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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갚을 만큼 빌리자’ 주담대 한도 더 줄어든다...가계대출 꺾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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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6.24 08:14 ㅣ 수정 : 2024.06.24 10:33

7월부터 은행권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가산금리 인상에 소득 대비 책정 한도 줄어
주담대 중심 가계대출 급증..억제 강도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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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시중은행.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다음 달부터 은행이 차주의 상환 능력을 더 깐깐하게 보도록 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되면서 가계대출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대 수준의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인 만큼 차주들의 대출 계획 수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7월 1일부터 신규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와 신용대출에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적용한다. DSR은 차주 소득에 따라 대출 한도를 정하는 건데 향후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어날 걸 고려해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 이른바 스트레스를 선제적으로 적용하는 걸 강화하는 것이다. 

 

은행권은 올 2월부터 시행한 스트레스 DSR 1단계 체계에서 실제 금리에 향후 잠재적 인상폭까지 더한 가산금리 적용으로 한도를 책정하고 있다. 새 제도 도입 충격을 고려해 상반기까지는 금리의 25%만 반영했지만 다음 달부터는 단계가 격상됨에 따라 50%까지 확대된다. 

 

스트레스 금리는 과거 5년 중 가장 높은 월별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와 현재 시점의 금리를 비교해 결정한다. 금융당국은 최소 1.5%포인트(p)에서 최대 3%p의 상·하한선을 적용했다. 하한선을 (1.5%p)를 기준으로 상반기(25%) 0.38%p에서 하반기(50%) 0.75%p로 가산금리가 확대되는 셈이다. 

 

연소득 5000만원의 차주가 40년 만기 원리금(원금+이자) 균등 상환 방식으로 변동형 주담대를 4%로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스트레스 DSR이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라가면 한도는 2000만원가량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금리 상승에 따라 원리금이 늘면서 소득 대비 한도 기준을 조였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 차주는 스트레스 DSR 1단계(금리 4.38%)에서 주담대 한도가 최대 3억7700만원가량 나오지만 2단계(금리 4.75%)로 격상될 경우 3억5700만원까지 감소한다. 연소득(5000만원)에 현재 DSR 40%를 적용하면 연간 원리금이 2000만원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한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규제 강화는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대책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국내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09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전월 대비로 증가액 6조원 중 주담대(5조7000억원) 비중이 95%에 달하면서 증가 흐름을 이끌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가계부채를 일관되게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가계부채 전반에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리고(빌려주고) 처음부터 나눠갚는 대출 관행’을 확립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권 스스로도 차주의 상환 능력을 감안한 대출이 일선 현장에서 취급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을 부탁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스트레스 DSR 강화로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만큼 차주들의 자금 운용 계획 수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스트레스 DSR이 3단계로 한 차례 더 올라간다. 이 체계에서는 단계적으로 올린 표준 스트레스 금리 반영 비율이 100%에 이르게 된다. 앞서 계산한 차주가 스트레스 3단계를 적용받으면 한도는 3억2300만원으로 더 낮아진다. 1단계보다 5400만원 줄어든 수준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영업점 등에서 주담대 한도와 관련한 문의가 평소보다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스트레스 DSR를 앞두고 한도가 줄어들기 전 대출 실행에 나서려는 수요로 보인다. 일례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개 시중은행의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은 이달 13일 기준 548조2706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1조9646억원 증가했다.

 

은행권에선 하반기 주담대를 받아야 한다면 고정금리로 실행하는 걸 추천한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주담대는 규모 자체가 크다보니 한도를 꽉꽉 채워서 받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다수다. 스트레스 DSR 2단계가 되면 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 금리 수준에서는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지 않는 고정형 주담대를 선택하는 게 유리한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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