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90년생 젊은 소신으로 ‘국힘 개혁’ 이끌어낼까
대부분의 정치인은 정당의 공천 과정을 거친 뒤 국회의원 후보가 돼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된다. 문제는 정당의 공천이 항상 선(善)이 아니라는 점이다. 도덕성 검증과 공천 과정을 거쳐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불법적 금융투자나 부동산 투기, 직권 남용 등의 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 직업인으로서 직업 윤리가 정치인이라고 다를 순 없다. 또 국민의 선택을 받지 않은 비례대표의 경우 상식 밖의 행동이나 과거 전력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한다. 또 정치판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존재감이 미미한 국회의원들도 있다. 정치판은 늘 사분오열(四分五裂) 상태다. 그 속에서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는 국회의원의 출현을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국민이 아는 만큼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참정권을 갖는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데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치인 분석 기사를 연재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포천·가평)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두 번째로 젊은(90년생) 의원다. 특히 보수 정당 최초 최연소 의원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2020년에는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을 지냈으며 2021년부터 1년 2개월 간 국민의힘 최고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지난 5월부터는 당 비상대책위원이 되기도 했다. 특히 최고위원과 비생대책위원은 젊은 초선의원이 갖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이력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젊은 국회의원의 성공 사례는 많지 않다. 김 의원의 정치적 동반자라 할 수 있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021년 36세의 나이로 국민의힘 당대표가 됐지만 성 접대 논란 등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이며 집권당 당직까지 맡은 김 의원이 바른 정치를 할지, 계파에 치우친 행보를 보여주거나 자칫 추락한 젊은 정치인의 뒤를 따를지 앞으로의 행보에 시선이 쏠려 있다.
■ 시끄러운 정치 현장, 청년 간판스타로 활용된 7년의 정치 인생
김 의원이 젊은 나이에 화려한 정치 이력을 갖을 수 있었던 것은 보수 정당의 정쟁 이슈 한가운데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지난 2014년 광운대학교 환경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고려대학교 그린스쿨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 때 학군사관(ROTC)이었기 때문에 졸업 후 소위로 임관해 군에 입대했다. 군 전역 후 대학원에 복학하면서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보조연구원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2017년 바른정당 바른정책연구소 연구원이 되면서부터 김 의원의 정치 인생이 시작됐다. 아마도 김영우(20대 포천시·가평, 바른미래당) 전 의원이 김 의원의 멘토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김영우 전 의원은 YTN 기자 출신으로 김 의원과 같은 포천 지역 인물이다. 또 김 의원은 김영우 전 의원과 고려대학교 동문이다.
김 의원이 바른미래당 입당 시 김영우 의원은 바른정당 지도부에서 전략기획팀장이었다. 바른정당 2기 지도부가 꾸려지면서 인재영입위원장에 KBS 기자 출신인 신성범(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 의원이 자리했으며 이때 김영우 의원은 청년인큐베이팅위원장이었다.
지난 2018년 김 의원은 바른미래당 후보로 서울 송파구(6학군 잠신중·고등학교 졸업) 기초의원에 출마하려고 했으나 공천에서 탈락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당선되지 못했다. 바른미래당이 분열해 유승민계와 인철수계가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 행동’을 결성해 지난 2019년 12월 새로운보수당이 출범했다. 이때 김 의원은 유승민계로 분류되며 새로운보수당에 합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1월 새로운보수당 소속 8명의 국회의원이 탈당하면서 내홍을 겪고 있을 때 김 의원은 이효원(현 서울시의원) 등과 함께 공동대표에 올랐다. 새로운보수당은 다음 해인 2020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으로 통합됐다. 김 의원은 미래통합당에서 21대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배현진 의원이 ‘송파을’ 공천을 받으면서 컷오프돼 고배를 들었다.
하지만 새로운보수당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온 유승민 전 의원과 정병국 전 의원의 적극적인 지지로 ‘광명시을’ 국회의원 후보로 21대 국회 입성을 노렸다. 광명시을은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표밭이라 당시 양대기 전 의원을 이기기에는 김 의원이 역부족이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은 못됐지만 지난 2021년 5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돼 정치적 생명력을 이어갔다. 이후 광명시을 당협위윈장으로 있으며 22대 국회 출마를 도모했지만, 지난 1월에 고향인 포천·가평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다. 총선을 3개월 앞두고 급작스럽게 지역구를 변경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당협위원장이 국회의원 공천을 받는 공식이 있었으나, 민주당 표밭을 의식해 김영우 전 의원의 조언을 받아들여 지역구를 고향으로 옮긴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의원은 이른바 ‘천아용인’ 중 한 사람으로 불리며 이준석 의원이 당대표이었던 시절 대표적 측근으로 활동했다. 천하용인은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1986년생)과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1976년생), 김용태 의원,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1984년생)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22년 7월 이준석 대표가 성 상납 의혹에 휩싸이면서 모든 최고위원들이 자리에서 물러 났지만 김 의원은 현직을 고수했다. 이로 인해 친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당원들에게 지지를 받았다. 또 22대 국회 총선을 앞두고 김 의원을 제외하고 천아용인이 개혁신당으로 이적했다. 이들은 이적 후 한 자리씩 나눠 갖으며 정치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 후 개혁신당을 창당할 때 김 의원도 행보를 같이 할 것이라는 소문이 당시에 파다했지만 준동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 의원은 “개혁신당과 소통 창구 역할을 하겠다”라는 소신을 보이기도 했다.
■ 김용태 “낮은 곳을 보는 정치하겠다”…보수 정권 ‘젊은 정치인’ 성공 사례 만들까
김 의원은 지난 2021년 6월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당선된 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보수는 정상이 아니라 낮은 곳을 향해야 한다는 김웅 의원의 말처럼 이 믿음으로 따듯한 공동체를 지켜나가기 위해 소외된 청년을 만나서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히 바 있다.
이제 김 의원은 지역구가 있는 국회의원이 됐다. 보수 정당 최연소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로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상태다. 현재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여당 핵심 사안에 깊게 관여할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젊은 정치인들의 실패 사례가 많아 김 의원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많은 의구심이 섞여 있기도 하다.
21대 국회만 봐도 알 수 있다. 민주당은 초선이며 원내부대표를 역임한 금태섭 전 의원 대신에 김남국(83년생) 변호사를 전략 공천시켰다. 김남국 의원은 당선된 가상화폐 보유 논란 등으로 지난 2023년 5월 탈당했다.
또 류호정(1992년생) 전 의원의 경우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정치적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22대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을 탈당해 ‘새로운선택’이라는 당을 만들고 입당했다. 지난 5월까지 개혁신당 혁신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그나마 1991년생인 전용기 민주당 의원만이 재선에 성공하며 젊은 정치인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정도다. 김용태 의원이 몰락한 젊은 국회의원의 전처를 밟을 지, 소외된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인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