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물류단상(物流斷想): 운송현장의 목소리에 ‘집착’하자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4.04.26 00:30 ㅣ 수정 : 2024.04.26 00:30

[기사요약]
‘고객 집착’, ‘아마존의 16가지 리더십 원칙’ 중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원칙
운송현장 목소리 가감 없이 듣고 이해하는 것 중요, 아이디어와 영감 얻을 수 있어..
화물현장의 지입과 ‘콜바리’의 장점 보장할 화물정보망 출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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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출입구의 화물차량들 [출처=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승한 경기대 겸직교수,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단장]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의 아이디어와 영감의 원천은 바로 ‘고객’이었다.

 

그의 고객 중심적인 사고방식이 얼마만큼 극단적이었는지는 ‘아마존의 16가지 리더십 원칙’ 중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원칙을 ‘고객 집착(Customer Obsession)’이란 자극적인 단어로 표현했다는 점에서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 아마존의 16가지 리더십 원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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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mazon)

 

필자가 화물운송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때부터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사이트 중 하나가 ‘영운모’라는 네이버 카페인데, 영업용 화물차 운전자 모임의 줄임말답게 운송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이미 알려진 화물운송인 커뮤니티 사이트이다.

 

필자가 이 카페를 방문하는 목적은 운송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듣고 이해하고자 하는 이유이며, 이들 보이스를 통해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곤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신입 회원 전용방에 올라온 “지입이냐.. 콜바리냐… 고민입니다”라는 한 회원의 질문에 많은 댓글이 달렸고, 필자가 마침 화물운송연합회의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는 터라 관련 내용을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 지입과 콜바리가 도대체 무슨 용어일까?

 

화물운송업계에는 일반적으로는 접하기 어려운 현장 용어들이 존재하는데, 콜바리(혹은 탕바리)라고 하는 용어도 그중에 하나일 것이다.

 

용어 이해를 돕기 위해 우선 운송기사분들의 유형을 정의해보면, 화물운송업도 일반 직장인처럼 회사에 소속되어 일하는 ‘직영기사’와 프리랜서라 할 수 있는 ‘콜바리’, ‘지입기사’ 등이 있는데 각 유형별로 일감을 구하는 형태, 수익구조 등에서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우선 직영기사란 말 그대로 회사에서 차를 구입하고 기사를 모집해서 그 회사의 직원으로 일하는 형태이고, 일반 직장인과 같지만 주 업무가 운전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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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naver blog]

 

반면에 콜바리와 지입은 기본적으로 차량과 넘버를 구입해서 개별적으로 운송업을 하는 개인사업자인 차주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콜바리는 화물콜 어플을 통해서 가변적으로 일을 잡고 스스로 영업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지입기사는 운송회사와 계약된 화물을 운송하는 형태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입은 매달 고정수익이 발생하고 정해진 결제일에 안정적으로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감에 대한 스트레스는 낮은 반면 일반적으로 운송단가가 낮고, 공차거리도 상당한 경우도 많고, 특히 몸 컨디션과 상관없이 계약된 물량운송을 처리해야 한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콜바리의 경우는 어떨까? 원하는 일을 골라서 할 수 있고, 운송료도 좋기 때문에 일하는 만큼 수익 발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운송현장이 매번 바뀌다 보니 적응이 쉽지 않고, 10월에서 다음 3월까지는 비수기라고 할 만큼 수익 자체가 유동적이라 안정된 생활 유지를 위해 개인적인 관리가 매우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게으른 사람은 쉬는 날도 많고, 쉬는 날 술도 잦은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지입과 콜바리의 장점을 보장할 화물정보망 출현의 기대

 

이렇게 두 유형 간의 장단점 차이가 극명하다 보니, 앞선 영운모 신입 회원의 고민은 화물운송업계에 발을 들여놓는 초보운전자에게는 꼭 한번은 생각하게 되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성수기 때는 콜바리가 부럽고, 비수기 때는 지입이 좋다는 답변 글이 이런 고민을 설명하는 예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 두 가지 유형은 이분법적으로 강요당하는 선택지들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답글 중에서 필자에게 유독 눈에 띈 내용이 있었는데, “콜바리도 반고정 짐은 있어야 편합니다. 콜바리 19년차인데 고객을 만들어서 반고정이 있어 편해요”라는 내용이었다.

 

결국, 차주들이 바라는 것은 지입의 안정적인 수입구조 유지에 콜바리의 고수익 기회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한 형태의 서비스가 아닐까?

 

그렇다면 향후 화물정보망은 콜바리를 포함한 모든 차주 대상 서비스 제공이 핵심적인 인프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이런 화물정보망이 가져야 할 핵심적인 기능은 무엇이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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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발생해 피해 화물차주 120여명, 피해액 15억원으로 추산되었던 쿠팡 하청업체의 ‘먹튀’ 논란은 현재 운송업계의 가장 큰 문제인 운송료 미수금 이슈를 더욱 부각시킨 사건이었다.

 

신뢰 기반의 후불방식이 보편화 되어 있는 국내 여건상 언제든지 발생 가능한 사건으로, 사실 운송업계 전체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큰 숙제일 수밖에 없다.

 

향후 다단계 구조와 대금결제 구조의 투명성 및 신뢰성 확보에 실질적인 역할을 할 좀더 강력하고 새로운 화물정보망의 출현을 통해 운송업계 종사자들의 안정적인 경제활동 수행이 보장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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