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점점 매력을 잃어가면서 장기투자자들도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테슬라의 오랜 투자자 중 한 명인 로스 거버가 최근 테슬라 주식 6000만 달러어치를 매각했다. 로스 거버는 금융자문사인 거버 가와사키 웰스의 공동설립자로 그동안 테슬라에 대한 확실한 지지를 보낸 투자자 중 한 명이다.
거버는 테슬라 주식 6000만 달러어치를 팔았지만, 여전히 5000만 달러어치를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버는 테슬라 주식이 30~40달러대부터 꾸준히 주식을 사모아 한때 1억3000만 달러어치를 보유했던 인물이다.
테슬라의 오랜 지지자였던 거버가 돌연 테슬라 주식을 매각한 것은 아니다. 그는 올해 3월부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테슬라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거버는 지난 3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선 일론 머스크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머스크가 지난 1월 테슬라의 지분 25%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회사의 인공지능(AI) 프로젝트를 다른 곳에서 진행하겠다고 투자자들을 위협한 점을 지적하며 “망상에 가까운 머스크의 발언은 회사의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거버는 또 “테슬라에는 완성되지 않은 프로젝트가 너무 많다”면서 “우선 테슬라의 가치 회복에 가장 중요한 완전자율주행 기술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버가 이번에 6000만 달러어치를 매각한 직접적인 이유는 그의 인내심이 바닥이 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거버는 “아무도 테슬라 자동차나 로봇을 사는데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매각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지난 몇 년간, 그리고 최근까지도 세웠던 자동차 판매 목표치를 달성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어졌다고 그는 우려했다.
테슬라는 사실 분기 실적 발표때마다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놓았음에도 로봇공학과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앞세워 주가가 강세를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거버는 테슬라의 로봇공학과 완전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낙관론을 일축하며 “이는 올해, 내년, 내후년에도 자동차를 팔아야 한다는 사실에서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일 뿐”이라며 “그 어느 것도 곧 실현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 테슬라는 모델3과 모델Y에 대한 신모델 개발을 약속했지만, 아직은 감감무소식이다. 구형 모델에만 의존하면서, 테슬라 자동차는 할인판매에 크게 의존하면서 판매량이 늘어나도 수익을 갉아먹는 악순환에 갇히게 된 것이다.
거버는 중고차 시장이 오래된 테슬라 모델들로 가득 차 있다며 적정가격에 테슬라를 팔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머스크의 기행적인 행보 역시 우려를 낳고 있다. 머스크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보내면서 트럼프 당선 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끊겠다고 수 차례 공언하면서 테슬라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거버는 이와 관련해 “업계 최고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CEO는 정작 그곳에 일하지도 않고 차를 팔려고도 하지 않는 수렁과 같다”고 비판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장보다 2% 가량 하락하며 20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