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트곡스 물량폭탄 우려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급락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해킹사건으로 2014년 파산한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파산 10년만에 보유자산을 이용해 채권자들에게 상환을 시작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이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알트코인들은 더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전세계 가상화폐 시황을 중계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새벽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6만12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4시간 전에 비해 4.47% 하락한 것이다.
이더리움 역시 24시간 전에 비해 5% 이상 하락해 3300달러를 겨우 방어하고 있다. 다른 알트코인들은 대부분 3~5%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이 급락세를 보이는 것은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 마운트곡스가 7월초부터 채권자에게 상환을 시작할 것이라는 공지를 내보내면서 비롯됐다.
2010년 일본에서 설립된 마운트곡스는 당시 전세계 비트코인 하루 거래량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전세계 1위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였다. 하지만 해킹사건이 발생해 고객 보유의 비트코인 80만여개가 사라지면서 2014년 파산했다.
이후 일본법원에서 파산절차가 진행되었던 마운트곡스는 보유자산을 샅샅이 뒤진 끝에 해킹된 80만여개 중 20만여개의 비트코인을 복원하는데 성공했고, 이를 토대로 채권자들에게 상환절차를 진행중이다.
현재 마운트곡스가 보유중인 비트코인은 14만2000여개에 달하고, 비트코인캐시는 14만3000여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의 총 발행량 2100만개 대비 0.67%에 해당하는 규모다.
파산 당시에는 채권자들의 피해액을 갚기에 보유자산 가치가 턱없이 낮았지만 파산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6만달러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지금은 채무를 모두 갚는데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킹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400달러까지 떨어졌었다.
마운트곡스의 비트코인 물량은 파산 이후 줄곧 가상화폐 시장을 짓눌러온 악재였다. 2018년과 2019년에도 마운트곡스 보유물량이 시장에 쏟아져나올 것이란 소문에 비트코인이 출렁거렸고, 이후 청산절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 전체에 위협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음달부터 상환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됨을 회사가 공식적으로 공지함에 따라 물량에 대한 우려는 단순한 기우가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마운트곡스 측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법원이 승인한 마운트곡스의 회생 계획에 따라 채권자에게 비트코인 및 비트코인캐시 상환 준비 작업을 해왔다”면서 “준비가 완료됨에 따라 상환 이행에 필요한 정보 교환 및 확인이 완료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적절한 시기에 상환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공지에 때맞춰 마운트곡스는 10만여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새로운 지갑으로 옮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조만간 14만2000여개 전부를 이동시킬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14만여개에 달하는 마운트곡스 보유물량이 출회될 경우 가뜩이나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던 가상화폐 시장 전체에 가격하락 압박을 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만 10년을 기다려온 채권자들이 단기간에 보유물량을 모두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해킹피해를 당했던 마운트곡스의 채권자수는 12만7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