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도 제기된 삼성전자 ‘노조 파업 위기’ 우려…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삼성전자 노조 임금교섭 관련해 4월 5일 자정까지 파업 찬반 투표 실시
한종희 부회장 “언제나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성실하게 소통에 임할 것”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임금 교섭을 둘러싸고 사측과 노조 간 갈등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주주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20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회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한 주주는 ‘노조 파업 위기에 대한 경영자의 대처’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는 현재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찬반 투표를 시작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삼성전자노조)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노조는 지난 18일 오후 5시부터 오는 4월 5일 자정까지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2024년 임금교섭과 관련해 사측은 공통인상률 3%에 성과인상률 2.1%를 더해 총 5.1% 인상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15조원대 반도체 적자에도 물가인상률을 고려한 인상안이라는 게 사측의 입장이다.
여기에 △장기근속휴가 확대 △창립기념일 20만포인트 지원 △난임휴가일수 확대 △임신중 단축근무기간확대 등 모성보호제도 등도 제안했다.
반면 노조는 총 6.5% 인상과 더불어 성과급 제도 개선과 재충전 휴가 등을 요구했다.
결국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18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이 같은 투표를 전개했다.
만일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갈 경우 1969년 삼성전자 창사 55년 만의 첫 파업이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올해 1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되지만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점유율이 반등하지 않고 있고 파운드리사업은 여전히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 파운드리 경쟁사인 TSMC와의 마켓쉐어 격차는 2019년 44%에서 올해 51%로 더욱 벌어졌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등 노조 파업이 가시화되자 주주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금은 노사가 힘을 합쳐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당사는 언제나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성실하게 소통에 임해 노조가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만일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파업할 경우 노동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투입해 경영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상생의 노사 관계 구축을 최우선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노사관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급 휴일뿐만 아니라 임금 요구 수준도 과도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한국 대기업은 임금이 157.6% 인상됐다. 반면 일본은 6.8% 하락됐다.
경총 관계자들은 “노조의 주장처럼 대기업이 무리한 임금인상을 지속하면 임금 격차와 이중구조 문제가 심화돼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고임금 대기업일수록 임금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는 한편 청년일자리 확대와 중소협력사 경영여건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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