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지방금융 투자, 수익방어 수단 될까…1금융 진출 가능성 주목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OK저축은행이 DGB금융 최대주주로 올라선 가운데 경영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OK저축은행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종합금융회사 도약'을 공언해 온 만큼 1금융권에 진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이달 18일 최대주주가 국민연금공단에서 OK저축은행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말까지 DGB금융 지분 7.53%(1273만6884주)를 보유한 2대 주주였으나 지난달 말 지분을 8.49%(1435만3529주)까지 늘리며 1대 주주가 됐다.
국민연금은 같은 기간 DGB금융 지분을 8%(1352만5178주)에서 7.99%(1352만2943주)로 줄였다.
OK저축은행이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OK금융그룹이 1금융권에 도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DGB금융은 주력 계열사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이다.
OK저축은행은 DGB금융외에도 은행을 보유한 지방금융지주사의 지분을 확대하며 주요 주주로서 영향력이 키우고 있다. OK저축은행은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을 보유한 JB금융지주의 3대주주이기도 하다.
OK저축은행은 이달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JB금융 주식 총 25만6542주를 매수했다.이에 따라 OK저축은행의 JB금융 지분율은 기존 10.5%에서 10.63%로 늘었다.
OK저축은행은 JB금융에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기도 했다. OK저축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는 이명상 법무법인 지안 대표변호사다. 이 변호사는 OK저축은행의 사외이사를 역임한 인물이다.
OK저축은행이 JB금융에 사외이사를 추천하면서 DGB금융에도 사외이사 추천을 통해 이사회에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DGB금융은 2018년부터 해마다 의결권 있는 주주를 대상으로 사외이사 예비후보자를 추천받고 있다. 또 OK저축은행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OK저축은행은 단순투자 목적일 뿐 경영 참여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금리와 경기둔화로 시장이 어려운 만큼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단순 투자 목적의 지분 매입"이라며 "단순 투자 목적인 만큼 경영에 참여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OK저축은행이 DGB금융 지분 매입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DGB금융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인 만큼 배당여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OK저축은행은 지난해 배당수익으로 수익성 악화를 일부 방어한 바 있다"면서 "배당수익을 노린 투자라고 하지만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배당여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