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사업성장세 둔화에 발목잡힌 MS, 엔비디아는 기사회생 12% 껑충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AI(인공지능) 선두주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의 희비가 엇갈렸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장초 전장보다 1.23% 하락한 417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개장전 시간외거래에서는 한때 6%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0일(현지시간) 정규장 마감 후에 지난 2분기 매출 647억달러(약 89조원), 순이익 220억달러(약 30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5%, 순이익은 10% 늘었지만 AI 운영의 핵심 사업부문인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 사업 매출이 285억달러로, 시장예상치인 287억달러에 못 미치면서 실적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애저 사업부문의 직전 분기 성장률은 31%였고, 월가 전문가들은 30~31% 증가를 예상했는데, 결과적으로 29%에 그치면서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주가하락을 이끌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실적발표후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6% 넘게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정규장에서는 낙폭의 상당부분을 만회하는 모습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부문의 부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에 의문부호를 던져주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부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향후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대규모 투자 대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반면 엔비디아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개장초 전장보다 12% 이상 오르는 등 전날의 급락세를 모두 만회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엔비디아의 향후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수요를 폭발시킨 것이다.
D.A. 데이비드슨의 수석 소프트웨어 애널리스트인 길 루리아는 “마이크로소프트는 핵심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이 둔화된 반면 AI에 대한 대규모 자본 지출 증가를 보였다”면서 “이는 엔비디아 매출증가로 이어질 것이며 엔비디아 주주들에게는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전했다.
XTB의 캐슬린 브룩스 연구 이사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엔비디아의 고품질 AI 칩 수요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본 지출 증가는 엔비디아의 수익에 좋은 소식”이라고 언급했다.
거대한 AI 사업을 운용하기 위해선 막대한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엄청난 돈을 투자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이번 실적발표에서 드러났듯이 이같은 대규모 투자가 과연 얼마나 많은 수익을 안겨줄지는 불투명하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앞서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 역시 비슷한 딜레마를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AI 사업에 대한 투자가 실속에 비해 지나치게 규모가 방대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AI 챗봇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130억달러를 투자했고 인프라 구축에도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전 세계 데이터 센터 네트워크 확장과 용량 제약을 극복해야 한다며, 자본 지출(금융 리스 포함)이 78% 증가하여 분기 동안 19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대규모 투자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AI 첨단칩 제조업체에는 향후 매출증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희소식이다.
AMD 역시 3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며, AI 칩 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개장초 한때 10% 이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