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배터리 교체 서비스(BaaS), 전기차를 둘러싸고 새로운 사업 모델이 될 것인가? (下)
[기사요약]
중국, 막대한 전기차 누적 보급량 바탕으로 BaaS 적극 추진 중
Nio, 전국 2382 스테이션에서 누적 교체 4000만 건 실적
CATL 등 기타 다수 업체도 BaaS 사업 추진 중
중국 제외하고 글로벌 BaaS 시장 성장은 아직 불확실
국내에서도 최근 규제 개혁에 따라 현대차그룹 중심으로 시도 중
전기차에서 40%를 차지하는 배터리와 관련하여 차량 공급자는 내재화의 일환으로, 기타 업체는 신규 사업 차원에서 배터리를 소비자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교체해 주는 사업 모델(BaaS: Battery as a Service)이 다시 시도되고 있다. 이미 100년 전에 등장했다 사라진 BaaS가 다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BaaS를 둘러싼 최근 미국 및 중국 사례를 정리해 보고, 국내에서도 건설교통부가 규제 샌드박스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대응 움직임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중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교체 사업(BaaS)은 범정부적 차원의 지원을 받아 메이저 전기차 기업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중국이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52%를 점유할 정도로 이미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으며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생태계가 양과 질 모두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구축된 데 기반한 것이다(BaaS의 공급사슬은 아래 표를 참조).
• 중국, 규모의 경제 바탕으로 정부와 민간이 함께 BaaS 적극 추진 중
중국 정부는 12차(2006~2010) 및 13차(2011~2015) 기간에 걸쳐 전기차 충전 방식과 BaaS를 병행 추진해 왔다.
특히 2012년 국무원은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 자동차산업 발전계획(2012~2020)’을 통해 배터리 관련 재산권 제약이 있는 점을 들어 반대하는 관련 업계를 설득하고 완속/급속 충전시설과 배터리 교체 시설을 병행해 구축하도록 유도하였다.
또한, 2015년 일부 국영 전력기업이 독점하고 있던 발전/송전/배전/판매 시장에서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전력 개혁의 추진이 이루어짐에 따라 BaaS 시장 형성이 점차 구체화 되었다.
이후 2019년 배터리 교체 기술의 개발과 산업 촉진 계획이 발표됨에 따라 시장이 본격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BaaS 대상 전기차의 수는 급증하고 있는데 특히 상용차의 경우 시장 점유율은 3분의 1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교체 기술의 발달과 적극적인 정부 지원 및 관련 기업의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내년 BaaS 전기차는 총 192만대를 기록해 전체 신에너지 차량의 17%를 차지할 전망이다.
< 중국 전기차 배터리 교체형 사업 모델(BaaS)의 공급사슬 >
대표적인 전기차 기업 Nio는 2014년 BaaS를 시작해 2021년 전국을 대상으로 배터리 교환설비를 구축한 이래 2년 만에 약 2400개 시설을 설치한 바 있는데 2025년까지 전세계에 걸쳐(중국 내에 추가 1000개소 포함) 총 4000개의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부동의 글로벌 배터리 1위 업체 CATL 역시 내년 500개를 시작으로 2026년에는 1500개, 그리고 2030년에는 총 1만개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중국에서 BaaS를 주도하고 있는 Nio사의 사업 모델은 초기 투자비용이 높은 것이 단점임에도 불구하고 BaaS 구축 2년째인 2022년 흑자를 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Nio는 금년 10월 기준 중국 전역에 2382개소의 배터리 교체 시설을 갖고 있으며 누적 4천만 건의 교체 실적을 달성했다.
Nio의 배터리 구독료는 당초 교체 1회당 기본요금 30 또는 50위안에 충전에 필요한 전기요금을 부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나 최근 기본요금을 9.9위안으로 대폭 인하했으며 실시간 전기요금에 일정한 서비스요금을 부가하는 방식도 선택할 수 있게 개선했다.
• 글로벌 배터리 교체 시장 규모, 조사업체별로 폭이 커.. 일반 소비자 대상 시장 성장성은 아직 불확실
그럼에도 중국을 제외한 BaaS 시장의 성장성은 아직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별 전세계 BaaS 시장 규모 현황 및 예측치는 천차만별이다.
연도의 미세한 차이는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2022~2024년)의 규모는 2억달러에서 53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편차가 클 뿐만 아니라 향후(2030년~2032년)의 전망치 역시 14억달러에서 497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차이가 너무 크다.
즉 전기차 모델이 업체별로도 상이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터리 패키지를 갖추고 소비자가 주유소 들르듯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 않는 한, 무엇보다 전기차 급/완속 충전시설의 구축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일반 소비자 대상의 BaaS 사업 모델의 향후 급성장은 불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 택시나 택배 등 상용 차량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은 충분히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별 전기차 배터리 교체시장 현황 및 전망 (단위: 십억 달러, %) >
• 국내에서도 건교부의 관련 규제개혁 추진에 따라 현대차그룹 등 적극 대응 중
한편 10월 17일 국토교통부는 제3차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통해 지정한 모빌리티 서비스 관련 규제 특례 14건 가운데 BaaS를 포함시켰다.
즉 국내 기업 ‘제이엠웨이브’와 현대‧기아차 및 사내 스타트업 ‘피트인’이 공동으로 차량과 배터리의 소유권을 분리해 등록할 수 있도록 신청한 특례를 승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 교환시설 운영자 등 제삼자가 배터리를 구입 및 운용할 수 있으며 완성차 업체는 판매 시 배터리를 장착하지 않은 상태로 판매가 가능해진다.
현대차는 배터리 탈부착이 용이한 전기차를 개발하는 것을 바탕으로 택시와 택배 차량을 대상으로 BaaS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LG엔솔도 사내 스타트업 ‘쿠루’를 통해 전기 오토바이를 대상으로 BaaS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BaaS 관련 국내외 움직임을 볼 때 중국을 제외하고는 아직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aaS는 시기상조인 것으로 판단되지만, 택시나 택배 등 상용차를 대상으로는 시장의 급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차에서 배터리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40% 정도로 절대적인 점을 감안하면, BaaS 시설이 전국에 산재한 주유소처럼 보급되는 것을 전제로 전기차 배터리를 소비자가 구매하지 않고 빌려 쓰는 구독 모델이 정착된다면 전기차 판매 가격이 대폭 낮아질 수 있어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 (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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