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식품, 'K-김' 열풍에 3000억 매물로...새 주인 후보는 농심?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농심이 본격 김 사업에 도전하며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미래사업실까지 신설하며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집중한 만큼 김 사업까지 끌어안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은 라자드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성경식품 매각에 나섰다. 매각 가격은 3000억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성경식품은 1994년 설립된 후 2017년 어펄마캐피탈에 1510억 원에 인수됐다. 인수 당시 500억원대를 기록하던 매출은 지난해 1000억 원을 돌파하며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지난해 성경식품의 매출은 11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7 억원으로 전년 대비 365.21% 급증했다.
성경식품의 성장세는 글로벌 수출 실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인수 당시 해외 매출 비중은 0.8%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미국·캐나다·중국·일본·베트남 등 전 세계 12개국에 수출하면서 40%까지 늘어났다. 소금으로 맛을 낸 한국 조미 김이 해외에서 술 안주용으로 인기를 끌고 '저열량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이에 김 수출 규모도 덩달아 늘었다. 지난해 해양수산부는 김 수출액이 처음으로 1조 원(약 7.7억 불)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수산 식품 수출 역사상 단일 품목으로는 최고 실적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김 수출액은 6억 3697만 달러(약 8518억 원)로 전년 동기 35% 증가했다. 수출량도 동기간 3% 늘어 2만 2509t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1억 2893만 달러(약 1724억 원), 일본에서는 53% 늘어난 1억 3168만 달러(약 1760억 원)를 기록했다.
현재 다수의 식품 업체가 성경식품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중 한 곳이 농심이다. EY한영이 농심의 실사 작업을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농심은 올해 초 신사업 발굴을 전담하는 미래사업실을 신설한 만큼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이다. 미래사업실은 신사업을 모색해 기업 인수합병(M&A)을 전담으로 하는 부서로, 농심의 중장기 비전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고 실행하는 조직이다.
라면 외 사업에서 수익성을 높일 신사업을 발굴해 안정적인 사업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미래사업실은 농심의 핵심 부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약 4000㎡ 스마트팜을 구축한 것도 이 가운데 하나다.
농심은 최근 매출 신장과 유동성 확보에도 성공해 안정적인 사업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 1조 7332억 원, 영업이익 1050억 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2.1% 늘었다. 현금성 자산도 16억 원 증가해 1445억 원으로 마감했다.
농심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여러 기업에 M&A를 검토하고 있는데 성경식품도 그중 하나"라며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어 다음 달까지 기다려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어펄마캐피탈은 다음달 말 경영권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