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시밀란 리브어보드 (10), AO PAKAO point에서 본 문어
[시밀란(태국) / 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다이빙을 하면서 문어는 여러 번 봤지만 바위 틈에 숨어 있거나 또는 저만치 멀어지는 녀석만을 봤을 뿐인데, 이날은 문어가 바로 코앞에 있었고 그것도 바위 언저리에서 색상과 형태를 바꾸는 것을 지켜보았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나 볼 수 있었던 그런 장면이었다.
아래 사진과 동영상은 박성백 강사가 촬영한 것이다. 이때는 이른 아침 시간이라 바다속은 아직 어두웠고, 필자의 카메라와 랜턴으로는 이렇게 깨끗한 사진을 얻기는 어려웠다.
푸켓에서 돌아온 후에 문어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문어는 생각보다 대단한 능력을 가진 녀석임을 알게 되었다. 문어는 공룡이 있기 전부터 존재했다고 하며, 순식간에 색깔을 바꾸고 거의 무엇으로든(모습, 피부 질감 등) 변할 수 있다. 문어의 종류는 약 300여 종으로 알려져 있다.
색맹이지만 색을 보지 않아도 그 색으로 변할 수 있으며 문어의 뇌는 피부의 근육과 연결되어 있고 이 근육은 다양한 색을 띄는 약 2,000여 개의 색소 주머니와 연결되어 있는데, 문어는 이 작은 색소 주머니를 각각 늘리고 느슨하게 풀면서 무수한 무늬와 색깔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문어는 연체동물이지만 특이하게도 몸에 가려진 날카로운 부리로 물고기나 게를 으스러뜨린다고 한다. 유튜브에 있는 어떤 동영상을 보니 문어가 게를 잡아먹는 장면이 있었는데 문어가 물고기를 잡아먹는 거야 상상할 수 있지만 게를 으스러뜨려 잡아먹는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또한 문어는 지구에서 똑똑하기로 손꼽히는 생명체이며, 문어는 도구를 사용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며 다른 종(種)과 소통한다고 한다. 이제까지 문어는 주로 식당에서나 봤었는데, 문어의 능력을 알고부터는 식당보다는 바다속에서 살아있는 문어를 자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되었다.
일행들은 각자 좋아하는 물고기나 피사체를 찾아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한쪽을 보니 늘 귀여운 니모 가족이 말미잘 속에서 놀고 있었고, 바위 한편에는 그루퍼 한 마리가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잠시 후 박성백 강사 쪽을 바라보니 랜턴을 켜고 뭔가를 촬영하고 있어서 가까이 가서 보자 가오리가 바닥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필자가 가까이 다가가자 이 녀석은 모래 속으로 숨으려고 한다(이 녀석의 꼬리에는 강한 독이 있어서 접근할 때는 늘 조심스럽다).
출수할 시간이 되었다. 수면으로 올라가려는데, 특이한 이름의 물고기 몇 마리가 산호 주변에서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그 움직임이 편안해 보인다.
이 녀석의 이름은 Orange-spotted spinefoot(gold-saddle rabbit fish, 노랑 반점 토끼 물고기). 꼬리 쪽에 노랑 반점이 있어서 Orange-spotted라는 명칭은 이해가 가는데 왜 rabbit fish라는 명칭이 붙어 있는지 모르겠다.
이날의 첫 다이빙은 양호한 수중 시정 속에서 문어를 비롯한 다양한 수중생물을 관찰하며 여유있게 보낸 편안한 시간이었다. 모선에 올라서 아침 식사와 수면 휴식시간을 가지는 동안에 보트는 두 번째 다이빙 포인트로 이동하고 있었다. 시밀란에서 가장 유명한 포인트라고 하는 ‘Richelieu Rock’이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