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 '여성보험' 실적 견인…보험업계 '펨테크' 경쟁 예고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보험업계가 여성전용 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여심을 공략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소득수준이 오르며 시장 성장이 전망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펨테크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여성특화 보험사를 자처하는 한화손보가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이달 8일 여성전용 상품 '핑크케어NH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유방‧갑상선‧생식기 등에 특화해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환을 보장한다.
암 이외에도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병 또한 보장 가능하다. 특약을 통해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급여금, 특정갑상선기능저하증 진단자금을 지급한다. 또 자궁내막증진단 또는 자궁 및 난소 특정 수술 시 보장을 받을 수 있으며 난임치료 특약을 선택하면 인공수정·체외수정 치료자금을 보장한다.
흥국화재도 이달 3일 유방암, 갑상선암 등 여성 관련 암에 대한 보장을 강화한 '흥Good 모두 담은 여성MZ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모녀가입 할인'을 제공해 5세 이상 딸과 50세 이하 엄마에게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아울러 보험료 페이백 대상에 '여성특정암'을 새롭게 포함해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중 하나라도 진단받으면 낸 보험료를 모두 돌려받는다.
롯데손해보험은 올초 여성전용 보험 'FOR ME 언제나언니'를 출시한 바 있다. 이 상품은 35~45세 여성을 대상으로 골다공증‧관절염 등 갱년기 관련 보장을 50세까지 제공한다. 우울증 치료 비용에 대한 '정신질환치료비' 보장과 골다공증진단비, 골밀도검사지원비 등 새롭게 개발한 최신 보장도 탑재됐다.
롯데손보는 올해 3월 산후우울증 등으로 건강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육아맘'을 위한 'MY FAM 알파맘보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상품은 다수의 산모들이 산후우울증 등 정서적‧심리적 어려움에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개발됐다. 산후우울등 외에 누적외상성질환(VDT 증후군)에 대한 보장도 제공한다.
이 밖에 DB손해보험은 간병인 사용일당 상품에 가입한 여성고객 보험료를 인하했다. 교보생명은 마이플랜 건강보험의 여성 암특화 플랜 한도를 최대 2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등 여성 특화 혜택도 확대되고 있다.
보험업계가 이처럼 여성특화 상품을 개발하며 여성 고객을 공략하는 배경으로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에 따른 펨테크(여성과 기술의 합성어) 시장 성장 잠재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경제활동에 주체적으로 나서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적극적으로 건강을 챙기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B경영연구소는 글로벌 펨테크 시장 규모는 2020년 217억달러에서 매년 평균 5.6% 성장해 2027년에는 601달러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연구원은 2030년경 관련 시장 규모가 약 1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윤미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여성 인재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확대되고 일반적으로 여성의 의료지출이 남성보다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펨테크 산업은 시장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여성특화 보험사'를 내세운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7월 '한화 시그니처 여성보험'을 출시한 이후 올해 2월까지 8개월 만에 계약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1분기에는 12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창사 이래 분기 최대 당기순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6월 '여성을 가장 잘 아는 보험사'로 거듭나기 위해 '펨테크연구소'를 설립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여성은 생리‧임신‧출산‧폐경 등 남성과는 다른 생리현상을 겪으며 유방암‧갑상선암‧난소·자궁암 등 신체적 차이에 따른 고위험 질병군에도 쉽게 노출돼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기존의 금융 상품에서 한발 더 나아간 전문적인 여성 연구와 이를 반영한 상품 개발, 라이프스타일의 제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체적으로 경제활동에 적극 나서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건강관리에 투자하는 여성도 많아졌다"면서 "질병뿐 아니라 임신‧출산 관련 상품을 개발하며 여성 고객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임신‧출산 관련 상품 개발은 국가적 과제인 저출생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기에 회사의 이익뿐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여성특화 상품은 앞으로도 더욱 많이 개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