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K-방산②] LIG넥스원 신익현 호(號), 미사일·국방로봇으로 150조 세계시장 '가속페달'

남지완 기자 입력 : 2024.08.08 05:00 ㅣ 수정 : 2024.08.08 17:17

UAE·사우디 이어 이라크서도 7조원 대 수주...중동 '미사일 강자'로 부상
美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로 34조원 대 글로벌 방산 로봇 시장 공략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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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자동차, 조선업 등이 지난 수십 년 간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방위산업이 새로운 '효자'로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K-방산'으로 불리는 이들 업체들은 해외시장에서 수주 성과가 두드러져 이제 한국경제 성장을 지탱하는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정세도 방위산업 성장에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3년째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대규모 방산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탁월한 방산제품 양산 능력을 갖춘 한국 기업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한국 기업은 재래식 무기부터 첨단무기까지 우수한 무기체계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현대로템의 'K2 전차'를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LIG넥스원 미사일체계 기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전투기 등이 대표적인 예다. <뉴스투데이>는 'K-방산' 대표기업의 제품 수출 성과를 비롯해 기업 가치 상승, 첨단 기술력 등을 집중 분석하는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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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현 LIG넥스원 대표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방산업체 LIG넥스원(대표 신익현·사진)이 미사일과 국방로봇 사업 등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글로벌 미사일 시장(약 116조원)과 국방로봇 시장(약 34조원) 규모는 무려 150조원대에 이른다. 이를 통해 LIG넥스원은 이미 갖춘 독보적인 K-미사일체계 사업 역량외에 새로운 먹거리인 국방로봇 분야에서도 국제적인 강자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찬 사업 청사진을 마련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 2022년 초 아랍에미리트(UAE),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와 각각 2조6000억원, 4조3000억원 규모 중거리지대공미사일(M-SAM) 천궁II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LIG넥스원은 최근 최근 2년 만에 7조원대 먹거리를 확보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전세계 미사일 시장 규모가 2022년 619억6000만 달러(약 85조2500억원)에서 해마다 4.58% 성장해 2029년 847억7000만달러(약 116조6400억원)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LIG넥스원은 주로 중동 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형태로 유도무기(미사일체계) 사업을 펼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116조원 대 규모로 커지는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와 같은 시장 잠재력에 힘입어 LIG넥스원 몸값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올해 초 2조8226억원이었던 LIG넥스원 시가총액은 올해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인 6월 28일 기준 4조84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 시가총액은 6개월 만에 약 71.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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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사진=뉴스투데이]

 

실적 역시 가파른 상승세다.

 

LIG넥스원은 2022년 매출 2조2208억원, 영업이익 1791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 매출 2조3086억원, 영업이익 1864억원이다.

 

하나증권은 LIG넥스원이 △올해 매출 2조8775억원, 영업이익 2450억원 △2025년 매출 3조3805억원, 영업이익 33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대다수 증권사는 LIG넥스원 실적이 최소 2026년까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올해 초 사우디로부터 수주한 천궁II 물량이 모두 공급되려면 최소 수 년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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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이 양산하는 천궁II [사진=방위사업청]

 

이와 함께 LIG넥스원이 지난달 미국의 대표 4족보행 로봇 기업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확정지은 점도 주요 관전포인트다.

 

LIG넥스원은 그동안 사업 포트폴리오가 미사일 등 유도무기 부문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 미래 무기 산업의 핵심인 4족보행 로봇 기업을 인수해 신규사업도 확장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미사일과 로봇 등 공중과 육상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LIG넥스원의 사업다각화 노력은 올해초부터 예상됐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는 올해 초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주력인 유도무기 분야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속하고 유무인 복합체계 등 미래 성장 동력의 연구개발(R&D)에도 힘쓸 것”이라고 경영방침을 밝혔다.

 

신 대표 계획대로 LIG넥스원은 기존 유도무기 사업 역량과 유무인 복합체계와 연관된 고스트로보틱스를 인수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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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부터 수주잔고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 LIG넥스원 급증하는 수주잔고에 '즐거운 비명'

 

LIG넥스원은 2022년 UAE와 2조6000억원대 천궁II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사우디와 4조3000억원대 천궁II 공급 계약을 맺어 수주 잔고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LIG넥스원 자료에 따르면 회사 수주잔고는 △2021년 8조307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 12조2651억원 △2023년 19조5934억원으로  증가했다.

 

수주잔고는 누계 수주 물량에서 인도한 제품을 제외하고 향후 공급할 남은 물량을 뜻한다. 즉 수주잔고가 늘어난다는 것은 향후 수년 동안 안정적으로 인도할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LIG넥스원 수주잔고가 2022년에 크게 늘어난 것은 UAE 수주 물량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수주 소식은 올해 2월 LIG넥스원 공시를 통해 알려졌다"며 "LIG넥스원 측은 이미 지난해 말 사우디와 천궁II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여 2023년 수주 잔고에 관련 계약 물량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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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 정밀타격 매출 증가가 총 매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이에 대해 LIG넥스원 관계자는 “천궁II와 같은 첨단 무기를 수출하는 것은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자세한 수출 시기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증권업계는 2022년 LIG넥스원 정밀타격 부문 매출이 크게 늘어 이때부터 천궁II 수출이 진행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천궁II 사업이 포함된 LIG넥스원 정밀타격 부문은 △2021년 매출 1조91억원  △2022년 매출 1조2416억원 △2023년 1조1428억원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하나증권은 LIG넥스원 정밀타격 부문이 올해 매출 1조1278억원 △2025년 매출 1조463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업계는 대규모 해외 수주를 기반으로 수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한다.

 

일반적으로 국내에 방산제품을 공급하는 것 보다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 마진(이윤)이 더 많이 남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2023년 총 매출 2조3086억원 가운데 수출을 통한 매출이 3584억원을 기록해 비중이 15.5%를 차지했다. 

 

LIG넥스원은 올해 예상 매출 3조1483억원 가운데 수출액이 7700억원으로 매출 비중이 24.5%를 차지하고 2025년에는 예상 매출 3조8569억원 가운데 수출액이 9975억원으로 매출 비중이 25.9%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연간 매출액 가운데 수출액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마진도 계속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은 2022년 UAE, 2024년 사우디로부터 대규모 천궁II 수주를 이끌어냈으며 최근 이라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만약 이라크로부터 수주에 성공하면 2030년 이후 중동 지역에서 천궁II를 기반으로 오랜 기간 미국 미사일을 대체해 중동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방위사업청은 지난 5월 천궁III 체계개발 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천궁III는 기존 천궁II 요격고도 20~40km를 2배로 늘리고 교전능력도 강화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군(軍) 관련 사업은 △방위사업청이 전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국방과학연구소(ADD)가 R&D를 담당하며 △향후 군 수요를 파악한 후 관련 기술을 활용한 양산능력이 있는 기업이 방산제품을 수주해 생산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천궁II 양산 기술력을 보유한 LIG넥스원이 향후 천궁III 양산도 책임질 것으로 보여 회사 정밀타격 부문 사업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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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로보틱스 비전60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고스트로보틱스]

 

■ LIG넥스원, 새 먹거리 '고스트로보틱스' 확보해 34조 국방로봇 시장 공략 

 

LIG넥스원은 지난 7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국투자PE)'와 함께 미국의 유명 4족보행 로봇 전문기업 고스트로보틱스의 총지분 가운데 60%(약 332억원)를 취득해 인수를 끝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IG넥스원은 미국 재무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투자 승인을 비롯한 모든 투자 절차를 마무리해 고스트로보틱스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고스트로보틱스는 △2020년 매출 43억원·당기순손실 18억원 △2021년 매출 95억원·당기순손실 23억원 △2022년 매출 276억원·당기순이익 1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아직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인수로 LIG넥스원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등 각종 방산역량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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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국방 로봇 시장 규모 [사진=뉴스투데이]

 

이를 통해 LIG넥스원은 34조 원대 전세계 국방 로봇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리서치(Business Research)에 따르면 2021년 전세계 국방 로봇 시장 규모는 158억달러(약 21조750억원)였으며 해마다 7.73% 성장해 2027년에는 247억달러(약 34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LIG넥스원은 고스트로보틱스를 활용해 한국 군(軍)이 추진 중인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는 물론 탐색·구조, 화재감시·진압, 장애인 안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LIG넥스원의 사업 방향은 기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LIG넥스원 사업은 △천궁II 등이 포함된 정밀타격 부문 △감시정찰 부문 △항공· 전자 부문 △지휘통제 부문 등으로 나눠져 있다.

 

2023년 말 기준으로 LIG넥스원 정밀타격 부문 매출은 1조1428억원으로 총 매출 2조3086억원 가운데 약 50%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로 LIG넥스원 감시정찰 또는 지휘통제 부문 사업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이는 기업 경영을 더욱 안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고스트로보틱스와 협력해 올해안에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 콜라보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두 회사가 윈윈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스트로보틱스는 길이 85cm, 넓이 54cm, 높이 76cm 크기인 4족 보행로봇 ‘비전60’의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로 LIG넥스원은 정밀타격 부문 외에 방산사업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군(軍)의 현대화, 첨단화, 무인화 등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상헌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전 60 제품은 경쟁사 로봇과 비교해 배터리 지속시간이 길고 부품 모듈화로 교체 수리를 빠르게 할 수 있으며 높은 방수 등급과 기동성을 갖추고 있다”며 “이 같은 역량을 활용해 향후 국방로봇 분야는 LIG넥스원-고스트로보틱스, 현대로템-레인보우로보틱스의 양강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는 “LIG넥스원과 고스트로보틱스는 각자 사업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연구인력과 인프라를 보유한 ‘R&D(연구개발) 중심기업’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이번 인수로 두 회사가 보유한 최첨단 기술을 융합해 국방-민수 분야를 아우르는 시너지를 창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새롭고 독보적인 성장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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