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점자카드 발급대상 '전 카드' 확대…시각장애인 편의성 확대
지난해 9월 금감원 '시각장애인 권익 증진 방안' 후속 조치
2017년 금융위 '점자카드 확대' 나섰으나 26% 수준에 불과
KB국민, 2018년부터 전 카드 적용…롯데도 "이달 중 시행"
점자 상품안내장‧콜센터 신청 절차 간소화 등 불편사항 개선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카드사들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잇달아 점자 카드 발급 대상을 전 카드로 늘리고 있다. 2년 전만 하더라도 발급 대상이 전체 상품의 26%에 불과했던 만큼 시각장애인의 편의성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점자카드 발급 대상 카드를 모든 개인 신용 및 체크카드 상품으로 확대했다.
신한카드는 기존 5종의 상품별로 운영하던 점자카드를 하나의 카드플레이트 디자인으로 통일한다. 전면은 점자로, 후면은 고대비 색상의 글자를 균일하게 사용해 저시력자도 읽기 쉽도록 개선했다.
점자카드 개선을 위해 신한카드는 시각장애인 고객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친 인터뷰를 진행해 반영했다.
BC카드는 1월 16일 BC바로카드를 대상으로 점자 카드를 발급하겠다고 공지했다. 에어 플러스, 신세계, 케이티 슈퍼카드 등 자체 카드 17종이 대상이다. 비씨카드의 결제망 회원사 고객은 회원사를 통해 점자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아울러 시각장애인 전용 상담번호를 신설해 신청 편의성도 높였다.
삼성카드와 우리카드, 하나카드도 지난달부터 점자카드와 안내장을 제공하고 있다. 후불 하이패스 카드나 점자 압인이 곤란한 메탈‧나무 등 특수소재 카드를 제외한 전 카드가 대상이다. 현대카드 역시 이달부터 특수소재 카드를 제외한 전 카드를 대상으로 점자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018년부터 전 카드 대상으로 점자 카드를 발급한 최초 카드사다. 점자 카드를 원활하게 받을 수 있도록 카드 신청 서식을 음성으로 설명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시각장애인 등 금융 취약계층의 다양한 상품 선택권과 카드 이용 편의성 제공을 위해 점자카드 발급을 전 상품에 적용해 운영 중"이라며 "콜봇 상담 서비스, 인쇄물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보이스 아이'를 업권 최초로 도입해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 고령자 등의 접근성을 높이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 및 권익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는 아직 점자 카드 발급 대상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카드의정석 디스카운트, 포인트, 쇼핑, 와우리 등 8종만 발급할 수 있다. 롯데카드는 이달 8일 기준 70여종의 상품을 점자카드로 발급하고 있으나 이달 중 전 상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카드의 경우
카드업계가 점자카드 발급대상을 확대한 것은 금융당국과 카드업계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시각장애인 권익 증진 방안'에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9월 카드업권과 협의해 올해부터 점자카드 발급을 늘리기로 했다. 2017년 금융위원회가 카드사에 점자 카드 발급을 권고했지만, 작년까지 KB국민카드를 제외한 카드사들은 2~8개 상품에 대해서만 점자카드가 적용됐다. 점자카드 발급량이 적어 대중 선호도가 높은 상품을 위주로 적용한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전업 카드사 8곳의 전체 카드 상품 8359개 중 점자카드로 발급 가능한 상품은 2189개(26.3%)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국민카드(2168개)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시각장애인은 25만767명이다. 점자법 등 관련 법에 따라 모든 시각장애인은 여권, 주민등록증 등을 점자 신분증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점자 표기는 의무 사항이 아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금감원과 카드업계가 점자카드 발급 대상을 모든 카드상품으로 확대하기로 했다"면서 "카드는 물론 상품 안내장도 점자로 제공돼 시각장애인의 이용 편의성이 제고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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