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 강구영 사장의 극적인 지배구조 리스크 해소 눈길...D에서 B+로 급등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 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실시한 2023년도 ESG경영 평가에서 종합 등급 B+(양호) 획득했다. 지난 2022년 종합 등급 C(취약)보다 두 단계 상승한 결과이다. 2022년 9월 취임한 강구영 대표이사 사장이 ESG경영 드라이브를 걸어서 이끌어낸 성과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환경 등급은 B에서 B+로 한 단계 상승했고, 지배구조 등급은 최하점인 D에서 B+로 3단계 상승함으로써 종합등급 상승을 이끌었다. 하면서 전체 등급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해 기본평가에서 KAI의 종합등급은 A였다. 환경 B+, 사회 A, 지배구조 A등이었다. 강구영 사장이 최저등급인 D(매우취약)였던 지배구조를 A(우수)로 4단계나 끌어올린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심층평가에서 수사가 의뢰된 전·현직 임직원의 100억원대 배임 혐의가 반영되면서 지배구조 등급이 한 단계 내려간 B+로 조정됐고 이에 따라 종합등급도 한 계단 내려갔다. KCGS의 요약보고서는 "한국항공우주는 지배구조 영역에 대한 적극적인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강 사장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KAI는 지속가능경영을 구축하기 위해 ESG 경영체계를 대폭 강화했다”고 말하며 “친환경 미래 기술을 창조하고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해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 것이며 주주와 임직원이 함께해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강 사장의 발언에 KAI의 ESG 방침이 모두 담겼다고 볼 수 있으며 2023년 한 해 동안 언행일치 경영을 이어왔기에 KAI의 ESG 등급 또한 크게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 환경(E)=친환경 기술 개발과 철저한 오염물질 관리로 환경 역량 대폭 강화...친환경 항공기와 미래 항공 비행체 기술 집중 연구개발
KAI는 친환경 항공기와 미래 항공 비행체(AAV)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하면서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기술 개발 외에 대기오염물질 관리, 수질오염물질 관리, 폐기물 관리에 철저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친환경 항공기는 전기·수소 연료 등을 활용해 탄소 배출을 줄인 항공기를 지칭한다.
KAI는 소형 배터리 항공기와 중소형 수소연료전지 항공기의 기술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대 중후반에는 신규 및 개조 형태의 친환경 항공기를 현업에 투입시켜 상업 운항을 가능케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등을 기반으로 한 전기추진 선행기술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소형 실증기 기술 개발 진행, 수소연료전지 단거리 이착륙 커뮤터(10인승 급) 항공기의 핵심기술 확보 등 다각화된 방향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AAV 분야에서는 에어 택시와 같은 도심 내 운용, 지역간 화물/승객 운송 등을 가능케 하기 위해 친환경 수직이착륙 비행체를 개발하고 있다.
KAI 관계자는 “도심에서 활용되는 특성상 공해와 소음 발생이 적어야 하며 전기 분산 추진 시스템, 수직이착륙 자율주행 비행 제어, 대량생산을 고려한 저비용/경량화 복합재 기체 등이 고려돼야 한다”며 “특히 AAV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다양한 기상조건에서 도심 내 2t이 넘는 비행체가 날기 위해서는 모든 안전 사항이 철저히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KAI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 및 대기 환경 개선을 위해 최적화된 방지시설을 설치·관리하고 있다.
사업장 내 총 98개의 대기오염방지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설 별로 배출 오염물질을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고효율 대기오염방지시설을 설치 확충해, 법정기준의 절반 이내로 배출농도를 관리하고 있다.
게다가 2018년 6월부터 주요 시설인 보일러 21대에 저녹스 버너(Low NOx Burner) 및 초저녹스 버너를 설치해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저녹스 버너는 연료 및 공기의 혼합 특성을 조절해 질소산화물의 생성을 억제하는 기기다.
또 KAI는 수질오염물질 관리를 위해 사업장 내 표면처리, 열처리 등의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사내 폐수처리시설에서 1차 처리, 공공 폐수처리시설에서 2차 처리한 후 최종 방류하고 있다.
적정 운영과 투명한 관리절차를 위해 수질 관리에 대한 내부 기준을 수립해 폐수 방류수 및 배출 오염물질 분석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하는 한편, 자체적으로도 매일 주요 오염물질 항목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특히 사내 방류수의 오염물질 관리기준을 법규 대비 50%로 설정해 엄격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택에 KAI가 관리하고 있는 주요 시설의 COD는 2020년 0.987t, 2021년 0.575t, 2022년 0.347t을 기록했다.
COD는 오염물질을 분해할 때 요구되는 산소의 양을 뜻하며, 해당 수치가 적을수록 오염물질 배출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KAI는 발생한 폐기물의 신규 발생 여부, 배출 정보 등을 확인하며 폐기물을 종류별로 분리수거해 폐기물 보관장에 보관한 후 적법한 위탁처리 업체를 통해 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폐기물 보관시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적법한 보관 기준 준수 및 보관일지를 관리하고 있으며, 24시간 폐기물 보관장 모니터링을 실시해 환경사고 예방 및 빠른 대응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연 1회 위탁처리업체의 현장 점검을 실시해 배출된 폐기물의 적정처리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시스템을 활용해 폐기물 배출 및 처리 실적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전사적 노력이 있기 때문에 KAI는 환경 부문 평가를 B에서 B+로 끌어올린 것이다.
■ 거버넌스(G)=주주친화 경영·경영 투명성 강화·리스크 관리로 지배구조 역량 UP...KAI관계자, "주주가치 제고 위한 주주 친화적 배당정책 지속적 강화할 것"
KAI는 주주 가치 제고와 권익 보호를 위해 기업 경영의 투명성, 건전성, 안전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다양한 리스크에 사전적으로 대비하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주주친화 경영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주주환원 정책이다.
KAI는 정관에 의거 이사회 및 주주총회의 결의로 주주 이익 보호 차원에서 회사 이익의 일정 부분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주요 수단으로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정관에 따라 배당은 금전과 주식으로 할 수 있으며 배당에 관한 사항은 해당 사업연도의 당기순이익 외에도 향후 투자규모, 재무구조, 배당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행한다.
KAI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 친화적 배당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물론 투자자들에게 배당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도록 정책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3년간 KAI는 꾸준한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3년간 평균 배당성향은 25%에 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주주 권익 보호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배당성향이란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으로 나가는 비율을 뜻한다.
KAI는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5명 체재로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사회는 매 분기 및 정기 재무제표 등에 관련한 안건을 결의하기 위해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임시 이사회 성격으로도 필요에 따라 수시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22년도에는 총 12회의 이사회가 개최돼 결의사항 37건, 보고사항 15건 등 총 52건의 논의가 있었으며 감사위원회 역시 4회가 개최돼 10건의 논의가 진행됐다.
특히 KAI의 이사후보추천 제도는 사외이사뿐만 아니라 사내이사를 포함한 모든 이사를 추천/심사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KAI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이사 후보를 선정하며,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이사를 선임하고 있다. 또 각 이사가 경영자 혹은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사 선임 절차의 법적 규정을 준수하고 정관을 통해 이를 명문화하고 있다.
각종 리스크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KAI는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 전담 조직은 현업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이슈들이 전사적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로 심화되지 않도록 상시 모니터링하고, 각 부서를 연결하는 소통 창구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리스크 관리 전담 조직은 최고원격책임자(CRO) 산하 직속조직으로 사업부 자체적으로 해소되지 않거나, 사업부별 협조가 필요한 사항들을 신속하게 조율하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KAI 관계자는 “최고의 기술과 제품으로 고객에게 신뢰받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활약하기 위해서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리스크 관리 전담 조직은 이슈 식별, 리스크 식별, 분석·평가·대응 계획 수립 등을 통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주주친화 정책과 투명한 경영 그리고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KAI의 지배구조는 부문은 D에서 B+로 단번에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 사회(S)=협력회사 간 상생협력을 위한 계약체결, 투명하고 공정한 협력회사 선정 및 운용 등 주목돼
KAI 사회 부문 활동은 꾸준히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정한 사내 평가제도와 보상체계 그리고 교육 제공 등을 통해 구성원들의 만족도를 최대한 높이고 있으며 협력사 윤리경영 확대 또한 지속적으로 진행해 대내외적 인력 관리에 철저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또 △KAI 협력회사 간 상생협력을 위한 계약체결 △하도급 거래 내부 심의위원회 운영 △투명하고 공정한 협력회사 선정 및 운용 △하도급거래 서면 발급 및 보존 등 하도급 4대 실천사항을 바탕으로 협력회사를 선정하고 운용해 상생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 외에 다자녀 행사,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가족돌봄 휴직·휴가 등을 운영해 가족 친화적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바람직한 활동을 통해 KAI는 사회 부문 A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