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박상기 칼럼니스트] 악동이며 악당인데 의외의 탄탄한 서민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희한한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대통령 도날드 트럼프. 각종 비리와 스캔들로 탄핵위기에 몰렸었고 현 시점에도 사법 리스크에 백척간두를 걸어가고 있는 트럼프.
그가 선거 유세장에서 총을 맞았다. 얼굴에 피를 흘리며 그는 일어섰고, 주먹을 불끈쥐며,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Fight를 세번 외쳤다. 암살에서 살아 났다. 그리고 백악관 재입성 가능성의 신호탄이 더높이 쏘아 올려졌다.
최근들어 그의 백악관 재입성을 가장 확실하게 밀어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바이든 현 대통령. 노환에 의한 정상적인 국가통치자로서 수행역량 상실상태로 심지어 민주당 내에서조차 의심 받는 수준을 넘어 현실적 위기상황으로 인식되어, 대선주자 교체설이 파다하다. 언제 다리 힘이 풀려 대통령 전용기 트랩에서 넘어질지, TV방송에서 심각한 치매증상을 언제 또다시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게 될 지 몰라 노심초사하는 정도이다.
투표전 바이든의 노환, 치매에 따른 심각한 증상 노출은 단 한번으로도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기정사실화 시킬 것이 자명하기에, 이제 두 후보의 용호상박 토론이 관건이 아닌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오바마 여사, 또 누구누구가 바이든을 대신할 수 있다라더라 말은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트럼프를 대적해 대선승리를 안겨다줄만한 후보감은 민주당에 없다는 사실은 공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인 사법 리스크를 극대화 및 현실화 시키는 것만이 바이든이 기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선 전략이다. 즉 전략이 없다는 사실이다.
미국도 강력한 대통령후보를 엄준한 사법적 잣대만으로 가차없이 심판할 수 있는 간 큰 사법 조직도 없다. 이미 대통령이나 다름없는 후보의 역린을 건드리는 것은 매너가 아닌 것이다.
미 대선도 인기투표다. 인기투표는 진실도 사실도 엄중한 역량평가가 관건이 아니다. 그냥 대중에게 어필만 잘하면 대권을 거머쥐는 것이다.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을 예단하는 바로 그 이유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인 서민 노동자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거의 유일한 공화당 출신 대통령 당선자가 이제 그 두번째 승리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어떻게 트럼프는 대중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걸까?
"선거결과에 이변은 없다. 오판만 있을 뿐이다. 막연한 낙관론, 요행심리에 한가닥 희망에 기댄 패자의 변명논리가 바로 이변이다."
악당 트럼프는 어떻게 승자로 부상할 수 있었는가? 바로 그가 악당이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악당인 것이다. 빌런 히어로. 바로 악당영웅인 것이다. 민주당과 정통 공화당 인사들 공히 트럼프를 악당으로 본다. 아니 사람들도 트럼프를 악당으로 봐주길 간절히 바란다. 왜?
이유는 극히 간단명료하다. 트럼프의 정책이, 그의 이미지가, 그의 언행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더 솔직히 말한다면, 트럼프가 그들보다 대중의 인기를 더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트럼프에 반기를 드는 정치인들을 그가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상관없이, 바로 그들이야말로 진짜 악당이자 파렴치한 거짓말 사기꾼 정치인으로 낙이 찍고 맹공을 퍼붓는다. 한마디로 싫다, 아주 싫다는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를 통해서 카타르시스를 희열을 대리만족을 느끼며, 동시에 크나큰 기대를 품고 바라보며 무한 지지를 보낸다. 의회 난입 사건은 바로 트럼프 지지자들의 그 속성을 극명하게 현실에서 드러낸 사건이었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십대들의 열기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광기에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정치인은 지상 최고의 연예인이다. 인기 없는 연예인이 일거리가 없는 것처럼, 유권자 대중의 인기를 얻지 못하는, 특히 상대보다 인기없는 정치인 역시 권좌를 차지 할 수 없다. 누가 포퓰리즘을 비판하는가? 인기없는 정치인들이며, 곧 그들은 유력 정치인이란 타이틀을 잃어 버린다. 그게 현실 정치이다. 어찌 되었든 트럼프는 인기절정의 아이돌이다.
트럼프 그는 대중이 자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정치력을 갖고 있다. 심지어 상대진영이 트럼프는 온갖 불법 부정을 저지른 악당이며, 대통령으로서 객관적 자질과 품성이 부족하다며 맹비난을 퍼부을 때마다, 오히려 그의 지지층 더욱더 견고히 결집하고 확대되는 데, 어떻게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는 말인가?
더구나 최강의 대선 경쟁자인 바이든 대통령이 의도치 않게 트럼프의 승리를 강력히 밀어주는 이 블랙코미디 같은 기막힌 행운을 맞아, 트럼프는 지는 게 더 어렵다.
2025년 백악관의 새 주인은 바로 트럼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