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상장 앞두고 연돈볼카츠 가맹점주와 갈등...기업공개 또 좌절될까 '전전긍긍'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단체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본사 측의 과장된 매출 광고로 가맹점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더본코리아는 가맹점주와의 갈등이라는 뜻밖의 악재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본사가 알려준 매장 매출과 가맹점의 실제 매출이 다르고, 이에 대한 본사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가맹점주 희망자들에게 하루 최고 매출이 338만∼465만원이라고 광고했다. 피해를 호소한 가맹점주 A씨는 "더본코리아 담당자는 계약서를 제시하며 월 매출 3000만원을 이야기했지만, 막상 개점한 지 한 달 뒤부터 매출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며 가맹본부에 매출 상승과 수익성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가맹본부는 일부 신제품 출시와 브랜드 전환 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고 대다수 매장이 적자를 면치 못해 빚에 허덕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돈볼카츠는 2018년 SBS 골목식당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를 얻은 돈가스 전문점 '연돈'에서 시작됐다. 연돈이 방송 출연으로 인기를 얻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서울 서대문구 소재 연돈을 제주도로 직접 옮기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재된 연돈볼카츠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점포당 연평균 매출액은 2022년 2억 5970만원에서 지난해 1억 5690만원으로 하락했다. 2023년까지 83개의 가맹점을 출점했으나 현재 남은 매장은 30여 곳으로 쪼그라들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역시 연돈볼카츠 가맹점주의 평균 월 매출이 2022년 2165만원에서 2023년 1308만원으로 급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본사에 현 상황에 관해 물었지만, 폐점에 대한 건 점주 자신의 선택이지 본사의 문제가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코로나19 시기 외식 운영 여건이 악화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재료 공급가가 인상됐다는 말만 늘어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종열 가맹거래사는 "더본코리아 본사는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연돈볼카츠 영업이 쉽지 않았다는 논리인데, 어려운 시기일수록 프랜차이즈 매장은 잘 버티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실제 최근 10여 년간 국내 프랜차이즈 매장 수는 줄지 않았으나 연돈볼카츠만 줄어든 것은 본사의 가맹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가맹점주들은 분쟁 조정 기간에도 본사가 성의 없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점주들이 개선 방안을 제시해도 본사는 시간 끌기와 부정적 태도만 보였다는 설명이다.
더본코리아 측은 본사가 허위 및 과장으로 매출액을 약속했다는 가맹점주의 주장에 즉각 반박했다. 가맹점 모집 과정에서 허위·과장된 매출액과 수익률 등을 약속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이다.
본사의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백광현·박상오·한원철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2022년 월 매출 1700만원의 예상매출산정서를 가맹점에 제공했다"며 "연돈볼카츠 가맹점 월평균 매출액은 비슷한 업종의 브랜드 매출액과 비교해 낮지 않다"고 밝혔다.
본사의 안일한 대응과 관련해서도 "본사는 연돈볼카츠 가맹점에 2022년 1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주요 메뉴 원재료 공급가를 평균 15% 수준으로 낮췄고, 신메뉴 출시 후에는 해당 메뉴 주요 원재료 공급가도 최대 25%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백광현 더본코리아 법률 대리인은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가맹점주에 대한 교육은 2∼3일만 하고 끝나지 않으며, 매장 담당자가 매장을 모니터링하며 수시로 교육해 왔다"고 말했다.
가맹점주와의 갈등이라는 뜻밖의 악재를 만난 더본코리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더본코리아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앞서 2018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보류됐고,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재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더본코리아의 매출액은 41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5% 증가했다. 영억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한 256억원을 기록했으나 2020년 82억원부터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더본코리아의 기업 가치가 3500∼4000억원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가맹점주와의 갈등은 프랜차이즈 본사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기업공개에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백광현 법률 대리인은 "공정위에서 신고서를 접수해 요건을 확인한 뒤 더본코리아에 사건 착수 통지를 보내기 전까지 별다른 조치는 없을 것"이라며 "점주들과의 공격적인 소송전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현 상황으로 더본코리아에 이슈가 생겼으나 상장과는 별개"라며 기업공개와 관련해서는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