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시밀란 리브어보드 (14) 시밀란 리브어보드 다이빙을 마치다
[태국(시밀란)/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간간이 수중 시정이 좋아지면서 많은 종류의 물고기 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난파선의 어느 부분에 가니 엄청나게 많은 수의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모여 있었고 다이버들이 다가가자 이동하기 시작하는데 이 또한 장관이었다.
근처에 있던 로빈 강사가 필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어느 한쪽을 보라고 신호한다. 가리키는 쪽을 향해 가까이 다가가는데 무늬가 화려한 곰치 같은 녀석이 보였다. 이 녀석은 무늬가 마치 표범 같다 해서 이름이 ‘레오파드 곰치’다. 처음 보는 녀석이다.
이어서 박성백 강사가 뭔가에 집중하는 것이 보였다. 박 강사의 카메라가 향하는 방향을 따라가 보니 오징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는 여러 번 봤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살아있는 오징어를 보는 것은 처음이다.
자그마한 녀석이 움직이는 것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약간 어두운 곳에서는 랜턴을 켜고 오징어를 촬영했는데, 나중에 컴퓨터에서 확인한 모습은 마치 에일리언 영화에 나오는 괴물 같은 모습이었다.
엄청나게 시정이 좋지 않았던 마지막 다이빙에서 이 두 녀석(레오파드 곰치, 오징어)을 본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그러나 여기 난파선 포인트도 수중 시정이 좋았다면 다양한 종류의 어류와 특정 물고기들이 떼지어 움직이는 모습으로 인하여 눈이 즐거웠음은 물론 큰 감동을 받았을 거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어느덧 출수할 시간이 되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모선에 올라 샤워 및 짐을 챙기고 점심식사를 기다렸다. 배는 벌써 항구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한 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바다를 바라보면서 지난 며칠간의 추억에 빠져있는 동안에 배는 항구에 접근하고 있었다. 이제 다이버들은 각자의 숙소로 갔다가 내일 저녁에 공항에서 귀국편 항공기에 탑승한다.
필자는 ‘도깨비 샾’의 오 대표가 예약해준 호텔로 향했다. 호텔은 깔끔하고 쾌적했고, 호텔의 샤워실(배의 샤워실에 비하면 천국이다)에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우니 며칠 동안 흔들리는 배 위에서 지내며 다이빙을 했던 기억이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간다. 그러면서 육지의 편안함을 느꼈다.
저녁에는 ‘도깨비 샾’의 오 대표가 필자와 몇몇 다이버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소주 한잔하면서 리브어보드 다이빙 뒷얘기를 하느라 밤이 깊어갔고, 다시 한번 육지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날 호텔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한 후 필자는 저녁에 푸켓 공항으로 갔고 공항에서 박성백 강사를 포함한 다이빙 멤버들을 다시 만났다. 하루만에 다시 보는데 왜그리 반가운지! 다른 이들은 푸켓 시내 관광을 했다고 한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이제 여행이 끝나간다고 생각해서인지 긴장이 풀리면서 몸이 급속히 피곤해짐을 느꼈고, 비행기에 올라 좌석에 앉자마자 깊은 잠에 빠졌다.
이렇게 해서 버킷 리스트중의 하나였던 리브어보드 다이빙 여행을 마쳤다. 리브어보드 다이빙을 경험해 보니 배 위에서 먹고 자며 다이빙을 하는 것이 마냥 편하고 좋을 줄만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굳이 장단점을 얘기하자면, 장점은 다이빙 포인트와 리조트를 오가는 시간을 절약하면서 다이빙에만 몰두할 수 있고, 휴식 시간에는 가슴이 탁 트이는 바다를 원없이 바라보며 쉴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이라면 좁은 배에서 생활하는 것과 야간에 배가 이동할 때는 엔진 소음 때문에 잠자는 것이 조금 힘들었다는 것인데, 그러나 리브어보드 다이빙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욱 많은 매우 낭만적인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리브어보드 다이빙은 열악한 수중 시정 때문에 다이빙 만족도는 절반 정도에 그쳤다고 할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이곳의 수중 환경은 필리핀이나 팔라우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이었다. 시밀란은 어류들의 크기가 필리핀이나 팔라우 등지에서 사는 녀석들보다 대체로 컸고, 그렇게 큰 녀석들이 무리 지어 다니는 것은 또 다른 감동을 주었다.
시밀란은 가능하다면 내년에도 다시 한번 가보려고 한다. 그리고 시야가 환상적인 수중에서 자연과 함께하며 풍류를 즐기고 싶고, 돌아보지 못한 푸켓 시내도 제대로 구경하고 싶다.
지금 서울은 더위가 한참인 7월이다. 다시금 지난 1월의 시밀란이 생각나며 다시 열대의 바다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필리핀의 바다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 시밀란. 그때 촬영한 사진을 다시 보면서 시밀란의 추억에 빠진다. (시밀란 리브어보드 이야기 끝)
※ 박성백 강사가 촬영하여 편집한 ‘시밀란 스쿠버다이빙’ 동영상을 첨부하니 참고하시기를! 박성백 강사는 부인과 함께 “박장대소 BigSmall_couple”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열정적인 젊은 다이버로서, 세계의 많은 지역을 다니면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며 촬영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하고 있다.
시밀란 다이빙 1편
시밀란 다이빙 2편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