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추석에도 4대 그룹 총수 '국내외 현장경영 시계' 빨리 돈다

전소영 기자 입력 : 2024.09.13 05:00 ㅣ 수정 : 2024.09.13 05:00

4대그룹 총수, 추석 이후 윤석열 대통령 체코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
이재용 회장, 해외 방문해 현지 사업 점검하고 글로벌 CEO 미팅 가능성
최태원 회장, 국내에서 CEO 세미나 준비 등 하반기 경영전략 본격화
정의선 회장, 현대차 유럽 심장부 체코에서 자동차 수출 확대 방안 모색
구광모 회장, LG 미래 성장동력 'A·B·C' 에서 차별화된 포트폴리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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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 freepik/뉴스투데이 편집 ]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닷새 간(14∼18일)의 추석연휴는 가족과 친지들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얼굴을 맞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명절이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은 연휴 기간에도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국내는 물론 세계경제에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 이들 4대 그룹 총수들은 추석에도 국내외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에 속도를 낸다. 

 

특히 추석 연휴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체코 방문을 앞두고 있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4대 그룹 총수가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체코와의 경제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 해외 순방에 4대 그룹 총수가 총 출동하는 것은 올해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올해 추석 연휴에도 해외 사업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이 2014년부터 설과 추석 등 명절 연휴를 이용해 해외 사업장을 직접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글로벌 기업 CEO(최고경영자)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추석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州)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친환경 스마트시티 '네옴(NEOM)' 산악터널 공사 현장을 방문한 것을 비롯해 △이집트 베니수에프주 삼성전자 공장 TV·태블릿 생산공장 △삼성전자 이스라엘 연구개발(R&D) 센터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했다. 

 

그는 올해 설 연휴에는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을 찾아 배터리 1공장 생산 현장과 원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부터 짓고 있는 2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또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동남아 최대 IT(정보기술) 매장을 찾아 현지 시장 반응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명절을 맞아 해외 출장을 떠날 때 해외 사업 점검 뿐만 아니라 가족과 떨어져 타국에서 지내는 임직원을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장기간 해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식사하며 명절 선물을 전달하며 애로사항에도 직접 귀 기울였던 그는 이번 추석에도 해외 출장길에 오르면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연휴에 국내에서 머물 것으로 알려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다음달로 예정된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전망이다.

 

SK그룹의 중요한 연례행사 중 하나인 CEO 세미나는 지난 6월 확대경영회의와 8월 이천포럼에서 논의된 사업 현황과 과제를 점검하고 내년 경영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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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3월 17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윤석열 대통령 발언이 끝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최 회장은 최근 2년간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메시지를 지난 CEO 세미나에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는 2022년 세미나에서 손자병법에 나오는 ‘이우위직(以迂爲直) 이환위리(以患爲利)’를 인용해 “경영 환경이 어렵지만 비즈니스 전환 등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아 위기 이후 맞게 될 더 큰 도약의 시간을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이우위직 이환위리'는 '어려움을 겪을 때 이를 피하지 않고 적절한 방법을 찾아 돌아가 곤란한 처지를 오히려 이로움으로 삼는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서든데스(Sudden Death·돌연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기업이) 급격한 대내외 환경변화에 빠르고 확실하게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SK그룹은 올해 6월 확대경영회의 명칭을 '경영전략회의'로 바꾸고 회의 일정도 1박 2일로 늘렸다. 

 

이는 경영 현안과 기업문화 관련 논의를 함께하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특히 올해 경영전략회의에는 AI(인공지능)·반도체 중심의 미래 성장사업 분야에 투자할 재원을 확보하는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포럼에서도 AI 시대 흐름에 발맞춰 다양한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CEO 세미나에서 최 회장이 AI 밸류체인 구축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미래 성장사업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4대 그룹 총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윤 대통령 체코 방문 동행 준비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유럽연합(EU) 내 유일한 생산 거점을 체코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체코 노소비체에 준공된 현대차 체코공장은 현대차의 유럽 수출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체코공장은 내연기관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등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향후 유럽 전기차 수출기지로 맹활약이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정의선 회장이 2022년 체코에서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만나 현대차 체코공장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만큼 체코는 정 회장에 중요한 시장이다. 

 

2년 만에 다시 체코를 방문하게 된 정 회장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임직원에게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몸과 마음을 비워 내는 휴식을 가져야 미래를 위한 채움에 몰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구광모 회장은 연휴 기간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경영 현안을 챙길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구 회장은 연휴 동안 LG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뒷받침하듯 LG그룹 산하 LG AI연구원은 지난 8월 자체 생성형 AI 모델 ‘엑사원(EXAONE) 3.0’ 개발 완료 소식을 알리고 올해 하반기부터 엑사원 3.0이 들어간 LG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LG그룹 계열사는 각 사가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해 엑사원 3.0을 최적화하고 사업과 제품, 서비스 특성에 맞게 적절히 활용해 혁신 속도를 가속화하는 계획을 마련한 만큼 구 회장도 이러한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한 사업 구상에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재계 총수가 명절에는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한 후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시간을 보내기 마련”이라며 “그러나 이번에는 추석 연휴 직후 체코 순방 등 글로벌 경영과 직결된 일정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사업 협력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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