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서울 서초구가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을 풀고 새벽배송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업계에는 큰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는 모양새다. 이미 다른 경로를 통해 새벽배송을 실시하고 있거나 여전히 새벽배송 서비스를 할 계획이 없어 소비자의 체감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는 지난 1일부터 대형마트 및 준대규모점포의 영업제한 시간을 기존 오전 0~8시(8시간)에서 오전 2~3시(1시간)로 변경했다. 

사실상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면서 서초구 내 대형마트는 새벽배송을 포함한 전면적인 온라인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대상은 서초구 관내 4개 대형마트(이마트 양재점·롯데마트 서초점·킴스클럽 강남점·코스트코 양재점)와 33개 준대규모점포(롯데슈퍼·홈플러스) 등이다. 

주요 대형마트들은 "규제 형평성과 소비자 편익 관점에서 정책과 제도가 개선돼가는 과정"이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대형마트가 유통산업발전법의 제약을 받는 사이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 업계는 대규모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신선식품 등 다양한 상품을 시간 제약 없이 새벽배송하며 입지를 키웠기 때문이다. 

다만, 소비자들의 실질적 체감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양재점의 경우, 이미 온라인 전용 주문 물류센터를 통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킴스클럽 강남점 역시 오아시스마켓과 협업해 킴스오아시스 온라인몰을 통해 새벽배송을 하고 있는 점에서 큰 변화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이마트 양재점의 경우 이미 물류센터 기반으로 새벽배송을 진행 중"이라며 "상품 가짓수로 봤을 때도 물류센터가 새벽배송을 맡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만일 점포 기반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해도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벽배송을 제공하지 않고 있는 대형마트 업계는 "여러 가능성을 두고 검토 중이나 아직 계획된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서초구 외 다른 지역까지 영업시간 제한이 풀린다면, 파급력이 커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소비자는 시간 제한 없이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받아볼 수 있고, 대형마트는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새벽배송 영업 규제가 풀릴지 관심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업제한 규제로 인해 그동안 고객이 불편을 겪어 왔다"며 "그전에는 새벽에 급히 물건이 필요할 경우 이커머스 중 새벽배송이 가능한 기업을 찾아 물건을 구매했다면, 이제는 선택지가 늘어나 불편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새벽배송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차량, 인력 등 여러 비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서초구 외 다른 지역까지 영업제한 시간이 축소돼 새벽배송을 시행할 수 있게 된다면 전체적인 매출 측면에서는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