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한동훈의 시간'인가 '조국의 시간'인가... 부산에서 맞붙은 당 대표들

강지원 기자 입력 : 2024.09.13 15:30 ㅣ 수정 : 2024.09.13 15:30

당 대표 취임 이후 첫 선거 맞은 한동훈 VS. 지역구 첫 선거 치르는 조국
부산대 인근 찾아 대학생과 간담회 가진 한동훈. 보선과의 연관성은 부정
1박 2일로 총력전 나선 조국, 단일화 재차 강조하며 '반윤' 선명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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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1일 오전 부산 금정구 부산대 인근을 찾아 대학생들과 함께 취업 격차 대책 간담회를 가졌다.[사진=강지원 기자]

 

[부산/뉴스투데이=강지원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같은 날 부산 금정구를 찾았다. 당 대표 취임 이후 첫 선거로 되는 한동훈 대표와, 지역구 첫 선거로 되는 조국 대표의 역량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11일 오전, 부산 금정구 부산대 인근에서 국민의힘 격차해소특위가 주최한 '수도권-비수도권 청년 취업 격차 대책 마련 대학생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한동훈 대표와 조경태 격차해소특위 위원장, 정성국 조직부총장 등 중앙당 지도부와 박수영 부산시당위원장, 백종헌 의원 (금정구) 등 부산시당 관계자, 박형준 부산시장이 참석했다. 

 

한 대표는 간담회에서 "제 말이나 제 의견을 하러온 것이 아니다. 여러분의 말씀을 들으러 왔다"며, "어떤 정치가 청년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배워가려고 왔다"고 간담회의 목적을 말했다. 이날 간담회가 보선 지원의 목적이라는 일각의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어서 발언한 조경태 격차해소특위 위원장도 "한 대표에게 부산의 심각성을 말씀드렸다. 부산의 청년들이 아파하고 있고 부산 시민들이 아파하고 있다"며, "보궐선거 때문에 왔다는건 격차해소위원회의 진정성을 훼손시키는 이야기다"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주로 간담회가 열린 카페 인근에 있는 부산대나 동아대 등 부산지역의 주요 대학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전공한 산업분야가 인근 지역에 없어 수도권으로 떠나게 되는 현실이나, 인문학과의 격차에 대한 관심과 보완책, 부산지역 내 기업의 유지 및 존속 등 다양한 문제를 말하면서 해결책을 요구했다. 

 

대학생들과 한 시간 가량 대화를 나눈 한 대표는 "우리 보수당이 그동안 성장을 이야기하면서 현재를 희생하라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쌓아왔다"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힘들면 안된다. 미래를 보더라도 현재에도 행복할수 있어야 하고 그 교차의 지점을 찾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간담회를 마친 한 대표는 인근의 금정구 서동 미로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도부 및 부산시당 관계자와 '돼지국밥' 회동을 마친 한 대표는 시장을 둘러보며 상인들을 격려했다. 현장에는 한 대표의 지지자와 시민들이 모여 유세 현장과도 같은 모습이 연출됐다.

 

국민의힘은 보궐선거와의 관련성을 극구 부정했지만, 10월 재보선이 열리는 4개 선거구의 가운데 한 대표가 방문한 곳은 부산이 유일했다. 또한 이날 한대표가 부산에서 방문한 곳은 모두 금정구였다. 한 대표의 행보를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와 연관지을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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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11일과 12일의 양일간 부산 금정구를 찾아 선거전에 돌입했다.[사진=강지원 기자]

 

같은 날 오후에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부산을 찾았다. 11일과 12일의 양일간 일정으로 부산을 찾은 조 대표는 직능단체 간담회로 부산에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간담회에는 조국 대표와 황현필 최고위원, 류제성 금정구청장 후보와 김호범 부산시당위원장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당원들의 질문을 받은 조 대표는 "선거전략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밝히는 것은 곤란하다"며 웃음지었다. 그러면서 "금정구에서 있었던 8번의 선거 중 7번이 보수정당이 승리했다. 그 결과가 무엇인가."라며 반문했다.

 

조 대표는 이어서 "야당 선거연대가 필요하다"며, "민주당 후보에 이렇다저렇다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것 같지만 경쟁력 차원에서 류제성 후보가 이길수 있다"면서 자당 후보의 강점을 힘주어 말했다. 

 

또한, "실제 당원의 규모나 조직의 규모에 관계없이 유권자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면서, "승리할수 있는 단일화"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간담회를 마친 조 대표는 한 대표와 같은 서동 미로시장으로 향했다. 부산시당 관계자 및 당원들과 저녁식사를 가진 조 대표도 시장을 둘러보면서 민심을 확인했다. 그러나 조 대표는 상인들에게 류 후보를 소개하거나 지지를 호소하며, 앞서 방문한 한 대표와는 대조를 보였다.

 

12일에는 금정구 관내에서 류 후보와 출근 인사를 가진 것에 이어서, 류 후보의 선거사무실에서 현장 최고위를 열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날 최고위에는 조국 대표를 포함해 황운하 원내대표, 차규근, 이해민, 김재원 의원 등 지도부와 류제성 후보, 김호범 부산시당위원장이 참석했다.

 

모두발언에서 조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가 8월 24일 군 골프장에서 부부 동반 골프를 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날은 부천 호텔 화재 희생자분들의 장례식 기간이었다"며 대통령 내외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서 "배우자가 대통령 놀이를 한다. 감놔라 배놔라 한다"며, 김건희 여사를 직격했다. '반윤'으로서의 선명성을 강조한 것이다.

 

조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가장 싫어하는 정당이 조국혁신당이다. 가장 앞에서 신랄하고 아프게 공격하고 타협의 여지를 두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공세를 높여갔다. 이어서 "조국혁신당은 아무 인물이나 내놓고 도와달라고 하지 않는다. 류제성 후보가 야권의 필승 카드"라며 자당 후보를 치켜세웠다.

 

조 대표는 "3번을 선택해주시면 3배 나은 부산의 미래, 3배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겠다"며 모두발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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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11일 오후, 부산 침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지 후보의 출마선언을 가졌다.[사진=강지원 기자]

 

한동훈과 조국, 두 당 대표들이 선거전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전면에 나서는 것은 촉박한 선거 일정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이전에 후보를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연휴를 눈앞에 둔 12일 현재까지도 최종 후보는 미정 상태다. 당초 전략공천을 검토했던 후보 선정이 예비후보자의 반발로 경선 형태가 된것이 이유다. 경선 후보에는 윤일현 부산시의원과 최봉환 금정구의원이 선정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금정구 지역위원장을 역임한 김경지 변호사가 후보로 최종 인준되어, 같은 날 부산 침례병원 앞에서 출마선언을 가졌다. 양당이 시장을 방문하며 민심 잡기에 나서는 동안, 지역내 의료공백을 지적하고 7년째 문을 닫은 침례병원의 정상화를 공약하며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이 밝힌 '정책과 인물'로 차별화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은 류제성 후보를 중심으로 한 야권 단일화를 제안한데 이어, 12일 현장 최고위에서도 조 대표가 "김 후보는 전에도 두번 도전했다가 낙선했다"며, "이번에도 승리가 어려울 것"이라고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조 대표는 전날 간담회에서도 "정치공학적 단일화를 말한적 없다"며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거부한다"고 밝힌 이재성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의 발언을 직격했다.

 

개혁신당의 존재도 변수다. 지난 5월 선출된 허은아 대표는 차기 지방선거에서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내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금정구는 보수세가 높으면서도 청년층의 인구를 무시할수 없어, 지지층이 젊은 개혁신당으로서는 매력적인 지역이다. 개혁신당은 금정구청장 후보를 내게 되면 지도부가 지역에 상주하겠다는 발언을 한 바 있어, 보수표 분산의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이 최종 후보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추석 연휴가 지나면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아, 후보 인지도를 높이는 것에 한계가 있게 된다. 때문에 당 대표 등 지도부가 전면에 나서서 연휴 전부터 '선제공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경선 결과를 14일에 발표한다. 이에 따라 2-3일 사이에 선거 정국은 급변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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