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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0.25% 인하…3년 2개월만에 긴축 '마침표'
최병춘 기자
입력 : 2024.10.11 10:19
ㅣ 수정 : 2024.10.11 10:19
경기 부진‧물가 안정화...금리 인하 명분 확보
미 연준 추가 금리 인하 전망, 금통위 행보 주목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한국은행이 3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통화정책을 긴축에서 완화로 선회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에서 0.25%포인트(p) 인하한 3.25%로 조정했다.
이로써 지난 2021년 8월 0.25%p 인상으로 시작된 3년 2개월간의 통화 긴축이 마침표를 찍게됐다.
한은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 2020년 5월(0.50% 인하)을 마지막으로 4년 5개월 만이다.
지금까지 통화 긴축 행보를 보면 지난 2021년 7월부터는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해 특히 2022년 7·10월 ‘빅 스텝(한 번에 0.5%p 인상)’을 단행해 10년 만에 3%대로 기준금리가 올라섰다.
이후 두차례 인상 끝에 3.50%를 기록한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 이후 20개월간 유지됐다.
내수 부진에 따른 더딘 성장과 물가 안정 흐름이 완화기조로 전환한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통화 당국은 민간의 소비나 투자가 살아나게 하기 위해 금리를 낮춰야한다는 정부 여당과 시장의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보다 0.2% 뒷걸음질 치면서 분기 기준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에 역성장했다. 민간소비는 0.2% 감소했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각 1.2%와 1.7% 줄었다.
성장 기대치도 낮았다. 지난 8월 한은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0.1%p 내린 데 이어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성장률 전망치를 0.1%p 하향 조정했다.
통화 정책 목표인 물가 상승률도 한은이 목표로한 2%대를 달성하며 금리 인하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줄었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오르는데 그쳤다. 물가상승률이 1%대에 그친건 2021년 3월(1.9%)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을 중단하면서 기준금리 카드를 꺼내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졌다.
연준은 지난달 18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지난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에 완화 기조로 돌아선 것이다. 미 기준금리가 종전 연 5.25~5.5%에서 연 4.75~5.0%로 낮춰졌다. 이로써 한미간 금리차도 역대 최고치였던 2%p에서 1.25%p로 좁혀졌다.
연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는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은도 긴축을 고수하기 힘든 환경이다.
다만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높은 대출 수요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671억원으로, 8월 말(725조3642억원)보다 5조6029억원 늘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는 만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후 경기와 부동산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며 “10월 인하 이후 11월에는 동결 등으로 속도조절에 나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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