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시밀란 리브어보드 (6), Elephant head rock 포인트에서 상어를 만나다
[태국(시밀란)/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세 번째 다이빙 포인트는 Elephant head rock이다. 배 위에서 보면 둥근 바위 몇 개만 보이고 전혀 코끼리 같은 모습이 보이지 않기에 로빈 강사에게 물어보았더니, 수면 위로 보이는 바위가 코끼리의 머리 같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세 번째 다이빙 포인트인 Elephant head rock에서의 다이빙 시간은 27분, 최대 수심 34m(평균 수심 17m), 수중 시정은 다소 흐렸고, 수온은 27도였다. 앞에서 했던 두 번의 다이빙은 매우 양호한 시정 덕분에 훌륭한 다이빙을 즐길 수 있었는데, 세 번째는 시정이 다소 아쉬웠다.
이 포인트의 바다속에도 거대한 바위들이 많이 있었다. 바위 사이를 지나며 이곳저곳을 둘러보는데, 갑자기 로빈 강사가 어느 한쪽을 가리키며 다급하게 수신호를 한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러나 1~2초 후에 로빈 강사가 가리키는 방향에 뭐가 있는지 알아차렸다. 다름 아닌 상어다. 몇 년 전에 팔라우에서 다이빙할 때 상어가 나타난다는 포인트에서 바위에 조류걸이를 걸고 상어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가 상어 무리를 관찰한 적이 있었는데 아마 그 이후로 상어를 만나기는 처음인 것 같다.
수심 30m에서 만난 상어. 수중 시정이 좋지 않아서 어둡게 나온 사진인데 보정을 하여 비교적 밝은 사진이 되었다.
사람들은 영화 ‘죠스’ 때문에 상어라고 하면 무조건 사람을 해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을 해치는 종류는 따로 있고, 대부분의 상어들은 오히려 사람을 피한다고 한다. 팔라우에서도 상어를 보려고 특정 포인트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그곳 강사들의 말대로 상어들은 사람에게 가까이 오지 않고 멀리서만 지나갈 뿐이었다.
이날 만난 상어 역시 필자가 사진을 찍으려고 다가가니 계속 멀어질 뿐이었다. 위에 있는 동영상과 사진은 랜턴 빛에 상어가 놀랄 것 같아서 랜턴을 끄고 자연광으로만 촬영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화질이 좋지 않다.
언젠가 하와이의 오아후섬 동남쪽 해안에서 다이빙할 때 바위 밑에서 쉬고 있는 아주 작고 귀여운 white tip 상어를 본 적이 있다. 그때부터 필자는 수중에서 상어를 만날 때마다 그 작은 white tip 상어를 생각하며 늘 반가운 마음으로 상어를 관찰한다.
수심 30m에서 상어를 쫓아다니며 촬영하느라 공기소모량이 너무 많았다. 공기 잔량이 얼마 남지 않아서 필자는 로빈 강사에게 짝호흡을 요청하고 안전정지 수심으로 올라갔다.
상어를 쫓아다니느라 공기 소모량이 많아서 27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만 바다속에 머무를 수 있었지만, Elephant head rock 포인트에서의 다이빙은 상어와 함께한 훌륭한 다이빙이었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