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LGU 등 이통3사, '글로벌 AI동맹' 영토 넓혔다
[뉴스투데이=이도희 기자] SK텔레콤(SKT)·KT·LG유플러스(LGU+) 등 국내 이동통신(이통) 3사가 세계 최대 이통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서 글로벌 기업과 AI(인공지능) 동맹 영토를 넓히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그동안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AI 기능 첨단화에 주력했다. 이는 이통업계 본업인 통신 사업이 최근 성장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이 제4 이통업체로 선정되면서 이통사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들 이통 3사는 '통신사업'에 'AI'를 접목하는 사업모델을 마련하는 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3개 업체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열린 MWC 2024에서 글로벌 AI 협력을 강화하는 데 본격 나섰다.
■ MWC 2024, 세계 2400여개 기업 참가...한국 업체 165개로 다섯번째 많아
MWC는 전 세계 이동통신 업계 표준을 관리하는 기관 'GSM 협회(GSM Association)'가 주관해 매년 2월 막을 올리는 세계최대 모바일기기 박람회다.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에 따르면 MWC 2024는 전 세계 200여개 국에서 240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한국 기업은 165개사로 전체 참가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많다.
이번 행사의 예상 관람객 수는 9만5000여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 수준(2019년 10만9000여명)을 거의 따라잡을 전망이다.
한국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SKT, KT, LGU+ 등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101개 사, 스타트업 64개 사 등 165곳이 개최국 스페인과 미국, 영국, 중국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이 참가했다.
올해 MWC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됐다. MWC는 2000년대 중반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렸고 이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다.
올해 MWC에는 △5G(5세대 이동통신) △연결성 △인간화하는 AI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게임체인저 △디지털 DNA 등 6개 세부 키워드로 나눠졌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할 점은 지난해부터 두드러진 AI 관련 이벤트다.
특히 국내 이통 3사는 자체 개발한 AI나 6G(6세대 이통통신)와 관련된 기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 SKT, '개인형 AI 비서' 글로벌 시장 확대 주력
SKT는 MWC 2024에서 옷핀 형태의 웨어러블 온디바이스AI를 선보인 '휴메인',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 기업 '퍼플렉시티'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유영상 SKT 사장과 임란 쵸드리 휴메인 창업자 등 양사 핵심 관계자들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MWC 2024 SK텔레콤 전시장에서 휴메인의 AI 핀(Pin)의 한국 출시와 양사 간 다양한 협력 방안을 함께 추진하는 내용을 담은 MOU를 맺었다.
유영상 사장의 이 같은 행보는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개인형 AI비서(PAA) 서비스 '에이닷(A.)' 영향력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SKT는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에이닷 포맷을 해외 시장에서 현지화해 수출할 계획이다.
또한 SKT는 휴메인과 협력해 해외업체 휴메인의 디바이스 'Ai Pin'에 에이닷을 적용해 'Ai Pin'의 국내 진출을 돕는다. 휴메인은 미국 IT업체 애플의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담당자들이 독립해 세운 회사로 세계 최초로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 옷핀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 'AI Pin'을 선보였다.
SKT는 또한 퍼플렉시티와 글로벌 상위 수준의 PAA 개발에 협력해 에이닷 탑재 모델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SKT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스마트폰이 아닌 새로운 기기를 통한 PAA 서비스를 위해 휴메인은 AI 핀에 SKT PAA 서비스 '에이닷'을 적용한다"며 "SKT는 AI 핀의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한 통신 네트워크와 요금제, 유통망 제공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쵸드리 대표는 "이번 협력을 통해 AI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이 비전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상 사장은 "이번 파트너십은 향후 AI 시장 핵심이 될 PAA 영역에서 SKT 역량을 크게 높일 기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AI 분야에서 최고 역량을 갖춘 기업과 글로벌 PAA 분야를 선도하는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고 말했다.
■ KT, AI 모델 '믿음' 등 B2B AI 서비스에 초점
KT는 스페인 현지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기업간(B2B) 거래 고객의 모바일 서비스와 생성형 AI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KT는 지난해 발표한 자체 초거대 AI 모델 '믿음(Mi:dm)'을 비롯해 AI 전략 방향성을 B2B 영역에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자체 AI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 베드록'을 활용한 생성형 AI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클라우드 기반 '프라이빗 5G 서비스'를 확산하기 위한 노력도 펼친다.
또한 파트너십에 따라 양사는 '아마존 베드록'을 활용해 생성형 AI를 개발하고 클라우드 기반 '프라이빗 5G'(폐쇄형 맞춤 5G 네트워크) 서비스를 넓힐 방침이다.
아마존 베드록은 기업이 자체 AI를 개발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이는 생성형 AI를 갖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해당 기능을 안전하게 통합할 수 있도록 돕는다.
KT는 AWS와 파트너십을 통해 'IPW on AWS' 프로그램에도 공식 참여한다. 이 프로그램은 통신사가 4G 또는 5G 네트워크 핵심 장비와 기지국을 클라우드에 올려 프라이빗 무선통신 기술을 AWS와 결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KT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 참여로 KT의 B2B 고객은 AWS 홈페이지를 통해 KT 클라우드 프라이빗 5G 서비스를 언제든지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WS 클라우드 기반 프라이빗 5G 서비스가 AI, 머신러닝, 사물인터넷(IoT)에 접목되면 통신 환경을 개선하고 다양한 디지털 혁신(DX) 솔루션과 유연하게 결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창용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은 "KT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생성형 AI, 클라우드, 프라이빗 5G 등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B2B 고객의 디지털 전환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LGU+, '본질' 네트워크에 AI 접목 협력
LGU+도 MWC 2024에서 AWS, 삼성전자와 AI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AI 기술로 트래픽 증가를 예측해 네트워크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협력하자는 내용이다.
황현식 LGU+ 사장은 "올해 상반기 중 통신 특화 생성형 AI 모델 ‘익시젠’을 공개하고 AI 사업을 본격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황현식 사장은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구글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기술 개발과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황 사장은 "익시젠을 기초로 다양한 AI에이전트(비서) 기능을 구현할 것"이라며 "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모바일 AI에이전트’, 인터넷TV(IPTV) 기반의 ‘미디어 AI에이전트’ 등이 주요 개발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업무를 도와주는 '워크AI에이전트'는 B2B 사업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특정 영역에서 소형언어모델(sLLM)을 상용화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AI에이전트 등 관련 협업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메타와 논의했다"며 "LGU+ 데이터로 특화 모델을 만들어 곧 상용화 단계에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많이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