을 탄다”며 “겨울에 러닝 관련 관심이 사그라드는 경향은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