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이전하는 증권사들…신규 오피스서 새출발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자본시장 중심지인 여의도에서 몇몇 증권사들이 본사 이전을 앞두고 있다. 주로 여의도 안에서 자리를 옮기지만, 과거 금융회사 중심지였던 을지로에서 여의도권으로 넘어오는 곳도 있어 주목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건물 임대기간 만료 등으로 본사 이전을 추진하고, 키움증권은 사옥 재건축으로 본사를 새롭게 꾸릴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여의도역 1번출구 앞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 새 사옥 ‘TP타워 오피스빌딩’에 입주하고, 유안타증권은 을지로에서 넘어와 여의도 앵커원 빌딩(브라이튼 여의도 오피스)으로 본사를 옮겨 새출발한다.
특히 키움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새 수장이 교체되면서 사업다각화는 물론 내실다지기에도 나설 것으로 보여 기대된다.
신한투자증권은 김상태 대표가 2025년까지 연임에 성공하면서 리테일 자산관리 고도화와 DCM(채권자본시장) 도약, IPO(기업공개) 유상증자 비즈니스 등 사업 추진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먼저 신한투자증권은 사학연금 TP타워에 입주한다. 현재 신한투자증권은 2022년 여의도 사옥을 매각한 뒤 재임대해 입주하는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임차해 지금까지 사용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사학연금 빌딩 31~41층까지 사용한다. 해당 빌딩이 42층 규모로 올려진 것을 볼 때 신한투자증권은 가장 높은 곳에 11개 층을 쓰게 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본사 이전이 아직 3개월 안팎으로 남은 만큼, 구체적인 것까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리테일 비즈니스 고도화와 IB(투자은행), DCM 호실적 발판으로 ECM(주식자본시장) 기반 확장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건물은 1995년 5월 준공돼 노후화된 데다가, 지난해 7월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이 ‘신한투자증권역’ 역명에 최종 낙찰된 점이 최종 결정까지 이르게 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학연금 TP타워는 지하 6층 지상 42층 규모의 대형 오피스 빌딩으로 서울 여의도의 새로운 랜드마크 빌딩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입주를 노린 기업들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람코자산신탁이 리츠 '코크렙티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해 사학연금 회관 준공 후 임대유치와 운영 및 자산관리업무 전반을 관리한다. 리츠 위탁기간은 총 10년으로 최초 5년은 건설, 나머지 5년은 임대운영 기간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은 새 오피스 로열층 가장 전망 좋은 곳에서 자리를 옮기게 됐다”며 “무엇보다, 서울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이 지나가는 여의도역의 역명에도 사명이 기재되는 등 여의도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는 데 앞서가는 변화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도 올해 신한투자증권과 같은 사학연금 TP타워에 둥지를 튼다. 키움증권 본사 이전은 6월(예정) 중이며, 총 6개 층을 사용하지만 층수는 추가가 될 수 있다. 입주기간은 4년으로 잡고 있다.
키움증권 측은 새로운 공간을 갖게 되는 만큼, 키움증권 측은 직원들의 편의 공간에도 다방면으로 기획하는 중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키움증권 여의도 사옥인 키움파이낸스스퀘어는 지하 2층, 지상 14층 규모로 재건축을 결정한 상태다. 키움증권이 총 7개 층을 사용하고 있고 키움인베스트먼트, 키움자산운용, 다우기술 등 계열사 사무실이 들어와 있다.
키움증권은 2018년 한화투자증권으로부터 코람코자산신탁 지분 9.9%를 양수한 뒤, 지난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코람코자산신탁 지분 11.58%를 보유하면서 주요주주가 됐다.
유안타증권도 20년만에 을지로에서 여의도로 돌아온다. 이는 2004년에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유안타증권 빌딩으로 옮겨 현재까지 임대차 중이며, 2024년 4월에 계약이 끝나면서 결정됐다.
유안타증권은 이달 22일께부터 시작해 4주간에 걸쳐 여의도 앵커원 빌딩으로 본사를 옮긴다. 유안타증권은 새 오피스 3층과 23층부터 32층까지 총 11개 층을 사용하며, 입주기간은 10년이다.
특히 이전한 본사 29층 라운지에는 임직원을 위한 사내 카페 공간이 마련된다. 한강뷰를 보면서 휴식 및 외부활동이 가능한 옥상 정원도 설치된다. 또 폰부스를 비롯해 각 층에는 2~4개씩 캔틴룸(canteen room) 공간을 만들어 동료와 함께 휴식은 물론이고 간단한 취식을 할 수 있게 꾸민다.
앵커원 빌딩은 옛 MBC 부지에 들어선 브라이튼 여의도는 지하 6층~지상 최고 49층으로 공동주택 2개동, 오피스텔 1개동, 오피스 1개동(앵커원)으로 구성된 복합단지다. 여의도 더현대와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를 인접해 두고 있으며 여의도 오피스 권역(YBD)의 핵심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4월 캡스톤자산운용이 해당 건물의 새로운 소유주가 되며 재건축 계획을 내놓자 유안타증권은 본사 이전을 고민해 왔다. 캡스톤자산운용은 현재 유안타증권 건물뿐 아니라 일대를 개발해 금융 타워를 건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상향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및 범아시아 네트워크를 활용해 새로운 금융상품의 지속적인 발굴과 해외 시장까지 확대한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성장 동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