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끝나니, 금투세 폐지론 '활활'…앞날 전망 분분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지난주 4월 총선이 야당의 대승으로 끝나면서 윤석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려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제동이 걸렸다.
금투세 폐지는 윤 대통령이 선거 당시 공약한 데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여당의 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적극적이었지만 여당 참패로 사실상 국회 문턱을 넘을지가 의문이다.
야당이 금투세 폐지에 공감할 수 없더라도 투자자들이 강력하게 원하고 시장 균형을 위해서라면 무조건 반대할 수만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다만 별다른 조치가 없다면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세금을 내야 한다. 회피 물량 출회에 따른 주가 하락 등 우려와 함께 금투세 앞날에 대한 전망이 분분하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증시 개장식에서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뒤 민생토론회에서 공식화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연간 기준 일정금액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매기는 세금이다.
즉 금투세가 적용되면 국내 주식의 경우 연간 5000만원 이상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표준 3억원 이하는 20%, 3억원 초과는 25%(지방세 포함 시 27.5%)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금투세는 2년 유예기간이 올해로 끝난다. 앞서 금투세는 2020년 국회를 통과하면서 2023년부터 도입 예정이었으나, 개인투자자들 반발에 2025년 시행으로 미뤄진 상태다.
정부·여당은 금투세 폐지를 적극 추진하는 반면, 야당은 이를 ‘부자 감세’라며 반대해 왔다. 여소야대로 정작 키(Key)는 야당이 쥐게 돼 금투세 폐지는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많다.
금투세를 폐지하려면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국회 의석 중 3분의 2 가량을 차지한 야권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입법은 불가능 쪽으로 기우는 듯 보인다. 결국 정책과 방안 추진은 야당과의 협의를 통해 이뤄낼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자, 총선이 끝나고부터 개인투자자들이 금투세를 폐지해달라는 호소가 끊이질 않고 있다. 대주주들이 높은 세율을 피하고자 증시를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더 나아가,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책들의 무산 위기는 여야를 떠나 국민과의 신뢰에도 치명타라는 지적이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했다는 것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려는 정책들도 수월하지 않다고 봐야 한다”며 “결국 금투세 폐지 여부가 어떻게 될지 장담하기는 어려우나, 야당도 무조건 반대만 하기엔 어려운 입장이어서 폐지론에 기울 듯 말 듯 계속 논의하는 방향으로 한동안 흘러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5일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금투세는 기존 정부 방침대로 폐지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원장은 이날 "개인 투자자들이 (금투세 폐지를) 찬성한다면, 직접 입법을 하는 다양한 의사결정 주체들이 (폐지 의견을) 고려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금투세 시행에 따른 증시 하락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지속적인 수급 이탈 전망에는 과도한 우려라고 내다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투세를 회피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의 올해 말 수급 이탈 우려가 상존하지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확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한국 주식시장의 긍정적 요인들을 고려하면 개인 수급이 지속적으로 이탈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