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 연세대 교수 “AGI 도래, 업무전문성에 AI 활용 이해하는 집단 유리”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AI(인공지능)로 인한 일자리 감소의 공식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자신의 업무전문성에 AI 활용을 이해하는 집단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준기 연세대학교 교수는 12일 뉴스투데이가 ‘AGI(범용인공지능)의 도래와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주제로 개최한 ‘2024 굿잡코리아 포럼’의 주제발표자로 참석해 이 같은 의견을 냈다.
이날 이 교수는 ‘생성형 AI는 나의 직업을 빼앗을까’를 주제로 AI의 발전과 보급이 야기한 일자리 불안감과 전망에 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AI와 일자리의 관계성에 논의하기에 앞서 AI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56년 다트머스 회의(Dartmouth Conference)다. 컴퓨터 사용에 높은 만족감을 느끼고 ‘생각하는 기계’에 대한 욕구가 생긴 컴퓨터 사이언티스트와 심리학자 등이 연구하기 시작한 개념이다.
초창기 AI는 연혁적인 룰(Rule)을 기반으로 추론을 해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이었다. 인간이 갖고 있는 지식을 룰(Rule)로 정의해 컴퓨터에 입력하는 것인데, 지식의 상당수는 룰로 표현할 수 없는 범위였다. 룰로 정의하는 순간 하나의 객체도 설명하기 힘들었고, 이러한 한계에 부딪히며 AI에 대한 관심은 줄었다.
지금의 AI는 데이터 기반의 귀납식 사고로 접근한다. 예컨대 어떤 가치를 판단할 경우 인간이 이와 관련된 중요한 변수와 그 변수들에 대한 값을 컴퓨터에 입력하고, 그 변수를 토대로 결론을 추론한다. 쉽게 설명해 입력값을 넣으면 출력값이 발생하는 방식이다.
AI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등장한 것이 LLM(거대언어모델)이다. LLM은 ‘문장을 어떻게 러닝시킬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문자가 주어졌을 때 어떻게 입력값을 넣고 출력값을 얻느냐에 대한 해답이 필요했고, 단어를 벡터 임베딩(Vector Embedding, 텍스트·이미지·오디오 등의 데이터를 컴퓨터가 이해하고 처리하기 쉬운 형태로 변환하는 기술)한 것이 LLM이다.
LLM은 인간 언어 작업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일종의 생성형 AI인 셈이다.
AI가 급부상하면서 ‘향후 몇 년 후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의 책과 논문 등이 쏟아지고 있다.
이 교수도 AI 등장으로 분명 업무의 생산성이 향상되며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고 일부 업종은 즉각적인 위기에 처해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테크놀로지(Technology)에서 일자리를 예측하는 건 굉장히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 교수는 “1970년대 후반 ATM(Automated Teller Machine)이 등장할 때 창구 은행원이 줄어들 거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2000년대까지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였다”며 “AI의 아버지라 불리는 제프리 힌튼이 2016년에 ‘앞으로 영상의학은 더 이상 의사를 만들면 안 된다’ 예측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AI가 야기할 5가지 디스토피아(Dystopia)를 △조지오웰 1984 △딥페이크 △인공지능 무기 △인간보다 지능이 뛰어나 인간을 지배하게 되는 AI △누군가의 독점에 의한 부의 집중화로 정의했다.
그러면서 인간보다 지능이 뛰어나 인간을 지배하게 되는 AI는 기술이 발전하면 전개되는 시나리오이지만 나머지는 권력이 개입해 만들어 가는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의 역사는 기술 발달에 대한추가 편익에 대한 대중과 권력의 투쟁의 역사”라며 “이익을 편취하는 집단은 분명 나올 것이며 자신의 업무전문성에 AI 활용을 이해하는 집단에 유리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