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너지, 에너지의 미래를 개척하다! ② - 스미토모 상사(住友商事) (上)
일본 종합상사는 “라면에서 로봇까지” 세상의 모든 영역에 손을 뻗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오랜 기간 동안 새로운 사업기회를 탐색하고 선제적인 투자로 비즈니스를 육성해 온 역사적 결과물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친환경, 디지털화 트렌드를 타고 종합상사의 신규사업 도전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 종합상사의 미래사업 투자 동향을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 포착의 힌트를 얻어 보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조항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지산지소(地産地消) 사업이란 제조한 국가에서 소비를 추진하는 사업으로, 수소는 안정성 문제로 인해 석유연료에 비해 수송비용이 높기 때문에 지산지소 사업이 가장 효율적이다.
• 수소의 지산지소 비즈니스 전개 - 영국 Bacton 수소제조, 호주 Gladstone 그린수소 사업 등
영국에서는 스미토모 상사와 Summit Energy Evolution(스미토모 상사 100%)이 Progressive Energy(PEL)와 영국 Bacton 가스터미널을 중심으로 한 수소 가치사슬(Value Chain) 구축을 통한 주변지역 탄소중립화 공동개발 계약을 2023년 5월 체결했다.
영국 남동부에 위치한 Bacton 가스터미널은 영국 천연가스 수요량의 약 3분의 1을 취급하는 대규모 천연가스 집적지로 영국 정부는 동 가스터미널 주변지역에서 수소 제조부터 저장·수송에 이르는 일관 가치사슬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스미토모 상사와 Summit Energy Evolution은 이미 Bacton 가스터미널의 탄소중립화를 위한 사업화 조사에 참여한 바 있고, 금번에는 수소제조 역량을 보유한 PEL과 함께 2030년에 블루수소 연간 약 5만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2040년 이후에는 해상풍력발전을 이용한 그린수소 제조에도 착수해서 최대 연간 약 121만톤의 블루 및 그린수소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호주 Queensland주 Gladstone에서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그린수소 지산지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1년 8월 영국·호주 기반 대형자원업체인 Rio Tinto와 Yarwun 알루미나 정제공장에 수소 파일럿플랜트 건설 공동검토에 대한 기본합의(LOI)를 체결했고, 2023년 7월에는 최종투자결정(FID)이 이루어졌다.
2025년 상반기에 Rio Tinto용으로 연간 약 250톤의 수소를 공급할 예정이며, 이후 상업 규모로 수소제조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Gladstone 프로젝트 개념도 >
• 광촉매 이용한 최첨단 수소·암모니아 기술 지식 축적
신기술 개발 관련으로는 미국의 수소기술 스타트업 Syzygy Plasmonics(Syzygy), 한국 롯데케미칼 HQ(롯데케미칼 및 Lotte Fine Chemical)와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광촉매를 이용해 암모니아를 분해하고 수소를 제조하는 사업가능성조사 실시를 2022년 8월 합의했다.
Syzygy는 2017년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미국 라이스(Rice) 대학에서 개발한 광촉매를 이용해서 수소를 제조하는 최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동사의 기술은 통상의 열분해 방식보다 저에너지, 저비용, 고효율 수소제조가 가능해서 주목 받고 있다.
스미토모 그룹은 2019년에 Syzygy에 출자, 최첨단 수소·암모니아 기술 지식을 축적하고 동사의 기술을 활용한 수소·암모니아 관련 기술개발·실증에 노력해 왔다.
본 실증 프로젝트는 한국 최대의 암모니아 유통기업인 롯데케미칼과 제휴하여 Syzygy의 광촉매 반응기를 이용한 암모니아 분해 및 수소제조를 실증하는 것이다.
< Syzygy의 광촉매 기술 >
관련 안건으로 Syzygy가 미국의 연구기관인 RTI International과 진행하는 “광촉매 기술을 이용한 세계 최초 지속가능 연료제조 프로젝트”가 있다.
롯데케미칼 프로젝트는 암모니아를 분해하여 수소를 제조하는 것이지만, 본 프로젝트는 Syzygy의 광촉매기술로 메탄과 CO2에서 합성가스(일산화탄소와 수소의 혼합가스)를 제조한 후, RTI International의 설비를 이용해 SAF(지속가능항공연료)와 메탄올 등 다양한 저탄소 연료를 제조하는 것이다.
또한, 원료인 메탄 대신에 바이오가스를 사용한 바이오 연료 제조도 계획하고 있다.
• 다양한 수소제조기술 활용, 저비용으로 에너지 효율 제고 가능
그리고 새로운 전해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H2Pro와 그린수소 제조 실증 및 상업생산을 위한 MOU를 2023년 3월에 체결했다.
Technion-Israel Institute of Technology 대학의 스타트업인 H2Pro는 2019년 회사설립 이후 순조롭게 사업을 확대하여 2022년에 10kg/일 그린수소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 E-TAC 제조공정 >
H2Pro가 새롭게 개발한 수소제조기술 E-TAC은 전극을 이용하여 수소와 산소를 분리하는 기술로 기존의 분리막(membrane) 방식 대비 저비용으로 에너지 효율 제고가 가능하다. 양사는 2020년대 후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 활용 기기 관련으로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Hydrogen On Demand Technologies가 개발한 D-HAT(Diesel Hydrogen Assist Technology)의 판매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D-HAT은 물의 전기분해로 분당 4L의 수소를 만들고, 고압수소탱크 저장 없이 곧바로 디젤엔진으로 송출하여 연소효율을 높이는 제품이다. 동 제품은 수소 스테이션과 외부에서의 수소 주입이 필요 없고, 차량 개조 없이 디젤엔진 뒤에 부착 가능하다.
스미토모 상사는 2023년 3월 나고야항 Tobishima 부두 항만하역기기에 D-HAT을 적용했고, 향후 일본 전국 항만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