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근 당선인, ‘정치인’ 또는 ‘시민운동가’ 기로에 서다
대부분의 정치인은 정당의 공천 과정을 거친 뒤 국회의원 후보가 돼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된다. 문제는 정당의 공천이 항상 선(善)이 아니라는 점이다. 도덕성 검증과 공천 과정을 거쳐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불법적 금융투자나 부동산 투기, 직권 남용 등의 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 직업인으로서 직업 윤리가 정치인이라고 다를 순 없다. 또 국민의 선택을 받지 않은 비례대표의 경우 상식 밖의 행동이나 과거 전력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한다. 또 정치판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존재감이 미미한 국회의원들도 있다. 정치판은 늘 사분오열(四分五裂) 상태다. 그 속에서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는 국회의원의 출현을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국민이 아는 만큼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참정권을 갖는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데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치인 분석 기사를 연재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김남근 당선인(더불어민주당·서울 성북구을)은 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 유명한 인물이다. 참여연대 집행위원회 위원장 출신이며, 두 명의 대통령(노무현·문재인)을 배출한 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을 맡은 바 있다. 특히 김 당선인은 민생 경제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이번 22대 총선에서 김 당선인은 ‘민생 경제 전문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며 선거전에 뛰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김 당선인에 대해 부정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언제든 변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과거 시민단체 출신 다수의 국회의원들은 정당 활동에만 치중하고 계파 정치에 몰두해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외면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들 의원들에게 시민단체들이 입법 발의를 건의해도 들어주지 않은 경우가 파다했다.
이 같은 상황에 성북구을 지역구에 비명계로 알려진 기동민 전 의원 대신 민주당 영입 인재인 김 당선이이 22대 총선 후보로 전략 공천됐다.
김 당선인은 친명계로 이재명 대표와 민변에서 친분을 쌓아왔다. 특히 김 당선인은 지난 2019년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탄원을 위해 움직인 변호사 176명에 포함됐다. 이 대표와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22대 국회에서 계파 정치가 치열할 경우 김 당선인은 친명계 핵심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계파 정치에 치우칠 경우 김 당선인이 그간 시민운동가로 써 쌓아온 혜안(慧眼)을 잃게 되지 않을까 시민단체들은 우려하고 있다.
■ 걸어온 길
김 당선인은 1982년 서울대학교에 진학한 후 학생운동에 가담했다. 1985년에는 개헌 투쟁에 참여했다가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수사를 받은 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대학 졸업 후 7년간 인천에서 노동 운동에 참여했다. 1993년 민주화운동 참여자 사면 복권으로 사법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생활고 때문에 수험생들을 상대로 민사소송법을 강의하기도 했다.
연수원 수료 후 인천으로 돌아가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1997년 외환위기(IMF구제금융) 시절 민생경제 분야 시민운동을 주도하며 주로 노동자 구제에 힘썼다.
영세상인들이 임차보증금 반환이나 권리금 회수가 불가능한 제도적 문제점을 인식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지난 2002년 제정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환위기 시절 고금리 대출로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자 2007년 이자제한법을 부활시켰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집합건물법'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분양가상한제·주택임대차 갱신제도 등 이른바 민생 입법 제정에 있어 주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 22대 총선, 핵심 공약과 출사표
김 당선인은 22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지역구인 성북구을(돈암1동·길음2동·종암동·월곡1동·월곡2동·장위1동·장위2동·장위3동·석관동) 발전을 위해 다양한 공약을 내세웠다.
성북구을 지역적 특색을 생각해 낸 공약이기는 하나 타 국회의원들과 비교해볼 때 특별한 차별점 없는 공약으로 분석된다.
‘성북사랑상품권 발행 및 인센티브 상향’과 ‘패션·봉제 사업 공공브랜드 강화 위한 지원’은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충분히 진행할 수 있는 공약이다. 성북사랑상품권 활성화는 현 이승로(더불어민주당) 성북구청장의 공약과 겹치기도 한다.
또 ‘내부순환도로 및 북부간선도로 지하화 추진’과 ‘동북선 완공, 강북횡단선 신강북선 건설 추진’의 경우 지자체가 해결할 부분이다. 국회의원이 관여할 수 있는 것은 갈등 발생 시 중제자 역할 정도다.
그 밖에 ‘성북문화예술회관 및 개운산 숲속 도서관 건립 추진’과 ‘생활 체육시설 확대’, ‘문화예술도시 추진’ 등은 김 당선인이 국회로부터 특별 예산을 받아 도움을 줘야하는 것들이다. 특히 이 공약들은 상당수의 국회의원이 지역구 발전을 위해 하는 일들이다.
문제는 김 당선인의 전문 분야인 재개발·재건축 관련 공약이라는 점이다. 김 당선인은 “건설사의 무리한 시공비 증액으로 재건축·재개발이 더디게 진행된다”며 “철저한 검증으로 신속하고 투명한 사업 추진”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성북구는 재개발·재건축 대상 지역이 서울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다. 때문에 이 구청장도 낙후된 지역을 빠르게 재정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여기에 김 당선인이 힘을 보태겠다는 꼴이다. 재건축·재개발이 성공적으로 끝나 많은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 인구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상대적으로 중상층 사람들이 늘게 되다.
최근 아파트의 고급화가 이어지면서 입주 예정자들이 다양한 시설들을 요구하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추가 설계를 내세우며 시공 수주 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아파트 건축비 주요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이에 대한 조율은 쉬운 편이다.
가장 어려운 것은 원주민에 대한 처리다. 조합에 가입하고 분담금을 내는 사람이야 큰 문제가 없지만,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가는 사람들과의 갈등 때문에 재건축·재개발이 늦어지는 것이다. 현재 고금리 기조와 경제 불황으로 목돈 마련이 어렵기 때문에 분양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진행이 더딘 것도 한몫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재건축·재개발에 있어서 원주민들의 억울한 사연을 누구보다도 잘 청취했던 시민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건설사가 시공비를 높게 요구해 재건축·재개발이 더디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능”에 대해 비판만하고 있다. 신속한 재건축·재개발 진행이 김 당선인의 민생 7대 공약 중 첫 번째다.
김 당선인은 22대 총선에 후보에 오르며 출사표로 “그동안 우리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 등을 개혁하는 활동을 주도하고 실력을 입증했다”면서 “경제 개혁을 위해서는 입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신념하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분양가상한제, 주택임대차 갱신제도 등 경제민주화 실현에 애써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적 약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민생 개혁 입법운동을 추진하고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공동의장을 역임하며 민주당과 지혜를 모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노동 분야의 민생 과제를 발굴하고 지원정책 마련위해 역량을 발휘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프로필
· 1963년 서울 중구 출생 / 더불어민주당 성북구을 지역위원장 / 법무법인 위민 변호사 / 신고 재산 35억1747만원
· 한영고등학교 졸업 / 서울대학교 법학과 졸업(학사) /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 석·박사) / 병역 : 소집 면제(수형) / 38회 사법시험 합격 / 28기 사법연수원 수료 / 참여연대 민생희망 본부장·집행의원 /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 / 대법원 개인회생 자문단 자문위원 / 국가인권위원회 사회권 전문위원 / 공정거래위원회 법 집행 체계 개선 TF 위원 / 국토교통부 관행혁신위원회 위원장 /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심의위원회 위원 / 법무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책위원회 위원 / 중소기업중앙회 공정경제위원회 공동위원장 / 서울특별시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심의위원회 위원 / 공정거래위원회 온라인플랫폼 규율 개선 전문가 TF 위원 / 중소기업중앙회 납품대금 제값받기 위원회 공동위원장 /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