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 인천대의 연구형 대학 비전 (상)] 박종태 총장, “인천대를 ‘매력적 목적지’로 만드는 게 ‘INU SURE LAB’의 최종 목표”

이태희 입력 : 2024.07.29 06:25 ㅣ 수정 : 2024.07.29 06:25

박종태 총장의 ‘INU SURE LAB’= '연구형 대학 전환'을 위한 풀뿌리 연구인력 공급 계획
“전임 교원 1명을 연구인력 0.9명이 지원하는 랩의 열악한 실정, 연구의욕 저하 초래”
“인천대의 연구성과는 성장추세지만, 학령인구 감소라는 대변화에 대응해야”
“ ‘INU SURE LAB’의 최종 기대효과는 인천대 브랜드 가치 제고, 매력적 목적지가 돼야”
“ 9개 세부 사업 중 ‘랩-빌딩 지원사업’, ‘우수대학원생 장학금 사업’ 등 선호도 높아”
“기본인력 보유한 랩이 증가세, 언제나 큰 결실의 시작은 작은 변화에서 시작”
“올해 1학기 자대생 대학원 입학자 수는 237명으로 29.5% 포인트나 늘어나”
“ ‘INU SURE LAB’이 확장되면 연구자들에게 인천대가 ‘매력적인 연구정착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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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 박종태 총장은 지난 2021년 5월 취임 이후 ‘연구형 대학’을 비전으로 정립하고 추진해왔다. 그 축은 두 가지이다.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시작된 ‘집단연구체계’와 ‘INU SURE LAB’이 그것이다. 전자는 우수연구기관을 육성해 인천대 시그니처 연구소를 발전시키는 프로젝트이고 후자는 연구랩 빌딩을 통한 연구인력의 선순환적 확보 프로그램이다. 이들 프로젝트는 단기간에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2023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종합순위 21위,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수 국공립대 2위, 교육여건 전국 9위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인천대의 연구형 대학 비전의 성공요인과 과제를 심층분석함으로써 글로벌 경쟁과 저출산이라는 도전에 직면한 대학의 발전전략을 위한 벤치마킹 사례를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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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 박종태 총장은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이후 추진해온 '연구형 대학' 비전의 성과와 의미 등에 대해 설명했다. 박 총장은 "큰 결실은 작은 변화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인천대]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인천대가 국제수준의 연구형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추진한 핵심 모델은 ‘융복합집단연구체계’ 구축이다. 전통적인 학과간의 구별이 무의미해지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학의 경쟁력은 문제해결능력에 있다는 혁신적 발상을 기반으로 삼는다. 교내의 우수연구소들을 중심으로 대형 국책 과제를 수주함으로써 구체적 성과를 거둬낸다는 구상이다. 

 

인천대는 이 같은 실용적 연구역량 강화를 추진하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에 직면했다. 집단연구체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하려면 교내 우수연구소들을 다수 확보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 집단연구체계의 성공을 위한 토양이 우수연구소의 증대이다. 연구소는 전임교원과 연구자 단위의 연구랩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인천대 연구랩은 위계(Hierarchy)별 연구 인력의 부족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연구 기본 인력(전일제 박사과정생 1명+전일제 석사과정생 2명)을 보유한 랩이 전체 연구랩의 15.5%인 30개소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연구의 선순환 구조 마련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었다. 

 

박종태 인천대 총장은 이 같은 현실을 정면돌파하고 있다. ‘SURE:SUstainable human REsource Management Program for Research LAB(연구랩을 위한 지속가능한 인력관리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연구 기본인력을 갖춘 연구랩을 빠른 시간내에 증대시키는 게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즉 풀뿌리 연구인력을 강화하는  ‘INU SURE LAB’을 통해 우수 연구소 증대를 가능케하는 토양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연구형 대학 발전모델을 구상할 때, ‘연구인력 강화’를 먼저 추진한 뒤 ‘융복합집단연구체계’를 구축하는 게 일반적인 순서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인천대학교의 경우 이 순서가 역전돼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INU SURE LAB’ 은 우수연구소 부족이라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2022년 시작된 ‘융복합집단연구체계’라는 인천대의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나온 문제점인 우수연구소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2023년 ‘SURE LAB’이 새롭게 추진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대의 이러한 문제해결과정은 국내 대학들이 열악한 현실조건을 이겨내면서 새로운 성장의 방향을 모색하는 방법론으로 평가된다. 

 

박종태 총장은 <뉴스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은 ‘SURE LAB’의 추진배경, 세부사업 추진과정, 1년만에 거둔 성과 등에 대해 밝혔다. 

 

 

Q. 인천대를 국제적인 연구형 대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융복합집단연구체계’라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출범시킨지 일년 뒤에 ‘INU SURE LAB’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A. 모든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인재이다. 그런데 우리 대학의 연구 인력 공급 구조가 불안정해 전임 교원의 연구 의욕이 현실적으로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인천대의 연구랩(LAB) 200여개 중 박사생 1명 석사생 2명이라는 기본 연구인력을 보유한 랩은 전체의 15.5%인 30개에 불과했다. 평균적으로 보면 우리 대학의 랩은 전임 교원 1명을 연구인력 0.9명이 지원하는 열악한 실정이다. 이러한 인력부족은 연구의욕 저하라는 악순환을 낳게 된다.

 

그 이유는 학생들의 선택에 있었다. 본교의 우수한 학부생 및 대학원생이 본교의 상위 학위 과정에 진학하는 대신에 타학교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심각했다. 모든 산학협력연구의 기본 단위는 전임 교원 개인의 연구실 또는 실험실을 의미하는 랩(LAB)이라고 볼 수 있다. 기본이 흔들리면 인천대학이 연구형 대학으로 성장하는 데 심각한 장애가 생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서 풀뿌리 연구역량인 랩의 인재 공급구조를 대대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INU SURE LAB’을 추진하게 됐다. 

 

 

Q. 인천대가 연구 인력 공급에 어려움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우리 대학의 연구 성과는 양적 안정화 및 질적 성장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연구자들에게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전임 교원 1인당 SCI급 논문은 0.60편(2022년 기준)으로 안정적이다. 연구의 양이 우수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질적으로 볼 때도 CNCI(Category Normalized Citation Impact. 범주 정규화된 인용 영향) 3년 평균이 2020년 0.84에서 2022년 0.93으로 큰 폭의 증가추세이다. 인천대 전임 교원의 논문을 인용하는 빈도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 등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 획기적인 연구 인력 공급 프로젝트가 필요해지고 있다. 인천대학이 매력적인 연구 정착지로 발전해야 학령 인구 감소라는 인구학적 도전에 효과적으로 응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Q. 인천대가 강화하려는 위계별 연구인력을 육성하는 데 얼마나 걸리나.  

 

A. 연구랩이 위계별 연구 인력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6년이 소요된다. 학부 고학년생과 석사생이 인천대 대학원에 진학해 박사가 돼 후배 연구자들을 멘토링하며 과제를 수행하는 데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자생적 육성 기간’이 최소 6년이라는 의미이다. ‘INU SURE LAB’이라는 대규모 인력 공급 프로젝트를 도입하면 연구랩 구축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기본연구 인력을 확보한 연구랩을 빠르게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Q. 이 프로젝트의 핵심적인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A. 크게 4가지 정도로 예상하고 프로젝트를 설계했다. 첫째, 인력양성이다. 2024년 기준으로 연간 278명 이상이 지원을 받는 것을 목표치로 잡았다. 그 중 254명이 본교 대학원생들이다. 둘째는 연구성과 창출이다. 우수 인력이 늘어나면 당연히 연구성과도 많아진다, JCR 상위 10% 이내 논문 200편 이상, IF 10 이상 60편 이상 등의 연구성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셋째, 랩 활성화이다. 전일제 석박사 대학원생들을 모두 보유한 랩을 2022년 기준 44개에서 2027년 100개로 증대하는 게 목표이다. 넷째, 인천대학 브랜드 가치 제고이다. 이는 최종적인 효과이다.  ‘INU SURE LAB’을 성공시켜 국내외 잠재연구 인력들에게 ‘매력적인 목적지’로 부각된다면 연구형 대학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INU SURE LAB’의 세부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A. 세부 사업은 총 9개로 설계됐다. ‘랩-빌딩 지원사업’, ‘우수 대학원생 장학금 지원사업’, ‘박사후연구원 랩 고용지원사업’, ‘국외 연구자 방문 연구지원사업’, ‘국외 대학(원)생 방문 연구지원사업’, ‘박사후연구원 국외연수 지원사업’, ‘박사과정 대학원생 국외단기연구 경비 지원사업’, ‘지도교수 동행 대학원생 국외연수 지원사업’, Overseas Platform구축 사업‘ 등이다. 지난 해 5월 우리 학교 전임교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이들 세부사업에 대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쳤다. 어떤 세부 사업이 ‘INU SURE LAB’의 취지에 가장 부합하고 가장 많은 예산이 투여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현장의 의견을 청취한 것이다.  

 

그 결과 전 계열 교원들이 공통적으로 ‘랩-빌딩 지원사업’, 우수대학원생 장학금 사업‘, ’박사후 연구원 인력지원 사업‘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반면에 ’국외 연구자 방문 지원 사업‘, ’국외 대학원생 방문연구 지원사업‘ 등에 대한 선호도가 낮게 나타났다. 이 같은 의견을 참고했지만 사업별 예산을 미리 할당하지는 않았다. 사업신청 상황을 고려해 유연하게 사업별 예산이 분배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할 때, ‘INU SURE LAB’ 프로젝트가 제대로 작동해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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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 박종태 총장은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INU SURE LAB’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연구자들에게 인천대는 ‘매력적인 목적지’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인천대]

 

 

Q. 가장 선호도가 높았던 ‘랩-빌딩 지원사업’과 ‘우수 대학원생 장학금 지원사업’, ‘박사후 연구원 랩 고용지원사업’ 등은 어느 정도 참여율 및 성과를 보였나.

 

A. ‘랩-빌딩 지원사업’은 2023년 10월에 99개 랩의 참여로 시작했다. 한 학기 동안 약 5억원을 투입하여 128명의 연구인력이 지원을 받았다. 박사수료 11명, 박사생 29명, 석박통합생 2명, 석사생 86명 등이다. ‘우수 대학원생 장학금 지원사업’은 2023년에 약 4억원을 투입하여 본교 출신의 우수한 대학원 신입생에게 3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전일제 대학원 신입생 중 직전 학위과정의 평점평균 성적순으로 선정했다. 열심히 공부한 연구인력은 ‘INU SURE LAB’ 프로젝트의 혜택을 받도록 한 것이다. ‘박사후연구원 랩 고용지원사업’은 2023년에 7명의 박사급 연구인력을 선정하여 인건비를 지원했다. 2023년에 ‘INU SURE LAB’ 사업에 11억여원을 집행했고, 2024년에는 20여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놓은 상태다.

 

 

Q. 아직은 사업 초기라고 볼 수 있는데,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나. 

 

A.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반응이 대단히 좋다. 학교가 우수 연구인력을 지원한다는 시그널 자체가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손에 잡히는 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2학기에 ‘랩-빌딩 지원사업’에 신청한 99개의 랩 중 소위 기본인력을 보유한 랩은 32개였으나 올해 1학기에 지원한 100개의 랩중 기본인력을 보유한 랩이 36개로 늘었다. 4개가 증가한 것이다. 작은 수치라고 볼 수도 있지만 증가세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언제나 큰 결실의 시작은 작은 변화에서 시작한다는 진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학원 입학생 중 인천대 학생의 비율이 현저하게 늘어난 것은 더 의미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다른 대학이 아니라 모교를 선택해서 석박사 과정 공부를 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2022년 대학원의 자대생 입학 비율은 53.0%였는데 2023년 1학기에는 53.7%였다. 유의미한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2024년 대학원 입학생 중 자대 비율은 61.4%로 급증했다. 7.7%포인트가 증가한 것이다. 입학생 숫자로 보면 그 증가세를 실감할 수 있다. 2023년 1학기 자대생 입학자 수는 183명인데 2024년 1학기 자대생 입학자 수는 237명으로 29.5% 포인트나 늘었다. 

 

이처럼 모교 대학원에 진학하는 인천대 졸업생들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현상이 내가 강조하는 ‘손에 잡히는 변화’이다. 5개월 동안 11억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한 ‘INU SURE LAB’ 프로젝트가 이 같은 변화를 견인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INU SURE LAB’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우리 대학 구성원뿐만 아니라 타 대학의 연구자들에게도 인천대가 ‘매력적인 목적지’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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