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8.09 08:58 ㅣ 수정 : 2024.08.09 08:58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IBK투자증권인 최근 미국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관련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p) 내리는 ‘빅컷(Big’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에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9월 FOMC에서 이른바 빅컷에 대한 시장 기대는 10%내외에서 85% 수준까지 급등했고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에 대한 언급이 등장하고 있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금융시장에서 발작적인 가격 변동이 나타나고 공포감이 짙어지며 미 연준이 뭐라도 해야하는 상황으로 몰리는 느낌”이라며 “이런 기대와 압박이 커지는 것은 이번 주식시장 폭락 사태가 큰 가격 조정 없이 계속 오른 주가에 대한 부담과 함께 경기침체 우려가 한 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면 정 연구원은 “당사는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 시나리오는 거의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이며 9월 FOMC에서의 빅컷 가능성도 지금 시장에서 형성돼 있는 확률만큼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오히려 지금 금융시장을 뒤덮고 있는 과잉반응을 경계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지만 아직 침체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이 같은 전망의 근거다. 또 일반 경기 둔화가 경기 침체로 연결되는 ‘신용 위험’ 현실화 가능성 역시 아직 낮다고 정 연구원은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지금 둔화되고 있는 고용 지표는 침체를 가리키기보다는 정상화 과정에 있음을 보여주고 ‘샴의 법칙’에 대한 해석도 팬데믹 이전과 이후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며 “경기 침체 가능성이 아직 높지 않다면 향후 연준 금리 인하 경로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반영해 형성되어 있는 지금 시장 기대보다는 완만하고 신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연준의 정책 결정이 이번 팬데믹 국면에서 전망에 기반한(Time-based) 대응에서 결과 기반(outcome-based) 대응으로 바뀌어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주식시장의 급등락을 제외하고 최근까지 발표된 경제 지표가 연준이 긴급 금리 인하나 빅컷을 결정할 만큼 큰 변화가 있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9월 연준 금리 인하폭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주식시장의 과민 반응이 과도하게 쏠려 있던 투자 심리로 인해 크게 확대된 금융시장 불균형에 기인한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금리 인하와 경기 둔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데 투자 심리는 균형 있게 보기 보다는 한쪽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고 갑자기 그 초점을 옮긴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9월 연준에 대한 과도한 기대 역시 어떤 결론이든 부정적인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 인하폭이 적으면 실망할 것이고 금리 인하 폭이 크다면 경기에 대한 우려는 더 깊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