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지유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의 랠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투기 버블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에도 불구하고 AI와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보고서를 통해 2025년 미국 주식시장의 운명은 경기나 통화정책보다는 AI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증폭됐던 경기 변동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내년도 주요국의 경제성장 전망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이익 전망의 변화는 대부분 AI가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높은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12MF PER)을 감안하더라도, AI 관련 업종은 유감없는 실적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며 "주가 상승 속도가 1999년 이후 가장 빠른 수준이지만, 전형적인 투기 버블의 조짐은 없다"고 덧붙였다. 과거 버블과 달리, 현재 미국 주식시장의 수급 구조는 안정적이며,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도는 아직 낮은 편이라는 것이다.
그는 "주식 투기를 잘 대변하는 신용매수 지표 역시 과거 고점을 넘지 못했고, 지난 5개월 동안 정체되어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 본격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아직 대중적 투기 단계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김 연구원은 "스마트 머니는 일부 이탈했지만, 기관투자자들은 여전히 주식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며 "채권에 집중해왔던 기관들이 주식으로 자산을 재배분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수급 구조는 미국 주식시장의 장기적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도 투기적 조짐은 발견되지 않았다.
김 연구원은 "버블 붕괴는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비싼 가격에 신주를 발행하며 시장에 과잉 공급이 이루어질 때 발생하지만, 현재 기업들의 기업공개(IPO나) 유상증자 움직임은 제한적이다"며 "AI 관련 주식에서도 철저히 선별된 수혜주만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높은 PER에도 불구하고 AI와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투기적 요소보다는 AI의 실적과 시장 내 수급의 질적 안정성을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 주식을 피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