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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발 빼는 외국계 보험사, 해외로 눈 돌리는 국내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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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기자
입력 : 2024.02.12 08:56 ㅣ 수정 : 2024.02.12 08:56

中 다자보험 ABL생명 매각 추진…동양생명도 잠재매물 거론
佛 BNP파리바 산하 BNP파리바카디프생명도 매각설 나와
저출산‧고령화에 성장동력 한계…해외 보험사 철수 이어질 듯
국내 보험사 "해외진출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중요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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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외국계 보험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발을 빼려는 모양새다. 매각을 추진 중인 ABL생명과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는 동양생명에 이어 BNP파리바카디프생명도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생 사모펀드운용사 투논파트너스는 BNK금융지주와 함께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를 추진 중이다. BNK금융은 2021년 주가조작 사건으로 당국의 제재를 받아 2026년까지는 대주주적격성심사를 통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험사를 인수한다면 사모펀드를 통해 간접 참여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BNK금융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특정 보험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고 여러 후보군을 두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비은행 강화를 위해 보험사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인수를 서두르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해 논의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프랑스의 금융그룹 BNP파리바의 보험 브랜드 BNP파리바카디프가 지분 85%를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15%는 신한은행이 보유 중이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매물로 거론되고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큰 수익을 내기 어려운 점은 약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자산규모는 2억9375억원이다. 또 변액보험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하에서 중요한 수익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불리한 점도 개선점으로 꼽힌다. 다만 건전성은 준수한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205.42%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크게 웃돌고 있다. 

 

중국 다자보험그룹도 한국 시장에서의 철수를 진행 중이다. 다자보험 산하인 ABL생명의 경우 지난해 매각을 시도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실패했다. 매각이 무산된 배경으로는 규모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점이 지목된다. ABL생명의 지난해 1~3분기 총자산수익률(ROA)은 0.3%로 생명보험협회 소속 22개 생보사 평균인 0.7%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더구나 CSM 확보에 불리한 저축성보험 비중이 커 개선이 필요하다. ABL생명은 보장성보험 비중을 확대해 수익창출 능력을 확보하고 매물로서의 매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ABL생명과 마찬가지로 다자보험 산하인 동양생명도 잠재적 매물로 꼽힌다. 동양생명은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동양생명이 조만간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3분기까지 197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41.8%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CSM도 2조2667억원에서 2조5748억원으로 13.6% 증가했다. 동양생명은 보장성보험의 비중을 크게 늘려 미래 수익성도 확보했다. K-ICS 비율 역시 183.7%로 당국 권고 수준인 150%를 상회해 건전성 역시 양호하다. '우량매물'로 꼽히는 만큼 매물로 나온다면 인수의향자가 다수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외국계 생보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발을 빼려는 배경으로는 이미 시장이 과포화된 상황에서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점이 지목된다.

 

실제 그간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외국계보험사는 다수 있었다. 네덜란드계 ING생명은 2013년 철수했으며 영국계 우리아비바생명은 2014년, 독일계 알리안츠생명은 2016년, 영국계 PCA생명은 2017년, 미국계 푸르덴셜생명은 2020년 국내 시장을 벗어났다. 미국 시그나그룹은 2022년 스위스 처브 그룹에 라이나생명을 넘기면서 한국에서 철수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생보업계는 경우 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손보업계는 국내 대형사 위주의 과점체제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외국계 보험사의 국내시장 철수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보험시장이 한계를 마주한 가운데 국내 보험사들도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9월 발표한 리포트 '보험회사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따르면 2022년말 기준 국내 생보사 4곳, 손보사 7곳이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해외 11개국에 점포를 설치해 해외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험사별로는 코리안리 8개, 삼성화재 7개, 현대해상 5개, 한화생명 4개, KB손보 4개, DB손보 3개, 삼성생명‧교보생명‧서울보증 각 2개, 신한라이프‧메리츠화재 각 1개의 해외점포를 두고 있다.

 

오병국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산업은 성장성 및 확장성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어 해외진출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 보험업에서 지속적인 당기순이익 흑자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성장 잠재력이 높고 시장이 덜 포화된 동남아 보험시장을 더욱 주목하면서 해외 보험시장 진출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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