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시밀란 리브어보드 (11), 아쉬웠던 ‘Richelieu Rock’ 포인트 1
[태국(시밀란)/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Richelieu Rock’ 포인트는 시밀란 제도에 있는 작은 암초 지역으로서 태국에서도 손꼽히는 훌륭한 다이빙 포인트 중 하나이며, 이 포인트는 해저의 아름다운 지형과 다양한 해양생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그런만큼 상당히 큰 기대를 가지고 ‘Richelieu Rock’ 포인트에 도착했다.(아침 브리핑시 들었던 강사의 말에 의하면 ‘Richelieu Rock’이라는 말은 이곳 지형이 추기경의 복장같이 우아하고 아름답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 Richelieu(1585-1642) : 프랑스의 추기경·정치가
그런데 다이빙전 브리핑에서 스티브가 하는 말이 수중 시정이 썩 좋은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세상에....... 그 유명한 포인트에 왔는데, 게다가 오늘은 이곳에서 3회의 다이빙이 계획되어 있는데 수중 시정이 좋지 않다니...
아무튼 물속에 들어가면 수중 시정이 좋아지길 바라면서 딩기 보트를 타고 입수 지점으로 향했다. ‘Richelieu Rock’에서의 첫 번째 다이빙 시간은 36분, 최대 수심 23.2m(평균 수심 12.3m), 수온은 26도. 수중 시정은 전반적으로 불량했지만 그나마 간혹 수중 시정이 양호한 곳이 있었고, 이를 토대로 생각해보니 포인트 자체는 매우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곳은 여러 종류의 대형 어류들이 엄청나게 큰 무리를 이루며 이동하는 것이 장관이었다.
한편, ‘Richelieu Rock’에서는 고래상어가 출몰한다는 얘기를 듣고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날 수중 시정은 너무 엉망이라서 고래 상어가 나타났어도 못 보았을 것이다(물론 그날 고래상어는 다른 섬으로 휴가를 갔는지 코끝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필자보다 1주일 후에 간 ‘윤 교수’는 이곳에서 입수하자마자 바로 발밑에 고래상어가 있었다고 한다. 마치 고래상어가 다이버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는데....... 게다가 고래상어 주변에는 수많은 잭피쉬 떼들이 고래상어를 호위하듯이 따라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1주일 후에 그 말을 들으니 얼마나 억울(?)하던지. 그 멀리 푸켓까지 갔는데 수중 시정이 엉망이라서 고래상어는 물론이고 그 유명한 포인트를 제대로 관찰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역시 ‘수중 시정 복(福)’이 있는 사람은 따로 있나보다(우리 일행중 젊은 다이버들은 그런 사람을 ‘수중 시정의 요정’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윤 교수는 어디로 다이빙을 가던지 높은 확률로 수중 시정이 좋다고 한다. 그러면 윤 교수가 ‘수중 시정의 요정’이라는 얘기인데, 다음에 시밀란으로 다이빙 갈 때는 꼭 윤 교수와 같이 가야겠다. 아래 사진은 당시 윤 교수가 입수하자마자 발견한 고래상어를 고프로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다.
잠시 하강하자 한 무리의 거대한 물고기떼가 지나가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무명갈전갱이(Giant Trevally)’떼다. 이 녀석들은 몸길이가 최대 1.7m, 몸무게 80kg까지 나간다고 한다. 다 자란 녀석은 거의 어른 키, 몸무게와 맞먹는 크기란 얘기다(이 녀석들은 전갱이과 어류 중에서도 매우 큰 어종 중 하나이다).
거대한 ‘무명갈전갱이(Giant Trevally)’떼가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다가 아래로 내려가니 갑자기 시야가 좋아졌고, 바위 위에 ‘Stone fish’ 한 마리가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Stone fish 주위에는 ‘Gorgonian Coral’ 하나가 외롭게 서 있었고 산호 주위로 작은 물고기들이 다니고 있었다. 갑자기 좋아진 시야 덕분에 이곳 바다 속의 아름다운 모습을 잠시나마 볼 수 있었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