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 법원경매 증가세...'제2의 전세사기?' 임차인 우려 증가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전세거래는 감소세
아파트로 이동·반전세 수요 증가 등 원인
"전세반환금 소송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한때 갭투자로 늘어났던 서울의 전세거래량이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법원경매 매각 건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사기'에 대한 공포가 채 가시기도 전에 법원 임의경매 이슈로 또다시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전세 감소하는 반면 임의경매는 증가세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는 지난 4일 서울시 다세대∙연립주택의 전세 거래량이 과거 대비 감소하고 있는 반면 관련 법원경매 매각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금리 당시 전세가율이 상승하며 갭투자를 통한 매매가 활발히 이뤄졌던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은 지난해 역전세와 전세사기 우려로 인해 전세 거래가 감소했다. 이는 전세가율이 다세대∙연립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아파트로의 수요 이동과 전세 대비 임차보증금 비율을 낮춘 소위 '반전세'로 불리는 보증부 월세에 대한 임차인들의 선호도 상승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다세대∙연립주택의 분기별 전세 거래량은 올해 1분기 1만4594건으로 전년 동기(1만8771건)대비 22% 감소했다.
다세대∙연립주택 전세 거래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담보권 실행을 목적으로 한 임의경매 건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임의경매란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근저당권 또는 전세권 등의 담보권을 가진 채권자가 담보권을 행사하여 담보의 목적물을 경매로 매각한 다음 그 매각대금에서 채권을 회수하는 강제집행 절차를 말한다.
부채나 고금리 등으로 인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전세금 반환에 실패한 다세대∙연립주택 임대인의 물건이 경매에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22년 667건을 기록한 서울 다세대∙연립주택의 임의경매 건수(서울지방법원)는 지난해 22.6%(818건) 상승했다. 올해 2월 기준 아직 192건에 불과하지만 월평균으로 환산 시 △2022년 55.6건 △2023년 68.2건이며 △2024년 96건으로 급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년 대비 서울 입주물량 감소에 따른 전세가격 오름세와 저가 급매물에 대한 매입 수요가 일부 유입되고 있는 아파트 시장과 달리 다세대∙연립주택 시장은 수요회복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 전세가율이 높고 매입수요 유입이 더딘 지역 위주로 다세대∙연립주택의 경매진행 건 수는 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전세금반환소송, 효과적이지만 시간∙비용 소모 커
임의경매 진행 건수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며 임차인들의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서울에 거주 중인 직장인 A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살고 있는 집이 계약기간 끝날 때까지 사고 없이 조용히 살다 나가는데 가장 좋은 일"이라며 "만일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된다면 당장 뭐부터 해야 하는지, 전세금은 돌려받을 수 있을지 생각만으로도 막막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입자는 임대차계약 해지 시에만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임의경매와 같은 사유를 근거로 계약 만료 전이라도 집주인에게 계약 해지 요청 시 그 효력이 발생해 전세금 반환을 위한 법적 관리 행사가 가능해진다.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집주인의 채무 문제로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것은 법률상 정당한 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며 "세입자가 내용증명, 전화, 문자메시지 등 연락 수단을 통해 부동산 경매를 사유로 임대차 계약 해지를 요청하겠다는 의사를 집주인에게 알렸고, 집주인이 이를 확인하면 해지 효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금반환소송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이지만 소송의 경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며 "소송이 부담스러운 경우 내용증명, 지급명령제도, 임차권등기와 같은 법적 절차를 통해 대응해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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