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테슬라 급등에도 비트코인 지지부진, 가상화폐 상대적 박탈감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지난주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경험한 서학개미들은 이번주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환호하고 있다. 두 지표 모두 시장 예상치보다 괜찮은 것으로 나타나자 서학개미들의 최애종목인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22달러를 탈환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개장초 전장보다 3.51% 오른 122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테슬라는 전장보다 6% 이상 오르며 214달러를 탈환했다. 테슬라가 214달러를 웃도는 것은 지난 1일이후 처음이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개장초 전장보다 4.3% 이상 올라 5150을 웃돌았다. 지난 7일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로 인해 4400선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6거래일만에 17% 이상 오른 것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외에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닷컴, 메타 등 매그시피센트7 그룹 관련주들은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는 지난 2일 7월 고용보고서 발표와 함께 수년만에 최악의 공포를 경험했다. 미국의 7월 실업률은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4.3%를 찍었고,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도 시장 전망(17만5000건 수준)에 못 미치는 11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치자 지난 5일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하루만에 3% 떨어지며 2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급락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주 초 한때 65선까지 오르며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PPI와 CPI 증가율이 시장예상치보다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사라진 분위기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22일부터 시작되는 잭슨홀 미팅에 쏠리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공개적으로 향후 금리인하와 관련한 신호를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연준 의장은 관행적으로 잭슨홀 연설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한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초를 제시했는데, 이번에도 파월이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100%로 보고 있다. 다만, 금리인하폭이 0.25%P가 될지, 아니면 빅컷에 해당하는 0.5%P 이상이 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증시가 PPI와 CPI 호재에 쾌재를 부르고 있는 것과 달리,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비트코인은 한국시간 16일 새벽 업비트 기준 24시간 전에 비해 1.1% 상승한 834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0.13% 오른 373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4거래일만에 20% 이상 오른 것에 비하면 극도의 부진한 성적표에 해당한다. 비트코인은 CPI 증가율이 발표된 14일 오히려 24시간전에 비해 2.5% 이상 떨어져 8200만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향후 전만도 부정적이다. 싱가포르 소재 암호화폐 거래 업체 QCP 캐피털은 “블랙록에서 운영하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자금이 유입되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반등을 이끌만한 촉매제가 없어 4분기까지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