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검색
https://m.news2day.co.kr/article/20240531500227

국민 이어 우리도 참전...은행권 ‘알뜰폰 공습’ 본격화

글자확대 글자축소
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6.03 10:05 ㅣ 수정 : 2024.06.03 11:24

우리銀, 알뜰폰 사업 공식화...국민 이어 두 번째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고객·데이터 등 확보 목적
당장 이익 기대 어려워도 손실 감내 가능한 수준
알뜰폰 업계 “고사위기 직면”..상생방안은 과제로

image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KB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이 알뜰폰(MVNO) 사업에 뛰어들면서 대형 은행들의 통신시장 공습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은행권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고객 저변 확대와 데이터 확보 등을 꾀하고 있는데 기존 시장 참여자들의 반발은 해소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LG유플러스를 알뜰폰 망 도매대가 우선협상 사업자로 선정하고 이달 중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신사업제휴추진부 산하에 전담 팀을 꾸려 알뜰폰 사업을 준비해온 우리은행은 하반기 중 마케팅 계획 등을 수립·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알뜰폰 시장 진출은 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이 두 번째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으로 시작된 국민은행의 ‘KB 리브모바일(리브엠·Liiv M)’ 사업을 최근 정식 부수업무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다른 은행도 별도 승인 없이 통신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 

 

은행권이 여·수신 등 전통 금융 업무 외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는 건 사업 다각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 때문이다. 특히 이동통신의 경우 대표적인 생활 밀착형 서비스인 만큼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고객 저변 확대, 모바일뱅킹 이용 활성화 등을 유도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여기에 은행권은 알뜰폰 사업 과정에서 얻어질 데이터에 주목하고 있다. 요금제 선택이나 통신비 납부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기존의 금융 상품과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과 통신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을 자사 생태계에 묶어두는 ‘락인(Lock-in)’도 기대효과로 꼽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고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를 봤을 때 알뜰폰 시장이 가장 유망하다는 의사결정이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며 “예를 들어 알뜰폰에 가입한 고객에 우대금리를 쳐주는 상품이 나온다고 하면 통신과 금융 부문 고객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결합 쪽으로 유도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알뜰폰 사업이 비(非)이자 부문 수익 증대에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도 있는데, 당장은 유의미한 수익적 성과가 나타나진 않는 상황이다. 국민은행 리브엠의 경우 2020년과 2021년 각각 139억원, 1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지난 2022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알려졌다. 인력과 인프라, 마케팅 등의 비용 지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알뜰폰 사업의 기대효과를 고려했을 때 이 정도 손실은 감내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각각 42조7127억원, 36조1689억원에 달한다. 재무적 측면에서 사업 지속력에 의문을 가지는 시선이 나오진 않는 상황이다. 

 

문제는 대형 시중은행 ‘공습’에 시장 참여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알뜰폰 시장은 상대적으로 영세한 사업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자본력으로 무장한 시중은행들과 가격 경쟁을 벌이긴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DMA)는 금융위원회의 국민은행 알뜰폰 부수업무 지정에 대해 “이제 중소 이동통신유통업체들은 고사위기에 직면하게 됐다”며 “은행들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도매대가 이하의 파격적인 요금제를 출시하고, 과다한 사은품을 지급해 중소업체들은 결국 힘없이 쓰러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알뜰폰 시장에 정착해 나가는 과정에서 기존 사업자들과의 ‘상생’ 방안 마련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자사 알뜰폰 사업으로 소비자 선택지가 다양해졌고, 요금제 가격 제한은 선택권 축소로 이어질 것이란 반론을 내세우면서도 중소 사업자들과의 동반 성장 노력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우리은행에 이어 다른 시중은행의 알뜰폰 시장 진출이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현재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알뜰폰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요금제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간접 진출해 있다. 금융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금융 플랫폼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알뜰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 부수업무에 알뜰폰을 허용하면서 상생 방안 마련을 필수적으로 요구한 것 같다”며 “알뜰폰 업계에서 은행이 자본력을 앞세워 시장을 차지하려 한다는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상생 방안도 함께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뉴스투데이 & m.news2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많이 본 기사

ENG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포스트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이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